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요리사 자격시험 해외서도 시행돼야”
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 김순옥 회장을 만난 것은 연변자치주 정부청사에서였다. 툭 터인 아리랑광장을 앞마당 삼은 청사는 웅장한 모습이었다. “내일 저녁 만찬이 있습니다. 1천500명이 참여합니다. 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가 음식준비를 부탁받았습니다.”
김 회장은 청사 1층 로비에서 김송월 연변코스모사장과 연회 음식 배치를 논의하고 있었다. 코스모는 연변에서 최대 규모의 한식요리 전문점이다. 김 회장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로부터 3일 뒤였다.
“한식아카데미가 문을 연 지 만 1년 됐어요. 그간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갔어요. 한식당 종사자 교육 외에도 취직 창업자 교육과정을 거쳐 간 사람도 87명에 이릅니다.” 한식아카데미는 한식요리학원이다. 김 회장은 양광소구에 있는 3층 건물을 매입해 1,2층을 한식 요리학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주방설비들이 가득 차 있다. 요리 실습을 위한 설비라고 한다.
“지난 1년 동안 한식아카데미를 거쳐 간 사람은 60%가 한족입니다. 조선족이 아닙니다. 이 가운데는 심천에 가서 김밥집을 열어 이미 대박을 낸 사람도 있습니다.” 졸업생들이 서안 정주 내몽고 천진 북경 등지에도 진출해 한식점에 취직하거나, 식당을 개업했다고 한다.
“중국에는 요리사 자격증이 두 가지뿐입니다. 중국요리, 서양요리 요리사 자격증입니다. 한식요리도 없고, 연변조선족식요리사 자격증도 없어요. 일식요리사 자격증도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는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는 일정 과정을 이수한 사람에게는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해외에서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에 가서 시험을 쳐 한식요리사 자격을 딴 사람이 50명 정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한국어 능력시험을 중국에서 치를 수 있듯 한식요리사 자격증 시험도 중국에서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요리 자격증과 관련한 한국 정부 부처의 문을 수년간 두드렸다고 한다.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자격증을 줍니다. 해외에서도 자격증 시험을 치러달라고 수없이 요청했습니다. 처음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다가 지금은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 같아요.” 그가 한식아카데미를 세운 것도 해외에서 한식 요리사 시험을 치도록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연변은 조선족 동포들의 집거지다. 연변 음식점의 90%가 우리 음식이다. 심지어 한족들도 우리 음식을 즐긴다. 이 같은 환경에서 한식을 공부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연길에 한식아카데미를 냈다. 김 회장은 연변조선족전통요리협회도 만들어 회장을 겸하고 있다.
“중국에 한식요리 표준을 세우려고 합니다. 중국 정부에서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줄 수 있도록 말이지요.”
중국 정부가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주기 전에 한국 정부가 먼저 주는 것이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김 회장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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