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운봉 파리한글학교이사장
[인터뷰] 고운봉 파리한글학교이사장
  • 파리=정주희 기자
  • 승인 2013.10.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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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싶습니다.”
▲ 고운봉 파리한글학교이사장

“‘할아버니, 할아버지 물 주세요.’라고 말하는데, 아이고 제가 그 말에 넘어갔어요. 고놈들한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고운봉 파리 한글학교 이사장은 무섭고 근엄한 이사장이 아닌 멋있고 자상한 할아버지였다.
그는 지난 4월 파리한글학교 이사장에 오른 후 학교의 틀을 잡는데 힘을 쓰고 있다.

40여년의 전통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로고는 물론 교기 하나 없었던 파리한글학교에 요즘은 교기가 펄럭인다. 교가도 준비 중에 있다. 몇 달 뒤면 파리한글학교에 아이들의 우렁찬 교가도 들릴 예정이다. 한글학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이사장의 희생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라며 각오가 대단했다.

“교사들의 열정에 비해 환경이 너무 열악합니다. 교장이 할일과 이사단이 할일이 분명히 다른데, 지금까지 선생님들끼리 너무 애를 썼어요.”

매년 학교 대여 연장 문제로 애를 태우는 파리한글학교의 실정이 그저 안타깝기만 한 고 이사장은 학교에 관한 모든 협상과 타협은 본인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프랑스에서의 삶이 45년, 그래서 프랑스가 한국보다 더 익숙하지만 단 한 번도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은 잃지 않고 살았다는 고 이사장은 한글학교 학생들의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을 찾고 지키며 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한다.

잦은 만남을 유도해 이사들과도 원활한 소통을 하고, 이사들이 적극적으로 학교 후원을 아끼지 않도록 분기별 학교 소식지 발간도 할 예정이다. 그는 내년이면 70세이지만 현재 프랑스 위성제작을 하는 thales사의 고문으로 현직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요즘은 시간만 나면 두 살 된 손자와 한국어로 말을 걸며 놀아 주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는 그는 은퇴준비를 하고 있다.

“평생 하고 싶었던 사업이 교육 사업이었고, 그래서 요즘 행복합니다. 우리 손자들도 다닐 파리한글학교가 더 많이 발전되었으면 합니다.”

그의 마지막 꿈은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파리에는 한글학교가 두 군데가 있습니다. 저는 파리한글학교 이사장이지만 제가 이사장직에 있는 동안만큼은 모두 다함께 어우러져가는 모습, 한국어가 많이 보급되고 교민들의 단합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교두역할을 해 보겠습니다.”

고 이사장은 앞으로 파리 교민 사회를 이끌어 갈 차세대들의 멘토 역할도 자처했다. 그의 열정과 에너지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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