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시드니한인회의 '총영사 비토', 파국 막을 수 없었나
[수첩] 시드니한인회의 '총영사 비토', 파국 막을 수 없었나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2.16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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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호주 시드니 한인회가 공관장을 비토하는 내용의 공개 질의서를 언론과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에 보내 물의가 일고 있다.본지에 이메일로 보내온 시드니 한인회 김병일 회장과 운영위원 일동 명의의 이 문건은 시드니총영사한테 세가지 질문을 던지는 형식을 빌어 그를 비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나는 총영사 부임초기 공관 개보수건이다. 시드니한인회는 총영사가 공개입찰 아닌 수의계약으로 공관 개보수를 했으며 그 후 시공자와 마찰을 빚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의계약 배경과 마찰 소문의 진상을 밝히라고 요청했다.

또 하나는 총영사가 정부 포상인사 선정과 민주평통 자문위원 인선, 교민단체 지원금 배정 등을 너무 자의적으로 했다는 내용이다.시드니한인회는 총영사가 이같이 자신과 가까운사람들 편만 들다 보니 한인사회를 분열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외교통상부에 대한 공관의 왜곡보고를 지적했다.총영사가 호주 시드니 한인사회에 대해 의도적으로 왜곡 보고 했을 것이 분명하다면서, 정기 보고 내용을 공개하라고 한 것이다.

시드니한인회는 총영사가 “부임 초기부터 크고 작은 일들로 구설수에 올랐으나 대승적인 차원에서 덮어왔다”면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공개질의 하게 됐다고 질의서에서 밝혔다. 시드니한인회는 이 공개질의서를 보내오기 전에는 약간 애매한 점을 총영사가 안고 있는 문제라고 제기했었다. 2월25일 열리는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초청자 명단을 공관장이 편파적으로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때문인지 한인사회 일부에서는 대통령 취임식 참석자 문제를 둘러싸고 공관과 한인회측이 갈등을 빚어 급기야 ‘공관장 비토’로까지 비화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본지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알고자 시드니한인회에 이메일로 몇가지 내용을 질의했다.

회신을 받으면 그를 바탕으로 총영사관에도 질의문을 보내 서로의 주장과 차이를 확인해볼 생각이었다.하지만 시드니한인회측은 이 글을 쓰는 2월16일까지 회신을 보내오지 않아 본지는 시드니사태의 정확한 진행경과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시드니한인회가 총영사 문제를 언론에 공개해 ‘여론 재판’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언론에 이러쿵 저러쿵 하는 얘기가 실리는 것을 달가워할 사람은 없다.공무원들이면 더욱 그렇다. 나아가 공관장이라면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내용이 언론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만으로도 사실상 치명적일 수 있다. 정부가 바뀌고, 공관장 인사를 앞둔 시점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시드니총영사는 임기가 차서 봄이면 바뀔 때라고 한다. 임기 만료로 이임을 불과 얼마 두지 않는 상태에서 현지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한인회로부터 비토를 당한 공관장의 심정은 아마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수도 있다.호주 시드니에서는 이번 공관장에 앞서 지난 2명의 총영사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귀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번에 또 이런 사태가 일어나다 보니 시드니는 ‘총영사의 무덤’이 될지도 모르겠다.

본지는 시드니한인회가 공개질의서를 통해 공관장을 사실상 비토한 것이 방법론적으로 불가피했느냐 하는 점에서는 의문을 갖고 있다. 정말 문제가 컸다면 일찍 여러 통로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 정부도 사태가 이렇게 되도록까지 방치한 데는 문제가 있다. 예방능력 없이 소잃고 외양간 고쳐서는 서로가 피곤할 뿐이다. 정부든 한인사회든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이를 해결하는 지혜를 짜낼 필요가 있다. 현지 한인 원로들이나 언론의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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