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개방과 포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첩] 개방과 포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3.15 2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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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을 만든 것은 개방과 포용력...열린 마음 필요해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재유럽한인총연합회(회장 박종범) 총회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공감이 가는 칼럼을 읽었다.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전홍찬 교수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칼럼이었다.

‘인재 내쫓는 21세기 쇄국주의를 경계한다’는 제목의 이 칼럼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된 재미교포 김종훈씨의 자진사퇴 파동을 현대판 한국의 쇄국주의로 질타한 내용이었다. 미국 정부는 이민자인 김종훈씨를 민감한 국가정보업무에까지 참여시켰는데 비해, 한국은 외국인이라고 할 수 없는 그조차 끌어안지 못하는 폐쇄성과 편파성을 갖고 있다고 필자는 질타했다.

이 칼럼에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로마는 지리적으로 제국이 되기에 좋지 않은 조건이었다. 늪지 언덕에서 건국했고, 바다와도 인접해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로마제국의 역사를 만들어낸 제1의 요인은 타민족에 대한 개방성과 포용력이었다고 시오노 나나미는 지적했다.  스페인이나 발칸반도의 식민지 출신도 황제에 오르고, 인재 등용에 인종과 민족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 로마제국의 영화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이 칼럼을 보면서 마침 이날  참여한 조찬모임에서의 강연이 생각났다. 3월8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찬모임에서 서강대 최진석 교수가 한 강연이었다. 한중우호협회(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정기총회를 겸한 이 행사에서 최교수는 “노자에서 배우는 지혜는 이념이나 신념의 노예가 되지 않고 개방된 눈을 통해 보여지는 대로 보는 것”이라는 내용으로 특강을 했다.

그는 “철학은 신의 시대가 끝나고, 인간의 시대가 개막하는 것과 함께 시작됐다”면서, “투명하고 보편적이며 객관적인 (자연과 사회의) 질서의 원리를 찾으려는 철학의 노력이 노장사상으로 귀결된 것”이라 소개했다.

그는 진시황에 의해 중국 천하가 통일되고 춘추전국시대가 막을 내린 것은 철학에서 법가가 승리한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도가와 법가는 객관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사상적으로 가까운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사마천이 <사기>에서 ‘노장신한열전’으로 노자와 장자의 도가사상과 신불해 한비자의 법가사상을 하나로 묶어서 소개했다고 그는 해석했다.

그는 ‘내가 원치 않는 것은 남에게 베풀지 말라’는 유교 철학의 핵심은 여전히 주관적으로 보는 허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도가와 법가는 투명하고 보편적 기준을 적용하자면서 주관성을 배제하는 논리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유가에 비해 사상적으로 주도권을 가졌다고 밝혔다.

항우와 유방의 천하쟁패도 항우의 복고적 정치와 유방의 개방적이고 실용적인 사상의 대립으로, 항우는 봉건제로 회귀하고자 했고,  유방은 군현제로 나아가고자 한 게 증거라고 말했다. 항우가 과거에 얽매인 눈으로 보고자 하는 식으로 본데 비해, 유방은 보이는 대로 봄으로써 결국 승리를 거둔 것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었다.

과연 우리는 세계의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열린 마음으로 보이는 대로 보고 있을까? 아니면, 우리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있을까?  우리는 폐쇄와 국수주의의 폐해를 뼈가 시리도록 톡톡히 겪어온 역사를 갖고 있다. 개방과 포용력이 적극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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