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신경호 일본 국사관대학 교수
[현지취재] 신경호 일본 국사관대학 교수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7.2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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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커머, 민단으로 합류해야"...뉴커머 일본유학 1세대

 
신경호 일본 국사관대학 교수와 만난 것은 동경 가메이도에 있는 수림외국어전문학교에서였다. 일본에서 한일문화경제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강성재 회장이 신교수와 만나기로 했다고 해서 사전 기별 없이 동행해 나섰던 것이다.

신교수는 서글서글했다. 첫 대면이었으나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뜻을 분명하게 밝히는 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신교수는 “오늘은 동선이 무척 긴 날”이라면서 저녁에는 대학에 가야 한다고 소개했다.

수림외국어전문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신교수는 일본 국사관대학에서 종신직 정교수로 국제정치학을 가르치고 있다. 종신직 정교수는 일본인으로서도 쉽지 않은 자리. 50대 초반인 그가 학계에서도 남다른 깊이가 있다는 얘기다.

신교수는 1983년 일본 동경으로 유학을 갔다. 당시 유학생 수는 동경을 통틀어 150명 가량이었다고 한다.
“재일교포 1세대들이 무척 반가워했어요. 누가 어디서 왔는지를 다 꿰고는 고향사람 왔다며 불고기도 사주시곤 했지요.”

일본으로의 유학생이 많아지는 것은 88 서울올림픽 전후해서다. 신주쿠민단단장을 지낸 오영석 처가방 회장이나, 재일본한국인연합회장을 지낸 조옥제 박재세씨도 이때 일본으로 유학 온 케이스라고 한다.

신교수는 유학시절 수림재단 김희수 이사장을 만난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이사장은 신교수의 후견인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위에 걸린 사진이 고 김희수 이사장님이지요?” 교장실에 걸린 사진을 가리키며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신교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교수는 2009년 설립된 수림문화재단 상임이사를 맡아 문화교육 후원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수림문화재단은 삼성꿈장학재단, 관정이종환교육재단과 더불어 기금이 1000억원을 넘는 국내 3번째 규모의 장학재단이다. 지난해 설립자인 김희수 이사장이 타계하면서 재일교포인 하정웅씨가 이사장직을 이어받았다.

신교수가 교장을 맡고 있는 수림외국어전문대학은 1988년 설립된 2년제 대학이다.한국어를 전공하는 일한통역번역학과와 중국어를 전공하는 일중통역번역학과, 그리고 일본어를 전공하는 일본어학과로 이뤄져 있다. 학생 60%가 일본인이고, 한국과 중국 학생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신교수를 찾았을 때 그는 학생들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그와의 대화는 한인회를 화제로 해서 시작됐다. 뉴커머들로 이뤄진 재일본한국인연합회는 신구 집행부간의 불화끝에 지난 4월 회장이 전격 사임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는 등 진통을 겪고 있었다.

“해외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재일동포의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이들은 새로 일본에 와서 정착하는 한국인들에게 비빌 언덕이 됩니다.”신교수는 한인회가 독자단체로 독립노선을 걷기보다는 민단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회를 만들어야 한다 아니다고 할 때부터 저는 민단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어요.”민단에는 오랜 경험과 튼튼한 조직, 그리고 각 지역에까지 민간회관을 갖추고 있는 물적 토대가 있다는 것이다.이것을 활용하면서 올드커머 뉴커머가 협력하는게 일본에서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서는 더 나은 방법이라는 게 신교수의 주장이다.

“새로운 단체를 만들고 유지하는 문제로 티격태격하면서 힘을 소진할 필요가 없잖아요.”이렇게 말하는 신교수는 “신주쿠 중심으로 한인회를 조직해 운영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수도권 다른 지역의 한인들의 힘을 결집하지 못하고, 교수나 연구활동을 하는 사람, 전문직들을 묶어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직 인사들이 모이는 재일본한국인연구자모임(회장 유혁수 요코하마대교수)도 한인사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교수나 전문직 사람들도 한인사회를 위해 지식기부를 할 수 있어요. 강연을 할 수도 있어요. 뉴커머 올드커머가 서로 어울리는 자리라면 더 좋겠지요.”

신교수와의 대화는 여기서 일단락됐다. 그는 학교로 가야 하고, 기자는 민단에서 열리는 행사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신교수는 헤어지는 길에 수림외국어전문대학 앞의 무궁화 앞에서 사진 포즈를 취했다. 

 
 
 
강성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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