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선수 어떻게 독일로 왔는지 들어보셨는지?”
“차범근 선수 어떻게 독일로 왔는지 들어보셨는지?”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3.05.18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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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일동 전 재독한인연합회장

 

2013 유럽한인 체육대회가 열렸던 5월11일 저녁.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각지 차세대들이 문화교류의 밤 행사를 보러 스페인 마드리드 오디토리움 호텔 1층 공연장으로 입장하고 있었을 때. 한일동 전 재독한인연합회 회장이 구수한 목소리로 말한다.

“차범근 선수가 어떻게 독일에 왔는지 아세요?” 축구 마니아인 그는 올해도 아들 한 마크스가 독일팀 대표선수로 뛰는 것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참석했다. 여전히 매일 푸시 업 400개를 하고 잠자리에 들 정도로 자기 몸 관리가 철저한 분이다.

“선수는 아니었지만 내가 젊었을 때 축구를 참 좋아했어. 우리 아들 마크스가 축구선수 에이전트로 일하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나 때문이지.” 이렇게 말하는 한 전 회장은 1970년대 초반 독일에 파독광부로 일하러 갔다. 파독광부는 196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파견됐는데, 한 전 회장이 딱 파독광부 중간세대인 것. 그는 3년 광부 계약을 마치고 자기 사업을 했다.

숙주나물을 길러 판매하는 사업. 사업이 하도 잘 돼 누나, 매형, 동생부부까지 독일로 초청해 함께 사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인사회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 아버지가 한국 축구계의 계보를 잇는 최고의 선수 조윤옥씨지. 재독한인연합회 체육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 우연히 그분이 독일에서 연수를 받도록 관리하는 일을 내가 맡았어. 우리 집에서 함께 자고, 경기장에 데려다 주었지. 지금 내 아들 마크스가 하는 매니지먼트 일과 비슷했지.”

그렇게 해서 지금은 작고한 조윤옥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독일에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윤옥 감독이 차범근을 독일로 데리고 오면서 한국축구의 부흥기가 도래했다는 게 한 전 회장의 얘기다.

“축구와 의학이 발달한 독일로 많은 선수와 감독이 왔어요. 김호, 박수일, 박승욱, 최윤택, 허윤종, 김정남 등 수백명 선수들이 우리집에서 함께 생활했어요.”

하도 그의 명성이 축구계에서는 자자해 최강희 현 축구대표팀 감독도 한일동 전 회장의 얘기를 수천번 들었을 정도였다고.

“프로야구선수들도 많이 왔어요. 심정수, 김민호, 박경환, 이호준, 김진우 선수 등이 우리집에 머물며 재활훈련을 했지요.” 한국축구가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렇게 숨은 곳에서 우리나라를 도왔던 한인들이 있었던 것. 아들 마크스도 아버지의 영향 때문일까. 좋은 축구선수를 발굴하고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일을 하고 있다. 독일 MH sports 매니지먼트 회사에 다니고 있다.

이번 유럽한인 축구대회 독일1팀 감독은 독일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신태용 전 일화감독이었는데, 온전히 마크스와의 친분으로 감독직을 맡게 됐다. 서동원 전 일화팀 선수도 유럽한인 축구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독일한인들은 숨은 곳곳에서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어요. 차범근이 최고의 선수로 활약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 주는 작은 등대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요.”
 

▲ 아들 한 마쿠스(왼쪽)와 독일팀.
▲ 신태용 전 일화감독(가운데), 서동원 선수(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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