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만든 옷 다시 북한으로” 서울대 강주원 박사의 이색논문
“북한에서 만든 옷 다시 북한으로” 서울대 강주원 박사의 이색논문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3.01.19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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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8일 ‘2012 재외동포재단 학위논문상’ 시상식

 
“비공식적인 통계이지만 한국인이 입고 있는 옷의 10%를 북한에서 만든다는 얘기가 있어요.”
1월18일 저녁, 서울대 인류학과 박사 강주원 씨가 이색적인 논문을 발표한 뒤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개성공단이 폐쇄돼 한국과 북한의 경제교류가 단절된 것 같지만 한중수교 20년 동안 남북교류는 우리도 모르게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

“논문을 쓰기 위해 중국 단동에서 1년 반 넘게 살았어요. 윤달생 전 단동한국인회장, 이희행 회장의 도움도 많이 받았지요.” 그는 2월이면 또 다시 단동으로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연구를 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날 동포재단이 개최한 ‘2012 재외동포재단 학위논문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중·조 국경 도시 단동에 대한 민족지적 연구: 북한사람, 북한화교, 한국사람 사이의 관계를 통해서’를 썼는데, 이 논문을 동포재단의 학위논문상 공모전에 제출해 높은 점수를 받아 입상했다.

시상식은 이날 오후 5시 서초동 외교센터 건물 6층 동포재단 회의실에서 열렸다. 수상자들은 큰 테이블이 공간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의실에서 자신의 논문을 5분씩 소개했다.

“단동에는 한국인, 탈북자, 북한화교, 북한노동자 등 크게 4개 부류의 남북한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한국인이 아기를 낳으면 다음날 북한사람들도 선물을 보내주며 축하해주는 곳이 단동입니다.”

그는 한중 수교 20년 동안 남북한 교류가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북한 사람들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중국제품이라고 속고 삽니다. 중국이 저렴한 옷을 모두 생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메이드 인 차이나’ 상표가 붙어도 하청을 북한에 넘기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옷이 중국으로 넘어가면 중국제 옷이 되는데 그 옷을 한국이 대량 수입합니다. 하지만 팔리지 못해 남은 옷은 다시 중국으로 ‘땡 처리’돼 넘어가는데 그 옷이 다시 북한으로 가서 그 옷을 북한사람들이 입습니다.”

강주원 씨는 단동에서 만난 탈북자들과의 인터뷰를 이같이 소개했다. “한 탈북자는 평생 중국산 옷만을 입고 살았다고 말했죠. 북한에서 만든 옷인 줄 모르고 말이죠.” 그는 이광규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처럼 서울대 인류학과 출신. 인류학과 특성상 논문을 만들 때 체험이 중요하고, 그래서 단동으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논문을 발표한 사람은 총 5명. 강주원씨를 비롯해 한양대학교 대학원 강희영 씨,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김태진 씨,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손미경 씨, 경희대학교 대학원 이정선 씨가 이날 상을 받았고 논문을 소개했다. 김경근 이사장, 김정수 기획이사, 김종완 사업이사 등 재외동포재단 직원들과 임영상 한국외대 교수, 수상자 가족 등 30여명이 참석해 박수로 축하했다.

한편 이번 공모전은 동포재단이 처음으로 진행한 사업이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경근)이 재외동포 분야를 연구하는 신진 학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학술장려금(300만 원)을 준비하고 '우수논문상'을 지난해 모집했고, 이날 시상식을 열었다.

김봉섭 조사연구팀장은 수상자들을 위한 만찬행사에서 “올해도 논문공모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히 10년간 신진 학자를 배출한다면 많은 재외동포 연구자들이 발굴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경근 이사장은 이날 “연구자들이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이 상을 도입했다”면서 “앞으로도 재외동포와 관련한 연구를 지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재외동포는 남북한 인구의 10분1 정도다. 동포들은 한국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재외동포분야는 연구할 만한 좋은 분야로 생각한다”며 수상자들에게 “앞으로 재단과의 관계도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강주원 씨
▲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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