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함미연 파리한글학교장
[인터뷰] 함미연 파리한글학교장
  • 파리=정주희 기자
  • 승인 2012.07.04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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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가 아닌 우리만의 한글학교 필요

▲함미연 파리한글학교장
"늦어서 미안해요. 도로들이 다 막혀서…지난여름에 직접 담근 모과차예요“
리본 묶은 예쁜 병을 내미는 모습이 근엄하고 무서운 교장 선생님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였다. 7월이 되면서 프랑스 모든 매장들이 세일에 들어가 도로들이 많이 막히는 상황이다.

지난달 파리 한글학교의 학예회를 끝으로 2011-2012 학년이 마무리를 지었다. 이제 한숨 돌릴 법도 한데 함교장은 바쁜 기색이 역력했다.
"말이 좋아 교장이지 잡다한 일에서 큰일까지 다 해요. 아이들을 보는 건 수요일 하루지만 저는 일주일 내내 한글학교에 관련된 일을 하느라 나름 바빠요"

하루 24시간 한글학교 생각이 대부분이라는 함교장은 프랑스에 정착한지 32년째라 한다. 불문학 전공과 특수교육을 부전공으로 했으며 국비 장학생으로 프랑스에서 언어치료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글학교 학부모로 오랜 시간 지내다 뒤늦게 2007년 교장으로 취임을 해 임기 2년인 교장을 3회 연임을 할 정도로 학부모들이나 학교 이사들에게 인정받는 교장이다.

"오랜 시간 지켜봤기에 한글학교의 문제는 곧 나의 문제였지 다른 이의 문제가 될 수 없었어요. 학부모 입장에서 학교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가 보였어요. 그래서 제가 교장이 되면서 제일먼저 한 일이 이전할 새 학교를 찾는 일이었어요. 학교 상황이 교실부족 등 여러 가지 안 좋았거든요. 문제는 대여료였어요. 이후 긴급 학부모 회의를 열었어요. 학부모들이 힘을 모아줘서 학비를 급하게 270유로에서 320유로로 올렸지요"

파리 한글학교는 프랑스 학교의 수업이 없는 수요일을 이용해 일반 학교의 교실을 일주일에 하루 대여해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간 중간 전화벨이 수시로 울린다. 9월에 시작될 새 학년 문의전화다.

한글학교만 오면 프랑스 학교에서와는 달리 긴장이 풀어져 버린다는 아이들, 그래서 잔소리도 필요하지만 한글을 배우러 한글학교에 와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함교장. 야단칠 일이 없다고 한다. 먼 곳에서도 아이들을 데리고 한글을 배우게 하려고 한글학교를 찾는 학부모들이 존경스럽고, 아이들에겐 한글학교가 즐거운 곳이기를 바란다고 한다.

아이들에겐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부모들에게는 귀 기울이는 자세로 교사들에겐 사기충전과 함께 실력향상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매년 새로운 개혁을 시도하고 있고 또한 후회도 없다고 한다. 아이들, 학부모, 교사들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똑같이 생각한다는 그는 영락없는 교장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파리 한글학교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1974년 오경동 신부님이 38명의 학생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이후 여러가지 재정상의 문제로 1992년부터 프랑스 한인사회의에서 후원 이사회를 만들면서 교민사회가 이끌게 되었습니다. 현재 매주 수요일stanislas 학교를 빌려쓰고 있고 총 13반의 190명의 학생과 13명의 성인반이 있습니다. 교장을 비롯해 담임교사가 13명, 보조교사가 3명이 있습니다. 학비는 일년에 350유로입니다"

-학교행사는 어떤것들이 있는지..
"세배하는 법과 우리 고유의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는 음력설 행사가 있어요. 소풍을 통해 글짓기 대회와 미술대회를 하고요. 학기 초에는 공개수업을 갖습니다. 학년말에는 문집을 내면서 학예회를 하는데, 이날 협회단체장들이 참석해 우등생들에게 단체장 상을 수여하게 됩니다"

-앞으로 파리 한글 학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한글학교는 교민사회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교민의 한글학교로 자리매김이려면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모범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유럽내에서도 대표할 있는 한글학교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 편히 한글을 익히고 문화를 습득하기 위해 대여가 아닌 우리만의 한글학교가 필요합니다. 언제든 쫓겨날 있는 상황에서 벗어냐야겠지요. 많은 교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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