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외동포재단의 사진전 개최 유감
[사설] 재외동포재단의 사진전 개최 유감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13.03.16 0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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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은 모든 이벤트를 직접 개최해야 직성이 풀리나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재외동포재단이 오는 가을 세계한인의 날 행사로 재외동포사진전을 연다는 소식을 이탈리아에 있을 때 접했다. 재단은 1등상 한명에게 1백만원, 2등상 한명에게는 50만원 등 현상금을 걸고 사진을 모은다고 했다.어떤 사진을 응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으나, 세계한인의 날 때 볼거리를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사진전을 개최키로 한 것으로 여겨진다.

본지는 일찍이 재단측에 재외동포사진전을 제안한 적이 있다. 본지가 개최할 테니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는 제안이었다. 그런데 재단이 직접 이 행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현상까지 걸어 공모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내심 곤혹스러웠다.

재단이 사진전을 개최하는 것은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다. 그렇잖아도 세계한인의 날 때 볼만한 행사가 없어 재단이 고민해온 것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봐 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단이 전시회 개최와 같은 일을 직접 하는 게 능사일까? 언론사가 진행하는 것을 밀어주면 안되고, 직접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일까?

재단이 전시회를 직접 개최하자면 이벤트회사의 일을 수행해야 하고, 전문인력도 충원해야 한다. 사진을 모으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다. 우선 홍보가 되어야 하고, 한인사회의 자발성을 이끌어내야 한다. 세계 각지의 한인사회에 사진동호회나 애호가들이 있다.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면 전시회는 더욱 쉬워질 것이다.

하지만 재단의 하는 품을 보면 일을 너무 쉽게 보는 듯하다. 재단은 외교부를 통해 사진을 모아달라는 공문만 내려 보내면 작품이 모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그리고 전시회는 대행회사에 맡겨 버리면 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차제에 재단에 건의할 것이 있다. 재단이 직접 모든 일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과감하게 아웃소싱하는 방향으로 가라는 것이다. 사진전만 해도 본지가 개최하겠다고 하고, 재단에 제안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재단이 직접 사진전을 열겠다고 한 것은 이를 제안한 적이 있는 언론사로서는 섭섭한 일이다. 사진전 같은 것이야말로 그다지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말이다.

재단은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아웃소싱을 활발하게 모색해야 한다. 해외에 있는 한글학교 한군데에 연간 지원되는 돈이 불과 몇백달러에 이른다. 한 사람의 인건비만으로도 수십개의 한글학교에 지원금을 두배로 늘릴 수 있다.

본지는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한인사회의 이민 컨텐츠를 현상공모를 통해 모으는 일을 시작했다. 이민수기와 이민문학, 사진과 영상자료를 현상공모해 제1차 시상식도 가졌다. 한인회보에 대해서도 베스트한인회보상을 제정해 시상하기도 했다. 한인사회의 컨텐츠를 모으는 작업이었다. 재단은 이 같은 민간의 작업에도 애정어린 눈으로 관심을 보여주기 바란다.

재외동포재단이 모든 행사를 직접 진행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재단 일을 대신할 수 있는 민간의 활동을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것이 동포사회의 발전에 장기적으로 더 유익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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