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세계한인의 날'을 '한복의 날', '한식의 날'로 하면 어떨까?
[수첩] '세계한인의 날'을 '한복의 날', '한식의 날'로 하면 어떨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11.04 2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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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세계 한인들이 우리 한복을 고이 차려 입고, 우리 한식 상을 차려 먹으면서 축제를 벌이는 날이 있으면 어떨까? 얼마전 두 행사를 지켜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행사는 국회 도서관대강당에서 치른 행사였다. 박진 전의원이 준비위원장이 돼 치른 ‘한식의 날 제정’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는 한식 명인들을 비롯해 각계 인사 5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해외에 널리 보급하자는 취지에서 한식의 날을 제정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또 하나는 재외동포재단이 주관한 제6회 세계한인의 날 행사였다. 지난 10월 5일 코엑스에서 열린 이 행사는 시상식이 메인이어서 그런지 참석자 대부분이 정장 차림이었다. 세계한인의 날인데,  한복이래야 국악공연팀 정도가 입고 나온 게 전부였다. 이 행사를 지켜보면서 한복을 입고 세계한인의 날 행사를 치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던 것이다.

이런 생각은 시애틀한인회가 세계한인의 날 행사를 현지에서 치렀다는 얘기를 듣고 더 강해졌다. 87명의 효도관광단을 이끌고 지난 10월 중순 한국을 찾은 서용환 시애틀한인회장은 시애틀에서 올해 처음으로 한인회가 주관해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 행사를 가졌다고 했다. 그는 세계 각지의 한인회 가운데 처음으로 이 기념식을 치렀을 것이라고 주장도 제기했다.

세계한인의 날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사회의 중요성을 국내에 일깨우고, 한인들의 네트워크를 발전시켜 모국과 상생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노무현 정부때 제정됐다. 이 날을 기리는 행사를 시애틀한인회가 올해 처음으로 한인회 주관으로 해외 사회에서 시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애틀한인회도 기념식만 치렀다고 했다. 아쉽게도  한식을 소개하거나 한복을 입고 벌이는 색다른 이벤트는 없었다는 것이다.

한복은 우리가 한인임을 자랑스럽게 느낄 정도로 아름답고 맵시가 있다. 한식 역시 우리가 뻐겨도 될 정도의 웰빙 음식이자, 인류 비만 퇴치에 희망을 던져주는 미래형 식단이다. 이처럼 자랑스런 한식과 한복을 기념하는 날을 만들되, 세계한인의 날과 같은 날로 하면 어떨까 하는 게 이때 떠오른 생각의 요체였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한때 한복의 날이 제정돼 기념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복관련 민간단체들로 구성된 한복사랑운동협의회 주관으로 12월4일을 한복의 날로 지정해 행사를 수년간 진행한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래 정부행사가 되면서 빛이 흐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정부가 '한복의 날'을 제대로 밀어붙이지 못하자 지자체들이 대신 나서고 있다. 경상남도는 지난해 '한복착용 장려 및 실크산업진흥 조례'를 통과시켰고, 올해 초에는 10월 9일을 '한복의 날'로 제정하는 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후속 대책이 입안되지 않아 경남도의 운동은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올해 도의회에서 한복 장려 조례를 제정했다.

그래서 한가지 제안을 해본다. 한복의 날, 한식의 날을 따로 하지 말고 한 날로 하면 어떨까? 세계한인의 날을 세계한복의 날, 세계한식의 날로 만들어서, 이날 세계 곳곳에서 한복을 입고 한식을 먹으면서 그 문화를 조명하고, 그 산업을 발전시키는 각종 이벤트를 진행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황당한 생각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 있다. “처음에 황당하게 들리지 않는 아이디어에는 희망이 없다”는 말이다. 이 말에 힘입어 상상해보면 이렇다. 얼마뒤의 ‘세계한인의 날’이 풍경이다. 세계 각지의 한인 커뮤니티가 한복을 입고, 한식 이벤트를 벌이면서 다른 커뮤니티와 어울리는 모습이다. 이게 ‘세계한인의 날’다운 풍경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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