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유현 전 심양한국인회장, 재중국한국인회장 도전 선언
권유현 전 심양한국인회장, 재중국한국인회장 도전 선언
  • 김일동 기자
  • 승인 2012.08.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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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현 재중국한국인회 고문(전 심양한국인회장)이 최근 부친상을 치르고 기자와 만났다. 부친 권정한 옹은 98세로 얼마 전까지 서울 이태원1동 노인회장을 역임할 만큼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뜻하지 않게 넘어진 뒤 돌아가셨다고 한다. 권 회장은 내년 2월 부친의 백수잔치를 준비하다가 무산됐다며 아쉬워했다.

재중한국인회와 중국한국상회 수석부회장을, 중국 동북3성한국인(상)회 연합회장을 역임한 그가 올해 9월로 예정된 재중한국인회장 선거에 도전한다.
“아직 후보등록을 안 했으니 조심스럽지만, 어쨌든 저는 끝까지 갑니다. 그런데 경선이든 추대든 그 문제는 8인의 추대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니 그에 따를 생각입니다.”

8인 추대위원회는 중국의 6개 지역연합회에서 1명씩, 그리고 본부에서 선정한 2명으로 구성된다. 8인 추대위원회는 지난 7월28일 북경에서 회의를 열고, 8월8일까지 회장 추대 공고를 냈다. 8월10일 회장 추대를 받은 사람 전원을 불러 의사를 타진한 뒤 두 사람 이상이 출마의사를 밝히면 회장 입후보 공고를 내서 경선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권 회장은 1994년 6월 심양에 락희인화유한공사를 설립하면서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인화(印花)는 섬유에 프린팅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는 이 섬유인쇄기계 설비와 잉크를 공급하는 회사를 차린 것이다. 당시 중국은 이 분야의 기술이 짧아 그는 섬유인쇄업계의 ‘로따’(老大)로 불렸다. 로따는 큰 어른이라는 뜻으로 상당히 영예로운 존칭이다.

“제가 처음 갈 때만 해도 중국인은 우중충한 옷밖에 만들 줄 몰랐어요. 섬유인쇄기술이 없어 싸구려 옷뿐이었지요. 제가 가공기술을 가르쳐준 뒤 중국 섬유인쇄업계가 굉장히 고마워했습니다. 제가 심양시 장미상을 받았는데, 외국인에게는 가장 자랑스런 상이지요.”

-심양에 간 지가 20년이 다돼가는데, 심양은 어떤 곳입니까?
“잘 아는 재중동포(조선족)의 소개로 심양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지요. 남북통일이 되면 심양은 상당히 중요한 요충지가 될 수 있습니다. 동북3성의 최대도시로 중공업이 발달한 곳입니다.”

-2009년부터 심양 한국인(상)회 회장을 지냈는데, 어떤 일이 보람 있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2009년 추석특집으로 방영된 KBS전국노래자랑 심양편을 유치한 겁니다. 당시 재중동포(조선족)와 한국교민과의 갈등이 심각했어요. 심양시조선족기업가협회(회장 길경갑)와 심양시한국인(상)회가 공동으로 전국노래자랑을 주최하기로 하고, KBS에 문의하니까 중국에서 요청한 것만 100번도 넘는다며 냉소적이더군요.”

2009중국심양한국주 개막식과 함께 열린 전국노래자랑 심양편은 북경올림픽 축구예선이 열린 심양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렸다. 입장 관객이 3만여 명으로, 전국노래자랑 사상 최다 관객이었다. 참가자는 한국교민뿐 아니라, 조선족, 중국인 등 1500명이 넘어 예선에만 3일이 걸렸다고 한다.

“심양시 초대 한국인회장을 지낸 손명식 회장이 애를 많이 썼습니다. 아무튼 이 행사 뒤 조선족과의 관계가 크게 나아진 건 확실합니다.” 그가 심양 한국인회장으로 있을 때 개최한 중국글로벌한상대회도 그가 자랑하는 업적 중의 하나이다. 해외에서 열린 첫 한상대회를 심양에서 유치한 것이다.

“중국을 모르면 세계경제를 논할 수 없다고 해외한민족무역협회(OKTA), 세계상공인총연합회 등을 설득했지요. 1200명이 참가해 3박4일간 열렸는데, 이 기간 중 KBS열린음악회를 유치해 행사가 더욱 뜻 깊었습니다. 임승찬 부회장님은 1년간 회사 일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이 일에만 매달렸는데, 이런 분들이 열 분도 넘습니다.”

-재중국한인회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뭐지요?
“한인회가 한인회다워야 합니다. 교민들을 섬기고, 경제적으로 서로 돕는 기구가 돼야지요. 우리 경제에 도움 되면서 동시에 중국에도 존경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현재 정효권 회장님이 4년간 중국 58개 지역 한인회를 네트워크로 잘 묶어놓았습니다. 이걸 바탕으로, 58개 지역 한인회를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 이제까지 북경 중심으로 한인회가 움직였다면, 앞으로는 지역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역할을 찾아보겠습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사건사고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한다. 일본은 이 때문에 중국 전역을 커버하는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 24시간 전국 콜센터를 설립해 교민안전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 외 5년 계획으로 북경을 비롯한 중국 대도시에 한인회관을 순차적으로 설립하겠습니다. 한인회관은 한국인의 커뮤니티 역할을 하면서 장차 통일을 준비하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중국에서 유학중인 한국학생이 6만 명에 달한다. 권 회장은 그동안 이 유학생 대책이 다소 소홀했다며, 이들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6만 명 유학생들의 장래가 불안정하면 사회적 불안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저는 재중 한국인이 세계 한인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부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시장을 세계한인들에게 알리고, 비즈니스와 다양한 문화교류를 창출하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재중국한인회가 이를 위한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재중 한국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재중동포와의 화합과 공존번영을 위해 최선의 섬김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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