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터뷰] 황규희 몬트레이국방외국어대학 교수
[현지인터뷰] 황규희 몬트레이국방외국어대학 교수
  • LA=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5.2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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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대학 오픈페스티벌 에서 한국부채춤 공연”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후원자를 찾는 게 좋아요.” 워싱턴DC에서 온 김영창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이사장이 대화에 끼어들며 이같이 말했다. 미주한상총연 총회 이튿날인 5월26일 LA 로텍스호텔에서 황규희 몬트레이국방외국어대학 교수와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황 교수는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 있는 국방외국어대학에서 1984년부터 한국어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미국 정규군 군인들이 그가 가르치는 학생. 사병이나 장교가 입학해 1년6개월간 한국어 등 외국어 한 과목을 집중 교육받아 직무에 투입된다고 한다.

황 교수가 학교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학교에서 매년 개최하는 오픈하우스 페스티벌 때문이었다고 한다. 국방대학의 특성상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지만, 매년 한차례 학교 오픈하우스 축제를 할 때는 주변의 공립고등학교를 비롯해 4~5천명의 외빈들이 찾아온다는 것. 학교 선전이자 신입생을 확보하는 방안이기도 한 이 오픈하우스 축제 때 황 교수는 한국 부채춤 공연을 통해 한국문화를 소개해 왔다고 한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께서 샌프란시스코총영사로 계실 때 이메일로 간곡한 부탁을 드렸습니다. 국방대학에서 부채춤을 소개하려고 하니 의상과 장비 10벌을 기증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쾌히 승낙해 주시더군요.” 이렇게 마련된 장비로 2002년부터 국방대학에서 오픈하우스 축제 때면 부채춤을 공연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을 가르쳐서 부채춤 공연을 합니다. 남학생이 많고 여학생이 적습니다. 모두 미국 군인들입니다. 이들에게 부채춤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아요. 하지만 공연을 하게 되면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합니다. 사진을 같이 찍겠다고 하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 서지요.” 2004년에는 샌프란시스코한인회 행사에도 초청받아 가는 등 외부에서 초청받아 공연을 나가는 일도 많아졌다고 한다.

“해마다 여러 곳에서 공연했습니다. 그러면서 10년이 흐르자 족두리도 헤어져서 못쓰게 되고, 옷도 낡아 헤어졌습니다. 지난해는 족두리 하나가 없는 상태에서 공연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황 교수는 새옷과 장비를 마련하고자 학교 측에 요청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어 한국의 국제교류재단와 한국문화원의 문도 두드렸다. 하지만 답은 안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한상대회 때 김경근 재외동포재단 이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사정을 설명하자 나중에 연락하라고 해서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재단을 찾아갔어요. 하지만 이사장은 물론이고 직원들까지 냉담한 반응이었습니다. 앞으로 재단을 찾지 않겠다고 다짐하고는 제 개인 돈으로 부채춤 의상을 일부 사왔습니다.” 부채춤 의상이 1인당 3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10명이면 300만원. 부채는 해마다 바꿔야 한다는 게 황 교수의 지적. 황 교수는 본지에 부채춤 의상을 협찬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같은 사정을 토로하는 자리에 김영창 이사장이 함께 했던 것.

김 이사장은 “1인당 500불씩 협찬 받는다고 치면 10명의 후원자만 모아도 의상과 장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한국에 도움을 요청할 필요가 없다. 미국에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상공회의소측에서도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부채춤 공연을 위해 노력하는 황 교수의 고민이 해결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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