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칼럼] 봄은 겨울 숲에서
[詩가 있는 칼럼] 봄은 겨울 숲에서
  • 이용대(시인)
  • 승인 2013.03.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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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과 절망의
눈보라가 몰아친다

골짜기 어두운 밤이
지옥인 듯 무섭다

사방이 좌절하고
숨죽이는 순간인데
꽁꽁 언 땅 밑에는 냉이가 살고있다

냉혹함 그 끝으로부터
아지랑이가 피어나고
흙속의 애벌레들도 볕을 향해 꿈틀인다

물동이가 깨어지는 혹한을 밀어내며
봄은 겨울 숲을 지나
서서히 다가온다.

이용대 제4시집 -저 별에 가기까지- 50쪽에서

 
봄에 피는 그 어떤 작은 풀 잎 하나라도 한 순간에 불쑥 돋을 수 없다. 겨울 추위를 참고 이기며 오랜 기다림과의 대응 끝에 미동을 시작한다. 그 결과 철갑같이 두꺼운 얼음장을 밀어내고 마침내 노릇한 싹을 틔운다. 하지만 물러설 줄 모르고 혹한이 계속 밀어 닥칠 땐 지상 지하의 어떤 생명도 한 때 절망감에 사무친다, 이러한 시련과 악조건 속에서도 모두는 현실을 버티며 극복한 결과를 나타낸다. 삼한(三寒)도 결국 냉이 이파리 하나를 당하지 못한다. 곧 입춘이 올 것이라는 것을 모든 생물들은 감지하고 있다. 마침내 움직일 만한 기후조건에 다다랐을 때 비록 연약하지만 쪼그만 움을 뾰족 내는 것이다. 생존에 대한 무한의 굳은 의지와 끈질긴 정신을 본다. 극한 상황을 뚫고 눈 덮혔던 겨울 숲에서 나타나는 봄이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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