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취임
[스피치]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취임
  • 이호제 <전 미대통령자문위원>
  • 승인 2013.01.25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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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은 새해 첫 달인 1월21일에 개최된다. 1월 달의 수도 워싱턴의 날씨는 폭설 아니면 눈비내리는 스산한 겨울 날씨로 고생스러운 달이라서 참석하는 사람들이 고약한 기억을 하게 된다.

계사년 1월21일도 아주 불편한 날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경제를 포함해서 세계 경제가 재정적자, 높은 실업률, 저성장, 망가진 주택시장, 일할 기회가 없는 불황의 늪 속에서 모두들 전전긍긍하기 때문에 대통령 취임식은 초청을 받아도 특별한 관심과 관련이 없으면 사양한다.

7.8%의 고실업률, 1% 대 99% 소득의 양극화, 저성장, 재정위기 등 산적한 민생문제가 있지만, 당선된 사람은 취임식을 희망차게 거행한다. 필자 역시 레이건, 부쉬 대통령 취임식에 참여하여 고통스런 워싱턴 방문을 기억한다.

이민 역사로 건설된 미국인지라 지금쯤은 유색인종들의 유권자가 급증하여 대통령 선서의 당락을 좌우시키는 경지가 되었고, 다민족 다문화 정책을 현명하게 수립하지 못하고 대다수인 백인 유권자만 믿고서 선거에 승리를 거두기 어려워졌다.

이 점을 잘 파악한 민주당은 케네디 대통령도 그러했듯이 흑인과 히스패닉, 동양계 소수민족 끌어안기 같은 이민 정책을 채택해서 오바마 재선도 유태인 69%, 라틴계 71%, 동성연애자 76%, 유동표 61%, 도시집중다민족 62%, 비종교인 62%, 18세-45세 청장년층 60%를 획득하는데 성공했고, 선거직전 닥친 태풍 피해자들에게 즉각적인 정부지원을 실시해 피해자의 65%의 득표 작전에 성공하여 흑인 후보자였지만 평범과 겸손, 약자를 돕는 정부의 역할, 대중과 호흡하는 링컨식의 평등사상, 특히 저소득층 중산층 유색 인종들의 아픔을 나누는 작전으로 극악의 경제 불황 속에서도 대중을 사로잡았다.

인기영합주의(populism)가 선거의 승리로 이어진다면 귀족주의나 엘리트주의 그 빛을 잃고 만다. GDP 15조 달러의 세계 최대의 단일국가로 세계 경제권의 1/4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한 국가지만 지나친 신용확장, 부채팽창으로 경제는 재정위기(Fiscal Cliff)에 부딪쳐 그 어느 시대보다 더 현명한 정책이 외교, 경제, 국방 교육, 복지, 건강 부문에서 탁월한 지도력과 통치력이 요구되지만, 재선 토론에서도 본 것처럼 당면한 경제위기 해결 방안의 구체적 대안 없이 인기전술의 웅변과 평범한 유색인종 지도자, 함께 어울리는 대통령이 재선의 영광을 획득했다. 도전받지 않은 44대 재선 취임은 공과는 역사에 맡기고 소신껏 정책수행을 할 수 있는 여유있는 대통령이 됐다.

그래서 그런지 취임사도 1차 취임 때와는 달리 간결하고 싱글벙글 웃는 의연한 자태를 보이며 자기 주 출신 링컨 대통령의 남북 전쟁시 외쳤던 국민통합, 국민을 위한, 국민의 지도자, 소통하는 대통령상을 확립하려 했다. 링컨은 남북통합을 위한 역사적 노예해방을 선언하면서 국가 민족을 위해 적개심 보다는 자비와 관용(With malice toward none, With charity for all)을 역설했듯 오바마도 가족 중심과 모든 이에게 평등한 기회 부여, 인권, 다민족, 다문화를 포용하기 위해 소통하고 통합하는 정신으로 우리 국민들과 함께 희망과 꿈을 갖고 전진(Forward)하는 시대 조류에 따라 대응하는 미국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번영과 자유보존은 집단행동(collective action), 즉, 정부역할에 달려있다며 안보, 경제, 소득 불평등 감소, 대중의 균등한 기회제공, 교육제도 등 보수 아닌 진보적 큰 정부의 역할, 케인즈적 정부지출 확대를 부르짖었지만 그 지출 세원확보 대안 없이 원칙의 절대주의를 역설했다. 소수만이 번영하는 정신으로는 미국의 대중인 국민은 번영치 못한다는 정치적 발언은 유권자 대중들에게 감언이설일지언정 당면한 경제 난국 대안은 결여되었다.

국민과 호흡하는 그의 재선 철학은 취임 축하연회에서 4만여 축하객들 앞에서 영부인과 첫 댄스를 한 후 국가 현역사병 부부를 초청하여 교대로 춤추는 겸손과 평등사상은 사랑, 충성, 소통, 겸손의 통치자인 링컨식의 국민을 위한 대통령 이미지를 심은 역대 대통령과는 다른 민중지도의 표본을 보였다. 재선 취임식의 특징은 정책제안보다는 소통, 통합을 우선으로 하는 진보적 대통령, 변화를 수용하는 통치자상을 세우는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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