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교과서는 원래 수정 보완해야 하는 것
[시론] 교과서는 원래 수정 보완해야 하는 것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3.09.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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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에서 발행하는 ‘한국사’가 매스컴의 각광을 받고 있다. 너무 유명세를 많이 타는 통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저자들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교과서만 아니라면 이 정도의 매스컴을 타더라도 대히트를 칠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된 것은 이 교과서를 흠집 내기 위해서 일부 좌파단체들과 언론이 합작했기 때문이다.

안중근을 테러리스트, 유관순을 여자 깡패로 표현했다는 일방적인 발표가 나가자 아무 것도 모르는 일반국민들조차 흥분했다. “이런 나쁜 놈들이 있나? 안중근과 유관순은 우리 국민 모두가 존경하고 추모하는 인물인데 어떤 놈이 이 따위 글을 썼단 말이냐?” 그러나 이것은 실체가 없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실제 교학사의 한국사에는 안중근이 이등박문을 쏴죽이고, 유관순은 3.1만세운동에 앞장섰다가 서대문 감옥에서 옥사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저의에 교과서 저자들은 하루아침에 매국노가 되고, 출판사는 다른 교과서까지 불매운동이 일어날 것을 염려하여 한국사를 버리려고까지 했다. 공산당 식 억지주장에 녹아날 뻔 한 것이다. 물론 우파에도 매카시즘이라는 일방적 표현방법이 동원되는 수가 있지만 이번 교과서 문제는 특히 악의적인 면이 없지 않다.

안중근과 유관순을 못되게 표현한 것은 일본 극우파에서 발행한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치를 떤다. 특히 반인륜적 행위를 자행한 전쟁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지도자들의 철저 부인은 조소의 대상이다. 오죽하면 피해 당사국이 아닌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위안부 소녀상을 제작하여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있을까.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유력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한 술 더 떠서 “위안부라는 표현보다 성 노예라고 말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다. 이처럼 역사에 대한 인식은 바르고 옳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용어 하나에도 신경을 써서 사실(史實)과 가장 근접한 표현을 쓰려고 노력하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교학사 발행 한국사가 어느 정도 올바른 해석으로 역사를 기술했는지 전체적으로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나왔던 다른 교과서와는 약간 다른 눈으로 기술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동안 발행된 역사교과서들은 좌파정권의 영향력 때문이었던지 일방적으로 좌파적 시각에서 역사를 기술해왔다. 더구나 전직 대통령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편집으로 역사가 아닌 개인 선전물로 전락하는 낭패를 맛보게까지 하고 있어 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런 소용돌이가 계속되자 교육부는 현재 심의를 통과한 8종의 역사교과서 전부에 대해서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내용을 수정 보완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서 교학사를 제외한 다른 7종의 저자들과 출판사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한번 심의를 통과했으면 됐지, 두 번 세 번 심의를 계속한다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이는 교학사 교과서의 폐기를 주장하던 좌파단체가 수정 보완한다면 대폭 내용이 바꿔질 것을 염려해서이며, 특히 교학사 교과서 폐기가 불가능해지는 사태가 올 것을 염려해서다. 그러나 한번 심의에서 통과되었다고 하더라도 완전무결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 역사교과서다. 문제점이 생기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만 비교적 완전한 교과서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바꿀 수 없다는 태도는 비뚤어진 역사의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집필한 저자들이 9월17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정 보완’을 약속한 것은 신선하다. 공주대학교 이명희교수와 한국학중앙연구원 권희영교수 등 저자들은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이갑산, 바른역사 국민연합 김춘규,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최미숙 등 활동영역이 넓은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통하여 2시간이 넘는 의견교환을 나눴다.

관심의 초점이 된 역사교과서 문제여서 신문 방송 대부분이 열띤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관심의 대상이 될 정도였다. 유감스러운 것은 이처럼 취재경쟁이 치열했던 것에 비해 보도는 너무 간략했다. 제대로 된 언론 데스크라면 상투적으로 되풀이되는 민주당 노숙투쟁이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채동욱 혼외아들 문제보다 우리 역사의 근본을 더듬어보는데 더 큰 기사배려가 있어야 했던 것이다.

필자는 플로어 질의를 통하여 4.19혁명에 대한 집중적 의견을 피력했다. 교학사 교과서가 마산 부정선거 규탄데모에서 경찰의 발포로 7명이 죽고 4.19혁명 당시 186명의 사망자와 650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누락한 문제를 따졌다. 또 4.19혁명의 마무리 수순이 되었던 교수데모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 한마디 기술이 안 된 것은 혁명에 대한 인식부족 아니냐고 다그쳤다.

지나치게 축소한 문제점을 지적하자 이명희와 권희영은 즉석에서 보완을 약속했다. 교과서 수정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역사란 과거의 발자취를 더듬어 사건과 인물에 대한 해석과 평가를 내린다. 지배자보다는 피지배자의 입장에서 봐야만 올바른 역사관이 정립된다. 이번 파동을 계기로 좀더 발전적인 역사관의 정립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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