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근혜 정부 문화가 국가 권력이 되려면
[칼럼] 박근혜 정부 문화가 국가 권력이 되려면
  • 탁계석(예술비평가회장, 논설주간)
  • 승인 2013.02.26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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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했다. 문화가 국가 권력인 시대를 선포했다. 문화융성 , 경제부흥, 국민행복이란 3대 국정 키워드를 제시했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 보다 문화를 강조한 것이 눈에 띈다.

그러나 문화는 속성상 하루아침에 일어나고 건설공사 하듯 설계되지 않는다. 박대통령이 강조한 국민행복 시대의 문화, 삶에 젖어드는 문화가 되려면 오히려 성급한 성과주의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때문에 문화융성, 창조경제, 국민행복의 새 정부 신조어가 잘 구현될 수 있도록 하려면 일시적 흥분보다는 차분한 혁신을 준비를 해야 한다.

문화융성의 꽃이 피려면 그 환경과 뿌리가 어떤 상태인지를 점검해야 하고 문화를 가꿀 전문가를 찾아 일하기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무엇을 바꿔야 할 것인가. 딱딱하게 굳은 토양에서 창조는 발화(發火)하지 않는다.

만연한 형식주의, 성과주의가 본질적 성장을 막고 있다면 이를 제거해야 한다. 박대통령이 말한 손톱 밑의 가시 빼기를 통해 예술 현장의 고통과 병(病)이 무엇인지 진단해야한다. 즐비하게 내려앉은 낙하산도 거두어야 한다.

예술 창조자들이 어떤 열악한 환경에 있는지. 양적(量的)으로 넘쳐나는 콘텐츠 생산에서 유효성은 얼마나 되는지. 유익한 공간들에 자물쇠를 채워 놓고 방임하는 공무원은 없는지. 값비싼 해외 예술유학 인력들이 설자리가 없어 그대로 사장(死藏)되고 있는데 통계는 있는지.

국민들의 감수성과 문화지수 향상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 것인지. 기업 후원을 끌어내기 위한 한국형 메세나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모처럼 유기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모철민 문화수석이 정통 문화 관료여서 제대로의 문화를 설계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문화 역사에 주춧돌 하나를 놓는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자세로 포용(包容)과 정심(正心)의 밝은 눈으로 사람을 찾고 원칙을 세워간다면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문화가 권력이 되고 힘이 되려면 그 주최자나 과정이 모두 건강해야 한다. 글로벌 문화를 생산하고 유통하며 유기적 결합을 통해서 창조경제와 한 뿌리가 된다면 문화가 저력이 될 수 있는 바탕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땅과 아파트, 재산 가치로 환산된 개발시대의 가치관을 변화시켜야 한다. 무엇이 진정 행복하게 사는 것인가, 어떻게 더불어 사는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가. 문화가 치료제로서 상처와 갈등을 씻어주려면 철학과 인문학의 인식을 통해 우리 마음과 생활의 자세를 국민 스스로가 변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 문화는 강물이 흘러 모래톱을 쌓듯 자연스럽게 흘러야지 4대강처럼 성급한 정부주도여서는 안 된다. 국민 모두가 문화인의 품격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하는 것, 진정한 문화의 출발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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