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칼럼] 장군 멍군
[詩가 있는 칼럼] 장군 멍군
  • 이용대(시인)
  • 승인 2012.11.12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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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시절 집 근처에
중국집이 있었다
점심때면 자장을 복아
침 넘어 가는 소리가 들렸다

숨 멈춘 채 두 눈 감고
지나치자 결심해도
출출하던 배에서는 난리 굿판을 벌렸다

냄새라도 실컷 맡자며
코를 대고 섰는데
주방장이 달려 나와
냄새 값 내라고 소리쳤다

나는 얼른 동전 몇 개를
손속에 모아 넣고
짤랑 짤랑 울리며 돈 소리를 들려주었다

장군아
멍군이야
서로 한바탕 웃었다.

<이용대 제3시집 ‘바위도 꽃을 피운다‘ 66쪽>

 
자신을 돌아보며

옛 농어촌에는 다방도 중국집도 없었다. 먼 곳 읍사무소가 있는 중학교에 진학해서야 미카 라는 증기기차도 보았다. 중국음식도 어른이나 먹는 것으로 알았다. 대부분 가난했던 학생들은 하루 세끼만으로 족해야 했다. 그러니 소년 비만이나 어린이성인병이란 말은 없었다. 용돈도 없었지만 열심히 공부하여 바라는 상급학교에 입학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자장 한 그릇 사 먹지 못한 채 그 냄새라도 실컷 맡아보고 싶었다. 지금은 어떤가. 남는 음식이 산더미같이 버려진다. 지금 자장도 많은 첨가제가 들어가서 옛 맛이 아니기에 가까이 하지 않는다. 학교 마당에서 운동하다가 보면 쓸 수 있는 연필 지우개가 많이 버려져 있다. 그것을 주어다가 잘 보관하며 쓴다. 연수다 하면 외국이고 수학여행 간다 하면 비행기를 이용한다. 너무 낭비를 하고 있다. 옛날 방식으로 살자 함이 아니다.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야무지게 살아가려면 입지를 알고 절약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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