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기] 케냐 나이로비를 하루에 보는 법
[방문기] 케냐 나이로비를 하루에 보는 법
  • 나이로비=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2.28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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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C, 나이로비 국립박물관, 기린센터, 카렌 브릭슨 뮤지엄…

 
케냐 나이로비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KICC 빌딩 꼭대기에 오른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KICC는 나이로비 시내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는 ‘케냐 국제 컨벤션 센터’의 약자다. 지상 28층에 전망대가 있고, 그 위 옥상에 헬리포트가 자리해있었다. 안전검사를 받고 들어가는 건물에는 층층이 정부기관들이 들어있었다.

나이로비는 KICC 주변에 수상 집무실, 대법원, 시청 등 주요기관들이 포진해있다. 이곳을 안내한 이는 올해 30세의 케냐 현지인. 전통시장을 안내해 달라는 요청으로 갔다가 KICC에 가면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함께 시도한 것이었다. KICC 입구에는 케냐 초대 대통령인 조모 케냐타의 동상도 서 이었다.

이 동상과 KICC 건물이 케냐의 100실링 짜리 화폐에 들어있다. 우리돈 1500원 정도의 가치로 케냐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지폐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품점에 부탁해 나이로비 시내 구경에 나선 것은 오전 11시였다.

맨 먼저 찾아나선 곳은 카렌 브릭슨 뮤지엄.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실제 주인공이 살던 집이었다. 그는 나이로비에 커피 농장을 처음 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가 쓰는 물건들이 있는 집 외부로는 넓찍한 정원과 함께 커피를 만드는 커피머신도 볼 수 있었다. 이어 찾은 곳은 기린센터. 세 종류의 기린 가운데 멸종 위기에 처한 로스차일드 기린을 사육하는 이곳은 손으로 기린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을 찾자 유럽에서 온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이 볼펜 굵기의 필렛으로 된 기린 먹이를 입에 물고 기린에게 먹이를 넘겨주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서양의 입맞춤 문화 전통을 새삼 깨닫게 했다. 센터 실내로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이들이 모여서 강의와 토론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유럽인으로 보였다.

다음 행선지가 전통시장. 하지만 운전하며 안내했던 현지인은 전통공예품을 파는 곳으로 필자를 안내했다. 재래식 시장으로 전통공예품을 파는 시장을 혼동했던 것이다. 이 시장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보고 시내 번화가를 구경하면서 KICC 타워에 올라 나이로비 전경을 감상했다.

마지막 행선지는 나이로비 국립박물관이었다. 박물관은 케냐의 모든 것을 소개하려는 듯 다양한 전시관으로 이뤄져 있었다. 케냐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들과 인류의 발생사를 전시한 인류기원관, 곤충을 채집한 곤충관, 동부아프리카의 새들을 박제품으로 전시한 조류관에 이어 케냐 역사를 담은 역사관도 있었다.

케냐 역사관에는 동부아프리카의 역사가 전시돼 있다고 할 정도였다. 케냐는 42개 부족이 있으나 크게 3개의 종족으로 구분된다고 박물관의 여성가이드가 소개했다. 대학 재학 중이라는 그는 자원봉사로 박물관 내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나이로테스는 수단에서 케냐 일대로 분포하고 있어요. 키가 크고 몸이 슬림합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가이드는 자신도 나이로테스에 속한다고 했다. 케냐는 오는 4월 대통령 선거가 이뤄진다고 했다. 이 때문에 선거 운동 열기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선거를 둘러싸고 종족별로 분쟁도 일어나 지난 대선 때는 나이로비 시내가 선거직후 몇 개월간 마비되기도 했다고 한다.

나이로비 국립박물관을 벗어나면서 생각해봤다. 동물들은 어울려 서로 위험을 막아주면서 살아가는데 사람들은 왜 으르렁거리는 것일까? 초식과 육식을 같이 하기 때문에 초식동물의 공존추구 성격과 육식동물의 집단 이기주의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일까?

케냐는 흔히 인류의 시원지라고 한다. 킬리만자로 부근에서 우리 조상들이 나무에서 내려와 걷기 시작했다는 게 인류학의 정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케냐인들은 인류의 시원지에 살고 있는 종가집 사람 같은 이들이다.

오는 4월의 선거에서 케냐는 또 소란상태로 들어갈 것인가? ‘종가집’ 아프리카를 멋진 곳으로 만들 지도자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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