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채 파문 확산으로 외교통상부 ‘패닉상태’
특채 파문 확산으로 외교통상부 ‘패닉상태’
  • 김영욱 기자
  • 승인 2010.09.12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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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없는데 열흘앞 유엔총회 ‘불똥’

10일 오전 ‘특채파문’으로 어수선한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 중앙청사 별관 외교통상부에서 현관문 너머로 한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 딸의 특채 파문 이후 외교부가 패닉상태로 빠져들었다. 11월11일로 예정된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외교부가 펼쳐야 할 기본적인 외교활동도 파행을 맞을 조짐이다.

외교부는 지난 8일 유 전 장관의 사표가 정식 수리되면서 9일부터 신각수 제1차관 대행체제에 들어갔지만, 신 차관은 유 전 장관 딸 특채과정의 지휘선상에 있었다는 이유로 1차관이 담당하던 인사업무가 박탈되는 등 날개가 잘린 형국이다. 이에 따라 신 차관이 장관대행으로서 ‘장관 부재의 위기국면’을 타개해 나가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 장관 빠진 정상외교와 유엔 외교 =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외교부 장관이 빠진 상태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회동을 갖고 양국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10일 야로슬라블로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길에 외교부 장관이 수행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G20 서울 정상회의를 적극 홍보해야 할 유엔외교에도 차질이 생겼다. 9월 하순 열리는 유엔 총회에는 신 장관대행이 참석, 기조연설을 하는데 장관이 아닌 관계로 연설 순서가 뒤로 밀릴 전망이다. 유엔 프로토콜상 연설 순서는 각국 정상-총리-장관-장관대행순인데, 신 장관대행의 경우 마지막 서열에 해당된다.

외교부는 ‘장관부재’ 상태에서 유엔외교를 하기 위해 한승수 전 국무총리에게 특별 도움을 요청했을 정도다. 유엔총회 의장을 역임한 한 전 총리는 ‘구원투수’로서 새천년개발목표 고위급회의에 참석한다. 유엔 총회 무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6자회담 참여국 장관 협의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6자회담 참가국과의 양자회담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주요 현안 논의 유보 = 외교부 장관은 정부 외교안보부처 수장들의 모임인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의 좌장인데, 장관 부재로 인해 이 회의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한이 지난 4일 수해지원을 요청하면서 쌀과 시멘트, 자동차, 굴착기 등의 품목을 적시했는데 정부는 1주일이 되도록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부처간 협의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또한 대북수해지원을 남북대화의 모멘텀으로 활용할 것인지 여부, 미·중 양국에서 조심스레 제기되는 6자회담 재개 논의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의 문제도 정부차원의 입장정리가 안 되고 있는 상태다. 외교부 내부는 더 심각하다.

유 전 장관의 낙마 이후 임재홍 기획조정실장도 보직대기 조치되고, 실무책임자 한충희 인사기획관이 외교안보연구원으로 보직 이동되면서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외교부의 한 인사는 “모두들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현안 업무를 제대로 추진해나가기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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