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봉 디자이너 “한국,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 배출해야”
[인터뷰] 이상봉 디자이너 “한국,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 배출해야”
  • 강영주 기자
  • 승인 2013.11.19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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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한인 패션업계, 한국과 연결 필요”

▲ 이상봉 디자이너 (사진=Lie Sang Bong)

원앙과 기러기가 장식된 신방에 신랑신부가 들어가면 동네사람들이 문 밖에 하나 둘 모여든다. 서성거리고 있다가 누군가 문풍지에 침 발라 구멍을 뚫는다. 킥킥거리며 웃는 소리에 신랑신부가 긴장을 푼다. 얼굴도 보지 않고 만난 남자와 여자가 처음으로 한 방에 있다는 것은 어색하다. 구멍을 뚫는 것은 이 서먹한 분위기를 깰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러한 호기심과 해학이 담긴 ‘문풍지 구멍’이 2013년 패션계에 등장했다.

“이번 시즌에 판매되고 있는 옷은 창살 무늬죠. 침을 묻혀 구멍을 뚫었던 스토리가 담겨있습니다.”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이상봉 디자이너를 11월15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이상봉 매장(Lie Sang Bong Paris)에서 만났다. ‘창살’은 지난 ‘2013 춘계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였다. ‘창살’ 모양의 옷에 검은 마크가 침으로 뚫은 구멍자국이다.

“창살의 모양이 체크무늬예요. 서양에서 예로부터 많이 쓰이는 체크무늬가 우리나라에서도 있었습니다.”

그는 이 밖에도 무궁화, 단청, 한글 등으로 패션계에 한국적인 수를 놓고 있다. ‘창살’에 이은 ‘무궁화’ 콘셉트는 2014 S/S 파리, 서울 컬렉션에서 이어졌다. 창살과 무궁화 무늬는 의류 뿐 아니라 안경테에도 고스란히 들어갔다. 그는 지난해부터 ‘Lie(라이) 아이웨어’를 선보이고 올해 4월 대구국제안경전에서 안경을 출품했다. 그리고 2005년부터 시작한 한글 무늬는 이미 이상봉 디자이너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고 있다.

“한글이 한류의 중심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문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소중한 것이지요.”

그는 한글과 관련해서 한글학교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해외 한글학교가 미미했지만 이제는 어떤 곳은 입학하기 위해 커트라인이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디자이너는 올해 10월30일에 열린 ‘2013 세계한상대회’에서 참가해 미국, 남미 등지에서 온 한인 패션 종사자들을 위한 특강을 했다.

▲ 창살 무늬 의상, 구멍자국 디자인도 보인다.(왼쪽), 한글 무늬 의상(오른쪽)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의 남미에서 한인들의 패션은 아직 주류는 아니고, 한국의 동대문 시장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한인 패션의 발전에 대해 조언을 했다.

“남미 쪽의 시장이 한국 패션과 교류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고급화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아의 중심이 된 한국 패션에 대해 덧붙였다.

“아시아 각국의 컬렉션을 비교해 봐도 그렇죠. 중국은 지역별로도 다양하고 아직은 수준이 미치지 못하고 일본은 경제도 침체되고 패션도 침체됐네요. 아시아 모델들이 한국으로 오려고 합니다.” 이어서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이제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대접받기 때문에 국내에 있거나 해외에 있으나 활동하는데 별 차이가 없어요.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신진디자이너들이 실제로 활동할 수 있는 무대입니다. 마케팅도 잘 활용해서 한국 자체에서 세계적인 스타를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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