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권 고베총영사 “공관-동포단체 갑을관계 끊을 것”
이성권 고베총영사 “공관-동포단체 갑을관계 끊을 것”
  • 오사카=이석호 기자
  • 승인 2013.09.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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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공공외교를 펼치기 위해서는 현지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고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이성권 고베총영사를 9월28일 오후 일본 오사카 시내, 나니와호텔에서 만났다. 이 총영사는 토요일임에도 돗토리현에서 마련한 한 행사에 참가한 뒤, 곧바로 나니와호텔을 찾았다. 돗토리현은 47개 일본 현 중에서도 가장 인구가 적은 현이다. 56만명이 살고 있다. 고령화가 돗토리현에서 최근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돗토리현이 오사카에서 관련 행사를 열면서 이 총영사를 초청한 것이다.

“고베총영사관은 효고, 오카야마, 돗토리, 가가와, 도쿠시마를 관할합니다. 주말이라도 행사가 있으면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재일동포들과 관련한 행사가 아니어도 일본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만 있다면 현장을 찾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관계가 안 좋다는 말이 많습니다. 정치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총영사관이 현지 시민들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고베총영사는 오사카, 동경 다음으로 관할지역이 넓다. 관할지역 재외동포 수는 약 6만2천명. 이중 돗토리현에 있는 동포수는 1천200명뿐이지만, 공공외교를 위해서는 총영사관이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부임하면서 총영사관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노력했습니다. 일부 총영사관들은 동포들에게 갑을관계에 있는 것처럼 대한 게 사실이지요. 이러한 관행을 끊고자 했습니다.” 마치 총영사관이 ‘갑(甲)’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것. 이 총영사는 지난해 9월 고베총영사관으로 부임했는데, 민단 등 관할지역 동포단체들과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열고 있다고 했다. 비정기적으로 이를 시행할 경우 지키지 못할 수가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정기 간담회 날짜를 정하고 있다는 것.

“문화행사를 동포단체들과 함께 개최하고자 합니다. 도쿠시마현에서 열린 퍼레이드 행사에는 한국인 부채춤 무용단이 참가하도록 민단과 함께 힘을 합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유일한 외국 참가팀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성권 총영사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04년부터 4년간 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국회의원이 총영사로 임명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당시 최연소로 국회에 입성해 화제가 됐다. 그는 2004년부터 4년간 일본 와세다 대학원에서 수학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일본 국회의원 고노타라의 비서활동을 하기도 했다. 고베총영사로 활동하기 전에는 코트라, 청와대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는 정통 외교관이 아니다. 구상찬 상해총영사처럼 대통령이 직접 발탁해 총영사가 됐다. 정치인 특유의 유연성과 리더십이 있다는 말이다. “어제 부산에서 공부하는 한국학생 45명이 일본에 왔습니다. 특강을 해 달라는 요청에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가까워질 수 있는 활동이라면 어느 곳이나 참여하고자 합니다.”

그는 외교부 출신이 아니지만, 사회에서 직접 부딪히며 체득한 경험을 장점으로 살려 총영사로 활동한다면 총영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총영사관 문턱을 낮출 수 있는 데 유리하고, 동포단체들과 갑을관계를 깰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말이다. 이성권 총영사는 총영사 3년 임기를 마치면, 총영사로 해외교민사회를 이끈 경험을 살려 국회로 돌아가 정치에 반영할 꿈도 버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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