[칼럼]동포재단이사장, '느긋한 여행' 안된다
[칼럼]동포재단이사장, '느긋한 여행' 안된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06.10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동 7일간 순방... 土 日 끼도록 '조율'(?)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재외동포재단 홍보팀이 모처럼 보내온 '보도자료'를 두고 왈가왈부 하자니 섭섭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동포재단이 최근 김경근 이사장 동정을 보내왔다. 김이사장 부임 후 언론에 동정 자료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동포재단은 그간 '동정 무풍지대'였다. 이사장은 물론이고 주요인사들의 동정을 일체 언론에 흘리지 않았다. 그게 권영건 전 이사장 이래의 관례였다. 해외를 방문해도 누구를 만났다는 것은 동포들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러다 보니 권영건 이사장 때는 구설수도 많이 탔다. 한상대회에 많이 참가하는 것을 전제로 모 단체에 지원금을 얼마 줬다든지 하는 식이었다.

바로 동포재단의 ‘비밀주의'가 초래한 병폐였다. 이런 문제가 김경근 이사장이 들어서면서는 좀 나아질까 싶었으나 별반 바뀌지 않았다. 그런 재단에서 갑자기 이사장 동정을 보내왔으니 뭔가 메시지가 있을 터였다. 소개하면 이렇다.

“김경근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오는 7일부터 7일 간 요르단, 이스라엘 지역을 순방한다. 이번 순방에서 김 이사장은 8일 요르단에서 개최되는 ‘아중동 한글학교 교사연수회’에 참석하여 한글학교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한편, 한글교육과 한글학교 운영 현황, 지역동포사회 현황 파악 등을 위한 동포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한 김 이사장은 11일부터 3일 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개최되는 ‘Global Village 2012'에 참석하여 기조강연을 통해 정부의 재외동포정책과 재단이 수행하고 있는 재외동포사업을 소개한다. 회의에서는 각 국가의 디아스포라와 모국 간의 협력 관계, 디아스포라의 모국발전 기여 사례, 각국 정부의 재외동포정책 등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있을 예정이며, 율리 에델스타인 이스라엘 공공외교부 장관, 나탄 샤란스키 이스라엘을 위한 유대인 기구(JAFI) 의장 등 주요인사와 관련 학계인사들이 참석한다”

이 내용이 전부다. 재단이 이를 보내온 것은 ‘글로벌빌리지 2012’ 회의에 김경근 이사장이 기조강연을 한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부임 후 7개월 만에 파격으로 이사장 동정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낸 것도 이 기조강연 때문일 것이다. 

그럼 ‘글로벌빌리지 2012’ 는 어떤 회의일까? 아쉽게도 이에 대한 소개는 없었다. 실무자가 실수로 빠뜨렸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본 칼럼이 짚고자 하는 것은 보도자료가 아니다.  김이사장의 일정을 따지자는 것이다.

김이사장은 7일 요르단으로 가서, 8일 아중동 한글학교 교사연수회에 참석한다. 그리고 9일과 10일은 소개된 일정이 없다. 토, 일요일이니까 쉬는 것일 게다. 그리고 11일부터 또 3일간의 이스라엘 행사에 참여한다. 7일간 중동에서 지낸다.

김이사장은 앞서 지난 2월에도 아중동한인회총연합회 회의 참석차 4일간의 일정으로 이집트를 방문한 바 있다. 김이사장의 중동 방문이 잦다거나 체류기간이 긴 것을 탓하자는 게 아니다. 일정이 타이트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아중동 한글학교 교사연수회는 김이사장의 방문에 맞춰 짜여졌다. 사전에 충분히 조율됐다는 것이다. 금요일 행사를 하고 토 일요일이 이어지도록 한 것도 조율의 결과라는 얘기다.

동포재단 이사장이라고 휴일에 쉬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해외 일정은 타이트해야 한다. 해외에 간다면 숱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얘기를 들어야 한다. 한국에 있을 때도 동포들의 목소리에 귀를 떼서는 안된다.

미주상공인총연합회에서는 지금까지 이사장으로부터 전화 한통화 받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사장은 물론이고, 재단 고위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얘기를 한번이라도 직접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게 그들의 불만이다. 이들은 올해 한상대회 불참 선언을 앞두고 있다. 재단 이사장은 시간을 쪼개 이들의 말도 듣고, 전화도 할 필요가 있다. 중동에서 ‘느긋한 시간’을 즐길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