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만평(三江漫評)-35] 중국과 이슬람교
[삼강만평(三江漫評)-35] 중국과 이슬람교
  • 정인갑<북경 전 청화대 교수>
  • 승인 2013.12.02 0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은 테러가 없는 안정된 오아시스라고 자부해 왔지만 점점 옛말로 되어가고 있다. 몇 년 전 신강 우루무치의 대형 폭란에 이어 작은 충돌이 자주 생기더니 지난 10월28일 천안문광장의 지프 폭발 테러사건에 5인(테러분자 포함)이 죽고 40인이 부상당했다. 모두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이 저지른 테러이다. 이 기회에 중국의 이슬람교를 짚어보기로 하자.

이슬람교는 약 서기 651년부터 중국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중국과 무역거래를 하는 서역상인, 당나라를 도와 안사병란을 진압하러 왔던 서역군인, 서역포로병이 이슬람교의 최초 신자였다. 이들이 중국에 주저앉아 몇 개 소수민족으로 됐으며 후에 일부 서역인과 혈연관계가 있는 서북 민족들이 이슬람교에 가담했다. 중국에 세계 3대 종교의 신자가 다 있지만 그중 이슬람교 신자만은 거의 외래 민족들이다.

중국에는 이슬람교 신자가 약 1천811만명이나 되는데 이는 전 세계 이슬람교 신자의 2.3%를 차지하며 국가별 이슬람교 신자 수 랭킹 10위권 안에 든다. 다른 종교와 달리 이슬람교만은 민족성을 띄었는 바 회족, 위글족, 하사커족, 커얼커즈족 살라족, 타지커족, 동향, 우즈베커족, 보안족, 타타얼족 등 모두 10개 민족이 이슬람교를 신앙한다.

이슬람교를 믿는 10개 소수민족은 거의 민족 전체 성원이 다 믿는다. 심지어 공산당원들도 예배에 참가한다. 공산당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은 우선 유물론자여야 하는데 이 10가지 민족에는 이 원칙이 지켜지지 못한다. 어느 공산당원이 예배에 참가하지 않았다가는 이내 그 민족에서 소외되고 왕따 당하여 발을 붙이고 살 수 없다. 이는 다른 종교나 다른 민족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른 민족의 어느 공산당원이 종교를, 이를테면 기독교를 믿으면 공산당 조직에서 찾아가 마르크스와 예수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역사적으로 서북 이슬람교 민족과 중앙정부와 마찰이 심했다. 가장 전형적인 예로 청나라 말기 1864년부터 신강 여러 소수민족이 선후로 폭동을 일으켜 소형국가(할거정권)을 세웠다. 1874년부터 시작하여 청나라 좌종당 장군이 상기 할거정권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였다. 역사적 원인 때문인지, 아니면 이슬람교 교리 때문인지 각 이슬람교 소수민족과 중앙정부간은 시종 그리 화목한 편이 아니었다. 중공정부가 들어서서부터 정책적으로 무마공작을 꾀나 잘 한 편이므로 반세기간 큰 충돌은 없었지만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마찰이 심했다.

1980년대에 세계는 이데올로기의 냉전체제가 해소되고 문화충돌의 시대로 진입하였다. 현재 세계 이슬람교와 기독교 간의 충돌에 중국은 어떤 입장을 취하는가 하는 도전을 받고 있다. 기독교 편에 서면 이슬람 국가의 반발은 물론이고, 근 2천만 명의 국내 이슬람교 신자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하여 이슬람교 국가의 테러와 선을 긋지 않을 수도 없다.

중국은 이스라엘과 우호적인 관계이다. 이스라엘은 사회주의 국가에 최신무기수출을 금지하는 17개 서방선진국의 파리통제위원회(Co-Ordinating Committee for Export Control) 성원국이 아니므로 서방국가의 최신무기 기술을 이스라엘이 중국으로 흘렸다는 설이 있다. 이스라엘과 가까우면 아랍국가와 등질 위험이 있지만 중국은 교묘한 외교술법으로 이 양자와 모두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는 전쟁에서도 중국은 아랍국가 및 미국과 모두 등지지 않으려는 노력에 고심하고 있으며 역시 지금까지 무사히 지냈다.

문제되고 있는 것은 다만 이슬람교의 극단주의자들이 구소련의 5개 이슬람 국가, 아프가니스탄, 신강 위글족자치구 등을 통합하여 동투루키스탄이라는 나라를 세운다며 중국 신강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천안문 지프 폭발 테러사건도 투르키스탄이슬람당이 저들이 저질은 일이라고 자칭하고 나섰다.

서기 6세기 중반부터 7세기기 중반까지 중국 서북 신강으로부터 서아시아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에 투르키란 유목민족의 강대한 나라가 있다가 당나라의 공격을 받아 고종 때 와해되었다. 1933년 11월 12일 신강 위글족이 카스에서 동투르키스탄이슬람공화국을 건립하였다가 1934년 2월 회족 군벌 마중영의 진공에 의해 해산되었다.

필자는 1995년 경 한국기자를 도와 신강전역을 취재한 적이 있다. 한족의 인구가 소수민족의 인구보다 훨씬 많고, 정치, 군사, 경제상 요해적인 지역은 모두 한족이 차지하고 있거나 한족의 공제 하에 있다. 이른바 방대한 동투르키스탄이라는 나라를 세운다는 것은 망상이다. 그러나 한동안 이 지역에서 테러가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은 많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