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사회, 고국의 安保를 염려한다"
"교포사회, 고국의 安保를 염려한다"
  • 이진호 기자
  • 승인 2010.09.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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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교포 김원덕(전 뉴욕 한인회 이사장) 한미해외동포정책연구소 상임고문

▲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김원덕 전 뉴욕 한인회 이사장. 특히 흑인사회에서는 '할렘의 김원덕'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그는 지금도 한흑친선협의회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조국 경제가 발전하니 국방도 강해진 줄 알았다. 그런데 천안함 사건이 터져 교포사회가 술렁이고 가슴이 섬뜩해졌다"

"바람도 그렇게 거센 바람은 나도 처음인 것 같아요. 미국에서는 그렇게 센바람이 불기도 하지만 한국에 그런 바람이 있는 것을 보니 아마 그것도 세계화를 닮아 가는가 봅니다."

얼굴 가득 온화한 미소를 띠며 따뜻하게 기자를 맞아주는 그의 모습은 오랜 이국(異國)생활에도 불구하고 순수함으로 물들어 영락없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지난 2일 아침 한 조찬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마포에서 지하철을 타고 왕십리까지 갔다가 태풍 '곤파스'로 인해 차량이 끊겨 택시를 타고자 도로변으로 나섰다가 불어오는 바람에 하마터면 날아갈 뻔했다고 웃으면서 말하는 그는 지난 2008년 5월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무법천지를 조장했던 불법 촛불시위 때나 지난 3월26일 북한군에 의한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했을 때 미국의 교포사회는 분노하고 고국의 안보와 국가안위를 심각하게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재미 교포 김원덕(68. 전 뉴욕 한인회 이사장) 한미해외동포정책연구소 상임고문과 자리를 마주했다. 지난 1969년 미국으로 이민 가 41년 째 뉴욕에서 거주하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50만 뉴욕 교포사회의 중심으로 교포들의 권익보호와 특히 한인-흑인 간 가교역할을 다해오고 있는 김 이사장은 교포들이 보는 고국의 안보상황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미국으로 건너가 1972년 흑인들의 주거지역인 뉴욕 '할렘' (뉴욕 시 맨해튼 북동쪽에 있는 지역. 주민 대부분이 가난한 노동자이며, 범죄가 잦은 곳으로 유명)에서 의류사업을 하면서 특히 흑인 청소년들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김 이사장은 "그들 사회에 리더가 없어 마약에 찌들어 가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며, "교포들은 1979년과 1980년 사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한국사람이 늘기 시작하니 흑인들과 마찰이 자주 발생하고 한번은 대규모 싸움이 번져 흑인사회에서 '한인가게 불매운동'이 벌어져 그 과정에서 3개월 여 동안 제가 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직'을 바탕으로 흑인 대표자들과 접촉, '진실'된 자세로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해 나가 큰물의 없이 난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해서 그 사건을 계기로 한-흑 친선단체를 결성해 현재까지 한흑친선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는 김 이사장은 뉴욕, 특히 할렘가의 흑인들 사이에서는 김원덕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그래서 그런지 이 날 기자와 만난 김 이사장은 '정직'을 많이 강조했다. "바르고 살고 정직하게 살고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입장에서 살고자 한다"는 그는 "세상에서 소중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면서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고, 저보다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 한국사람은 가치의 기준을 어디에 두는지 몰라도 미국에서 봐도 때로 사람에 대한 편견과 차별화를 많이 갖고 있는 것을 대하게 돼 씁쓸할 때가 있다" 고 단면을 지적했다.

1년이면 세 번 정도 한국을 방문하면서 스스로도 돌아보고 지인들과의 교류와 포럼 등 토론회에서 세상 돌아가는 내용을 공부하고 배우고 있다는 김원덕 이사장.

"한국사회가 북한이 두려워 할 정도로 튼튼한 안보를 기저로 경제발전과 함께 도덕적으로, 문화적으로 더 강한 나라가 되기를 늘 소망하고 있다"는 김 이사장과의 대화 내용을 게재한다.

김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7일 오전 그가 한국방문 시 사무실 겸 숙소로 사용하는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진행됐다.

▲ 오피스텔에 설치한 운동용 자전거에 탄 김 이사장. 하루에 20, 30분은 자전거 를 타거나 근처 한강변을 걸으며 운동으로 건강을 다진다며 기자요청에 자전거 타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 오래 전 쓰신 칼럼을 보니 지금 우리 정부가 강조하는 '소통'과 같은 말을 표현했는데,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 우리는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 동포사회도 그렇다. 우리 민족 저력 있는 민족인데 요즘 보면 마치 신 삼국시대와도 같이 화합이 잘 되지 않고 해서 가슴이 아프다.

▲ 우리사회 일부에서는 정부의 대북정책 전면 수정과 지원 재개,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러면 화합이 이뤄진다고 보는지?

-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게 희망이다. 어린 시절 읽은 기억나는 책이 있다. "김일성이 남쪽에 무력으로 침범하지 않아도 지팡이를 짚고 38선을 넘으면 남쪽에서 김일성을 환영한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천안함 사건을 조작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는 사회, 젊은이들도 문제가 있고, 일부 군인들도 문제가 있다.

저는 조국이 있고 그리고 나와 우리가 있다고 본다. 좌파세력들은 무력으로 이 땅을 공산화 시키려고 한다. 우리가 생각을 깊이 해야할 문제다. 불법으로 평양을 갖다온 한승렬 목사를 보면서 만약 이 사회가 이북사회 같았다면 당장 총살을 할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다 보니 살려놓는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그래서 그런지 때로는 힘에는 힘으로 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불행한 민족이다. 우리가 선진화된다는 것은 잘먹고 잘산다고 해서 선진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나 도덕이 앞서야된다. 서울에 와서 느끼는 것은 언론이 (도덕, 문화적 측면에서)간단한 것도 앞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작은 예지만 교통문화가 그렇다. 새치기가 일상화돼 있더라. 이는 천박한 것이다. 의식주 해결이 끝났다고 해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아니지 않는가. 언론이 앞장서서 깨우쳐야 한다. 깨우치면 또 잘하는 민족이 우리 한민족 아닌가.

교사가 어떻게 학생을 가르치느냐에 따라서 학생의 학습태도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의식구조를 바꾸도록 해야한다. 한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 현상이다. 머리로부터 먼저 온다.

▲ 교포사회에서 이전투구 하는 경우는 없는가?

-교포사회의 알력은 간단하다. 한국사람에게 장점도 단점도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교포사회 내에 여러 가지 단체가 많이 생겨 났다. 단체의 장점은 그 단체로 인해 발전이 된다는 점이다. 어떤 단체가 조직돼 잘 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자연적으로 도태될 것은 도태되고 기여할 것은 기여케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교포들끼리 잘 지내고 했는데 파열음이 나기 시작한 것은 국내 정치인들이 교포사회에 관심을 두면서 동포사회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이들 정치인들이 뉴욕을 방문해 바람 아닌 바람을 불러 일으켜 불편한 일이 발생한다. 하지만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숫자가 얼마 안 된다. 별거 아니다.

▲ 어느 사회도 그렇지만 미 사회도 '유색인 차별'이라는 말이 나돈다. 주류사회에서 한인의 활동은 어떤가?

- 우리 2세들은 전혀 차별이 없다. "차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있다"는 말도 있다.

미국의 주류가 백인이니 파워도 있겠지만 동포들이 희망인 게 뉴욕만 해도 한인 변호사가 350명에서 500여명까지 나오고 의사들의 파워도 세 지고 있다. 뉴욕의 정치인 90퍼센트가 변호사들이다. 그래서 한국인을 무시하지 못한다.

또 국내도 그렇지만 교포사회에서도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이 대단하다. 우리 아이들이 희망이다. 앞으로 무시 못할 날이 온다. 어찌 보면 행운도 작용했지만 처음 미국 가서 비즈니스가 힘도 들었다. 그때와 지금은 또 차이가 있다.

뉴욕에서 한인회 활동을 오래 하다보니 이민 신청자나 뉴욕을 방문하는 국내 인사, 한인들을 대할 기회나 전화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첫 번째로 '정직 하라'는 말이다. 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달 되도록 해야한다. 정직을 전달해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통하게 돼 있다.

▲ 재향군인회가 시행하는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한다는 김 이사장. 그는 군대는 가지 못했지만 재향군인회가 하는 행사에는 필히 참석해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모자 벗은 이.
▲ 국내안보사안이 발생하면 한인사회도 많은 걱정을 하리라 본다. 지난 정권에서 어려운 시기도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 우리가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할 게 미국이라는 나라는 세계 150개 나라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미국 하나를 잃으면 세계 150개 국가를 잃는 것이나 같다. 현지에서도 느끼는 점이지만 미국이 우리를 지켜주지 않았다면 오늘 대한민국이 누리는 경제 발전을 생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없다고 본다.
 

고마움과 사대주의와는 틀리는 것이다. 우리도 지금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고 있다. 민도(民度)가 낮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알아야한다. 휩쓸리는 경우가 되어서는 안 된다. 99명이 그렇다고 해도 아닌 것에 대해서는 한 사람이라도 아니라고 해야한다.

노무현 정권에서 병역기간을 줄이고 NLL 문제를 야기 시키고 미국과 전시작권 전환 협약을 맺어 연합사를 해체하게 한 문제도 그렇다.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과 국론분열을 야기 시켰나? 교포들은 고국의 경제가 발전하니 국방도 강해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 천안함 사건이 터졌다. 교포사회가 술렁이고 가슴이 섬뜩해졌다.

미국이 없다면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지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될 때 한국에 들어와서 선거운동에 참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뒤 뉴욕으로 다시 돌아갔다. 내가 선거운동에 나선 이유는 분명하다. 나라의 국방을 튼튼히 하고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게 한 좌파문제 척결과 남남갈등을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그런데 지금 하나도 되지 않고 있다. '촛불'이 겁나는지 몰라도 그들 세력이 쇠고기 파동 주동자들 아닌가? 처음부터 정리를 하고 보낼 사람은 보냈어야 한다. 다시금 민도를 생각하게 한다.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교포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 미 거주 한국인 교수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기자회견을 도쿄에서 가진 바 있다. 교포들도 그렇게 받아들이는가?

-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 천안함 사건이 터지고 매스컴에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도 교포들은 "이북이 아니면 할 때가 없다"고 먼저 말을 했다. 재향군인회에서도 이런 내용을 알리고 시위도 벌였다.

앞으로 우리 정부가 해야할 일은 동포사회의 2세들에 대한 홍보 같은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금 북한의 세력들은 교포들을 대상으로 북한 소식을 전하는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정부에서는 이런 게 없다. 인터넷을 통해 뉴스레터를 보내야 한다. 이북은 하는데 왜 우리는 못하는가.

▲ 2세 자녀들에 대한 고국의 안보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 유태인사회를 보면 큰 기업이 뒤에서 많이 후원을 하고 있다. 우리는 재벌들이 빠트리고 있는 것도 있다. 동포사회를 도우면 그게 다 지역 신문에 보도된다. 큰 것만 보고 작은 것은 놓치는 것 같은데 작은 게 큰 것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2세들도 관심을 갖게 된다.

아이들도 나이를 먹고 커감에 따라 아빠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이 때 국가에 대한 정체성을 크게 해야 한다. 우리사회가 깨우쳐야 할 상황이다.

▲ 참정권, 이중국적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 쉽지 않다. 마음을 비워야한다. 대부분 동포사회는 그렇지 않지만 야심 있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는 마음으로 해야하는데 사욕이 있으면 이해관계로 인해 혼란이 온다. 꼭 그런 일에는 복잡한 사람들이 먼저 나타난다. 그래서 사람을 찾는데 힘이 든다.

동포사회는 누구누구 하면 저 사람 어떻다 하는 게 나온다. 서로를 규합하고 위해서 하면 참정권은 좋은 것이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는 길이니까. 그런데 벌써 우수개 소리가 나오면서 비례대표 말이 나온다. 집을 짓기도 전에 망가트리는 격이다. 급조하기 위해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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