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직도 ‘맨발의 꿈,’ 김신환 축구감독
[인터뷰] 아직도 ‘맨발의 꿈,’ 김신환 축구감독
  • 대전=강영주 기자
  • 승인 2013.10.01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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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축구학교를 위해 후원바랍니다.”
▲ 김신환 동티모르 유소년축구대표팀 감독

안정환(丸)이라는 특효약, 이천수(水)라는 약수 등으로 구성된 한국국가대표 축구팀, 태극 전사가 2002년 월드컵 경기에서 4강의 신화를 만들어 냈다. 바로 히딩크 감독의 마법 아래서. 당시 한국에서는 연고주의가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는 사회로 패러다임을 바꿨다고까지 칭찬을 하면서 네덜란드인 히딩크 감독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히딩크 감독이 12살까지 살았다는 집에는 그가 ‘형제 5명 중 셋째로 태어났고 이 집 뒷마당에서 축구를 했다’는 안내문이 붙여졌다.

히딩크에 대한 이러한 기억이 있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동티모르 히딩크인 김신환 축구감독의 인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김신환(丸) 감독에게 어떤 성공의 특효약이 있었던 것일까?

“나를 버리고 남을 위해 봉사한 것이 비법이지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 스스로도 함께 성장했습니다.”

10여 년째 동티모르에서 선수를 지도하며 축구 붐을 일으키고 있는 김 감독이 말했다. 그는 1981년부터 88년까지 현대자동차 축구팀 선구로 활동했다. 은퇴 후 연이은 사업 실패를 겪던 중 전쟁의 폐허 속에서 축구를 하는 동티모르인들을 발견하고 그들과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동티모르에서 선수들을 지도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2004년 일본 히로시마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유소년 축국대회’에서 6전 전승한 신화는 유명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2010년 6월에 ‘맨발의 꿈’ 영화로 제작됐다. 김 감독은 그 영화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동티모르에서는 김 감독이 다리가 다쳤을 때 신문1면에 나올 정도이다.

그는 이번에 한국가스공사의 초청으로 동티모르 팀을 이끌고 전지훈련에 차 방한했다. 그리고 ‘2013 세계한민족축전’에도 참여했다. 명랑 운동회가 한창인 9월30일 대전 한밭체육관 로비에서 그를 만났다.

“‘맨발의 꿈’ 영화를 촬영한다고 6개월간 정신없었어요. 영화를 찍느라고 운동을 못해서 영화 찍은 선수들이 축구를 잘 못하죠.” 김 감독은 외부로 보여 지는 인기가 아닌 실생활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야기가 영화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는 좋은 기회였지만, 그 후에 침체기도 겪었어요.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고 다시 훈련에 몰입했습니다.” 훈련과 함께 필요한 것은 역시 후원이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금세 달아오르다가 쉽게 식는다고 했다.

“잘 나갈 때는 후원이 넘칩니다. 그렇지만 시들어지면 어려워지지요. 이것이 정상이구나 생각하면서 미리 준비를 합니다.”

이번 방한에서 김 감독이 이끄는 동티모르 티모르-레스테팀이 8월13일 폐막한 ‘경주화랑대기 전국초등학교 유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7경기 전승과 무실점의 기록을 세웠다. 김 감독은 어떤 점을 중점에 두고 훈련을 할까?

“동티모르 아이들은 몸이 유연합니다. 브라질 선수들과 비슷하지요. 이렇게 좋은 신체 조건에 필요한 것은 정신력입니다. 한국식으로 가르치죠. 끝까지 견딜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것입니다.”

동티모르에서 아이들이 그만 두겠다는 말도 없이 갑자기 훈련에 안 나온다. 그러면 축구를 안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부모들의 접근도 금지하면서 축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들을 하나하나 관찰하며 개인들의 문제점을 집어줬다. 현재는 선수 선발 때마다 500여명의 아이들이 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할일이 태산 같아요. 앞으로 축구특성화 학교를 만들 계획입니다. 현재 동티모르정부와 협상 중이죠. 한국에서 건물 짓는 것을 후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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