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재외국민보호법은 아중동지역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수첩] 재외국민보호법은 아중동지역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11.24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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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삼진(桑三振)과 아중동총연의 재외국민보호법 탄원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뽕나무가 세번 흔들린다는 뜻의 상삼진(桑三振) 고사가 있다. 명태조 주원장이 나라를 세우고 황제로 막 등극했을 때 얘기다. 명태조가 황후가 된 마씨, 그리고 건국공신으로 나라를 세우는데 팔다리 역할을 한 상우춘 (常偶春)과 한자리에 앉았을 때 주원장이 말했다.

“일찍이 고생하던 우리가 황제 황후 재상이 됐다. 이제 더 바랄 게 있을까마는 그래도 바램이 있다면 털어놓아 보자. 정녕 우리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저 뽕나무가 흔들릴 것이다” 이렇게 하며 대궐 뜰에 우뚝 솟은 뽕나무를 가리키니 모두 찬성했다.

이에 주원장이 먼저 얘기를 꺼냈다. “내가 천하를 얻었는데도 나를 볼 때 선물을 들고 오는 사람이 더 좋으니 사람 욕심은 정녕 끝이 없는 모양이요”  이 말을 하자 뽕나무가 신기하게도 크게 흔들렸다.

이어 황후 마씨의 차례였다.  “여자로 황후의 자리에 올라 바랄 게 없는데, 아침 조회 때 젊고 훤칠한 신하를 보면 마음이 흔들리네요” 하니 뽕나무가 또 크게 흔들렸다.

남은 상우춘이 망설이다 말을 꺼냈다. “신하로 태어나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정승 자리에 올랐는데도 가끔은 폐하의 용상에 올라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니 또 뽕나무가 크게 흔들렸다고 한다.

이처럼 뽕나무가 세번 흔들렸다는 고사가 상삼진 고사다. 이 얘기는 서상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한인회장이 국회 본관을 빠져나오면서 끄집어냈다.

얼마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재외국민보호법 제정 촉구 토론회가 열렸다. 원유철 김성곤 의원실 및 본지의 공동개최였다. 아중동한인회총연합회가 적극 참여하고 후원한 행사였다.아중동지역은 자스민혁명의 여파로 우리 교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언제 긴급상황이 다시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외국민보호법 제정은 아중동총연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토론회 행사에 아중동총연은 이진영 이집트한인회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토론회 참여와 지원을 위해 여러 현역 회장들이 일부러 한국을 찾았다.서상태 회장과 이진영회장, 이말재 카타르한인회장, 전상호 시리아한인회장, 신현성 리비아회장이 그들이었다.

이들 회장 5명은 토론회 이튿날인 20일 안홍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찾아 이번 회기안에 법안을 제정하라는 내용의 아중동총연 탄원서를 전했다. 안위원장한테 직접 탄원서를 전하고 나오는 길에 서상태회장이 상삼진의 고사를 꺼낸 것이었다.

국회를 방문한 김에 원유철 김성곤 의원실에도 가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가벼운 선물도 전하자는 얘기가 나온 게 계기가 됐다. 약속도 없이 불쑥 방문하는 게 도리가 아니라는 얘기에 서회장이 꺼낸 반론카드가 상삼진이었다. 인사도, 가벼운 선물도 인지상정이니 찾아가는 게 낫다는 얘기였다.

두 의원실을 방문한 후 아중동연합회 태스크포스팀은 마포에서 뒷풀이를 했다. 이때는 재외동포재단도 도마에 올랐다. 아중동연합회 차원에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고 서울까지 찾아와 토론회를 하는데, 재외동포재단은 어떻게 격려 전화 한 통 없느냐는 얘기도 나왔다.재외동포재단이 일을 잘 하려면 동포들의 마음을 알아야 하고, 동포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자리를 파하고 일어날 때 상삼진의 서상태 회장이 필자한테 귀띔했다. “그래도 재단을 나무라지 마세요. 그냥 좋게 하세요” 만약 주원장의 뽕나무가 서상태 회장의 곁에서 얘기를 들었다면 흔들렸을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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