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38] 템플 스테이
[아! 대한민국-38] 템플 스테이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3.03.08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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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시작한 템플 스테이는 이제 독특한 한국형 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시작할 당시 참가한 전국의 사찰은 33개였고 이용객은 5,000여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에는 118개 사찰에 이용객은 42만명으로 확대되었다. 42만명의 이용객 가운데 3만 7천여명이 외국인들이었다. 외국인들에게 템플 스테이는 한국불교는 물론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대표적인 문화상품이 되어가고 있다.

2009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관광위원회 연구보고서는 “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템플 스테이 사업은 세계를 대표할 만한 문화 관광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향후 한국 관광사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사업”이라고 지적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5대 관광상품으로 선정하였다. 또한 세계경제포럼(WEF)은 “템플 스테이 덕분에 한국관광의 국제 경쟁력 및 국가 이미지가 상승되고 있다”고 하였다.

템플 스테이는 한국의 전통사찰에서 숙식하면서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전통사찰은 거의 대부분이 산 좋고 물 맑은 명산에 자리하고 있어, 거기까지 가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관광이 된다. 산업화로 고향을 잃은 도시인들에게는 울창한 산림에 휩싸인 산사(山寺)는 내 마음이 쉬어가는 고향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산천과 풍광(風光)을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절 앞으로 흐르는 물소리, 대나무 숲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 바닥을 가득 메운 폭신폭신한 낙엽이 있는 산책길, 그리고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빛, 새벽 도량에 울려퍼지는 독경소리, 육류와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사찰음식, 그리고 따끈한 녹차 한 잔에 스님이 인도하는 참선이 더해지면 가을 저녁의 산사 체험은 보다 특별해 질 수 밖에 없다. 복잡한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템플 스테이 사찰로 정착된 전남 해남의 미황사 응진당에는 다음과 같은 주련이 걸려있다.

晝現星月夜開日 대낮에 별과 달이 보이고 밤중에 해가 뜨네
夏見氷雪冬見虹 여름에 얼음과 눈을 보고 겨울에 무지개 보며
眼聽鼻觀耳能語 눈으로 듣고 코로 보고 귀로 말을 하니
無盡藏中色是空 모든 법문 속에서 색이 곧 공이로다

그 글의 오묘한 뜻이야 다 알 수 없지만, 무엇인가 깊은 진리에 가까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해주는 것이 템플 스테이다. 템플 스테이는 또 절마다 특화되어 있어, 단지 사찰에서 며칠 쉬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을 알리는 일종의 문화운동이기도 하다.

금산사의 ‘내비둬’콘서트는 음악과 강연이 중심이다. 백담사는 108배와 사찰음식 만들기, 문경의 대승사는 차와 도자기 체험, 대청봉 봉정암의 참배 등은 거기서만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그것이 더욱 분화되고 발전되어 레저형도 있고,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형도 있다.

템플 스테이를 시작한 지 10주년을 맞아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템플 스테이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심화(深化)를 함께 모색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과의 소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해설사를 상주시키는 등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템플 스테이는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한번쯤 체험해 보라고 감히 권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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