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이젠 그만~”
“히잡, 이젠 그만~”
  • 대전=강영주 기자
  • 승인 2013.09.05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김진경 바쿠한글학교 교장, 코윈 대회에 아제르바이잔 지역 한인여성 처음 참여
▲ 김진경 바쿠한글학교 교장

천일야화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하녀 모르지아나가 멋진 칼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정숙하게 히잡(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스카프)을 썼지만 역동적으로 춤을 춘다. 그리고 도둑을 칼로 죽여 주인 알리바바의 목숨을 구한다. 이슬람 여자들에게 히잡이란 어떤 느낌일까? 여성을 조신하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내면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일까? 구속일까 보호일까? 특히 공식적으로 히잡을 쓰는 것에 대한 문제는 이슬람사회와 비이슬람사회가 충돌하면서 여전히 뜨거운 이슈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 국가지만 공식적으로 정부가 히잡을 못 쓰게 하네요. 현지 분위기가 사뭇 유럽 같습니다.”

2013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개회식이 열린 8월23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컨벤션센터 로비에서 김진경 아제르바이잔 바쿠 한글학교 교장을 만났다. 아제르바이잔은 동쪽으로 카스피 해, 북쪽으로 러시아, 서쪽은 조지아, 남쪽은 이란과 접하고 있다.

코윈대회는 2001년부터 시작하여 올해 13년째 맞았다. 이번 대회에 37개국의 사회·경제·문화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외 한인 여성 55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아제르바이잔 지역의 한인여성이 처음을 참여해 화제가 됐다.

아제르바이잔에서 히잡에 관한 논란은 학교를 가고 싶어 하는 학생과 가지 못하게 하는 부모들이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2011년 9월에 발생한 이 사건은 학교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했기 때문에 발생했다.전통을 고수하는 부모들은 학생들이 히잡을 쓰지 않은 한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히잡을 쓰는 전통에 변화가 있는 것 이외에 김 교장은 또다른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한국에 대해서는 열광하죠.”

이곳에서도 역시 한류열풍이 분다. 한국 전자제품, 가전제품, 자동차 뿐 아니라 강남스타일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생들을 비롯한 현지인들이 ‘한사모(한국을 사랑하는 모임)’를 만들었다. 이곳에 200여명의 회원이 모여서 한국 문화를 배운다. 한국어를 배우고 케이팝(K-POP)을 즐기며 잡채, 불고기, 떡볶이 등을 차리고 파티를 연다.

“한국 문화를 왜 따라하겠어요? 좋으니까 하지요.”

그는 아제르바이잔이 소련 연방에서 독립하면서 남편과 함께 새로운 지역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남편은 아제르바이잔어-영어 사전을 편찬했다. 요즘 한국인 수요가 많아져서 아제르바이잔어-한국어 사전도 준비 중에 있다. 김 교장은 바쿠한글학교를 운영하며 한인자녀 교육에 힘쓰고 있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난 김 교장은 요즘 1살 반과 2살 남자 한국 아이를 입양하여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국 문화와 비슷한 면이 있어요. 연락도 없이 집에 방문해도 되요. 보안이 비교적 안전합니다.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바쿠한글학교는 
바쿠한글학교는 1998년 2월13일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한인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문을 열었다. 5명의 학생으로 시작해서 현재 50여명으로 성장했다. 10여명의 교사가 있으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수업을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10시~1시까지 수업이 있고 사물놀이, 디자인, 태권도 등의 특별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 한글학교 학생이 재외동포재단의 ‘재외동포문학상’에 응모해 청소년부에서 최우수상과 장려상을 탔다. 일기쓰기, 산문집 발행 등 글쓰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오는 10월29일부터 31일까지 스토리텔링 워크숍, 12월14일 말하기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