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사랑주의' 실천하는 김진경 연변과기대 총장
[현지취재] '사랑주의' 실천하는 김진경 연변과기대 총장
  • 연변=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9.0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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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과기대서 만나 대화... 평양과기대 펀딩과 교수 리크루트에도 매진

 
연변과기대 김진경 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그를 찾는 전화벨이 끊임없이 울렸다. 그중 무척 인상적인 전화가 있었다.  평양에서 스웨덴으로 유학가는 학생 두명과의 대화였다. 평양과기대 출신이라고 했다.

원래 4명이 출발하기로 했으나 두명만 먼저 간다고 했다. 주디라는 평양과기대 교수가 인솔해 그날 평양에서 북경으로 닿았다고 했다. 김진경 총장은 평양과기대 총장도 겸하고 있다. 김총장은 영어로 이뤄진 주디 교수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물건도 사주고, 특히 크레디트카드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라고 지시했다.

평양과기대에서도 학생들이 식당와 매점을 이용할 때 크레디트카드와 같은 것을 쓴다고 한다. 이 같은 신용카드 시스템과 용법을 알려주라고 한 것이다.

“평양과기대에서 서방에 유학보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영국 등에 여러 명이 나가 있습니다.” 모든 비용은 평양과기대가 부담한다. 평양과기대운영을 위한 펀딩이 김진경 총장의 일인만큼 사실상 그가 책임진 셈이다.

“서방사회에서 놀라는 것은 어떻게 평양에서 학교를 세우도록 허락했느냐는 것입니다. 서방에서는 북한을 악마의 제국처럼 보고 있잖아요.” 김진경 총장은 이슬람사회조차 그의 활동에 찬탄의 눈길을 보내왔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영연방 모임에서 연설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강연이 끝나자 무슬림권에서 강연초청을 해왔습니다. 무슬림 헤드쿼터로 와서 강연을 해달라고 했어요.”

무슬림 헤드쿼터의 이름은 ‘어떻게 복수할 것인가(How to be opposition)’라고 했다. 이렇게 말하는 김총장은 자신이 자본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아닌 사랑주의자라는 것을 무슬림까지 인정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자가 김진경 총장을 만나보자고 생각한 것은 지난 8월 중순 이승률 평양과기대 부총장 겸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이 개최한 제1차 통일경제 워크숍에 참여한 후였다. 이 행사에는 평양과기대의 강모세 의학부 부총장과 김필주 농식품공학부 학장도 참여해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그래서 연길두만강투자무역박람회에 참가하자고 8월27일 연길공항에 내리자 마자 연변과기대로 무작정 찾아갔던 것이다. 양대언 사회교육원장이 김총장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평양과기대는 대학원대학입니다. 북한 사회로 봐서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이 들어옵니다. 해외 10여개국 85명의 교수들이 평양에 들어가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핀랜드 아일랜드 등 미주와 유럽의 교수들입니다.”

평양과기대에는 북한인 교수가 없다고 했다. 김총장은 교수 리크루트도 자신의 업무라고 소개했다. 이들 서방 국가의 교수들이 북한의 미래를 짊어질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을 키워낸다고 말했다. “한국도 외국에 대학을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평양과기대를 열도록 해줬고, 외국인 교수들이 영어로 모든 과목을 강의합니다. 그게 평양과기대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김진경 총장은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에게도 큰 감사를 표했다. “박찬모 총장님께 평양과기대를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흔쾌히 받아 주셨습니다. 평양과기대가 개교하던 날 바로 포항공대(포스텍)를 떠나서는 평양과기대 명예총장을 맡아 북한의 후학을 키우는데 힘을 쏟고 계십니다.”

김총장은 MB정부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한테 한국교수들의 평양과기대서 강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그는 지금도 한국 정부가 허락하면 한국의 교수들의 평양과기대서 강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경 총장은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주의자라고 소개했다. 길을 가다 강도를 만나 죽어가는 사람을 다른 사람들은 모두 지나쳤으나 선한 사마리아인만은 내려서 다친 사람의 상처를 싸매고 주막으로 데려가 주인에게 치료해주라면서 돈까지 주고 갔다는 것이다. 이처럼 실천하는 사랑이 이념을 떠나 세상을 하나라 묶고 남북도 통일시킨다는 것이 김진경 총장의 생각이다.

김진경 총장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철학과 생애를 담은 사랑주의라는 책을 펴냈다. 홍성사에서 출판한 것으로 허련순씨가 저자다. 그는 이 책을 기자 및 기자와 함께 간 문용철 연변도토리회사 사장에게 선물하면서 직접 서명을 했다.‘연변과기대, 평양과기대 설립 총장 김진경이 국경과 이념을 넘어가고자 하는 나라’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휴스턴 스미스의 다음과 같은 글로 시작된다.

“이 세상은 하나의 다리일 뿐이다. 이 세상을 그냥 건너가라. 이곳에 당신의 집을 지으려 하지 마라.” 무소유의 법정 스님을 떠올리게 하는 글귀다. 대화중 김진경 총장은 사랑은 주는 것이란 말을 수차례 했다. 사랑주의의 핵심은 주는 것이라는 말이다. 남김없이 주고 가는 게 뜻있는 인생이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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