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53] 도량형의 단위와 세는 단위
[아! 대한민국-53] 도량형의 단위와 세는 단위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3.11.2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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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사랑의 쌀 한 줌 모으기’라는 행사가 있다. 집집마다 쌀을 조금씩 모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행사다. 이때 ‘한 줌’은 얼마나 되는 양일까. 보통은 한 주먹으로 쥘 수 있는 양으로 알고 있지만, ‘줌’이란 말은 넓이를 나타내는 우리 고유의 전통단위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지역마다 달랐던 길이, 넓이, 부피, 무게 등을 나타내는 다양한 전통 단위를 정비하였다. 쌀로 세금을 냈으니 단위가 다르면 불공평한 과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어리석은 백성이 쉽게 속을 수도 있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길이의 단위를 ‘자’라고 하였는데, 1자는 오늘날 38.86cm에 해당하는 길이다. 1줌은 가로 1자, 세로 1자에 해당하는 넓이다. 1줌을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약 0.15제곱미터 정도다. 줌보다 넓은 면적단위가 ‘짐’인데 1짐은 가로, 세로가 10자인 넓이이니까 100줌이 1짐이 된다.

그러나 미터법이 들어오면서 대한제국 법률 1호로 전통단위들은 미터로 정했는데 1줌은 1제곱미터, 1짐은 100제곱미터로 하였다. ‘자’는 30.3cm로 정했다. 한 평은 가로세로 6자가 되는 넓이이므로 3.3제곱미터가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고기는 한 근을 단위로 하는데 이는 600g이다.

사물을 세는 단위도 재미있다. ‘두름’은 조기 따위의 물고기를 20마리 두 줄로 엮은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산나물을 열 모숨 정도로 엮은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갓’은 굴비 따위의 고기 10마리나 고사리 고비 따위의 10모숨을 가리킨다. ‘강다리’는 쪼갠 장작 100개비를 한 단위로 이르는 말이다. ‘거리’는 오이, 가지 따위 50개, ‘고리’는 소주 10사발을 한 단위로 일컫는 말이다. ‘꾸러미’는 달걀 10개를 꾸리어 싼 것이고, ‘담불’은 벼 100섬을 이르는 말이다.

‘동’은 한 덩이로 묶은 것을 말하는데, 피륙은 50필, 떡 10장, 붓 10자루, 무명과 베 50필, 백지는 100권, 조기나 비웃(청어)는 2000마리, 생감은 10접, 곶감은 100접, 볏짚은 100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접’은 100개를 일컫는 말이다. ‘모숨’은 모나 푸성귀처럼 길고 가는 것의 한 주먹쯤 되는 분량이고 ‘뭇’은 생선 10마리, 미역 10장, 자반 10개를 이르는 단위다.

‘바리’는 마소에 잔뜩 실은 짐을 세는 단위다. ‘손’은 고기 두 마리를 이르는 말이며, ‘쌈’은 바늘 24개, 금 100냥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제’는 탕약 스무 첩이다. ‘죽’은 옷, 신, 그릇 따위의 10개, ‘채’는 한약을 지어 약봉지에 싼 뭉치요, ‘켤레’는 신, 버선, 방망이 따위 둘이 있어야 짝이 되는 것을 세는 단위다. ‘쾌’는 북어 20마리, 엽전 10꾸러미 곧 10냥을 한 단위로 세는 말이다. ‘타래’는 실, 고삐 같은 것을 감아 틀어놓은 분량의 단위이고, ‘토리’는 실뭉치를 세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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