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뉴욕주립대학교 허태임 인재개발원장
[인터뷰] 한국뉴욕주립대학교 허태임 인재개발원장
  • 김양균 기자
  • 승인 2013.12.09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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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지금 인재 영입 경쟁 중” 한국-개도국 간 브릿지 역할, 학생들이 맡게 될 것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들어서자 선상은 소란스러워졌다. 곡예를 부리듯 던져주는 과자를 받아먹는 갈매기 무리에 탄성을 지르는 사람부터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까지 관광객들의 목소리로 귀가 먹먹할 지경이었다. 그 가운데 허태임 원장과 마주 앉았다. 그는 때마침 10월16일 세계한상지도자대회 참가 차 사천을 방문한 터였다. 전날 카자흐스탄 전영순 KIUNSEN 대표는 ‘(허원장을) 꼭 인터뷰해야 한다’며 귀뜸해준터라 내심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궁금했다. 허 원장이 처음 꺼낸 말은 ‘개발도상국가에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것. ‘식량원조, 물가 안정...’ 여러 생각이 꼬리를 잇고 맴돌았다. 허 원장의 대답은 다소 의외였다.

“개도국에 가장 필요한 건 바로 ‘인재’입니다.”

허 원장은 광주에서 열린 한상대회 기간 한국뉴욕주립대학교(총장 김춘호)의 부스를 차려놓았다고 했다. 기대한 만큼의 신입생 유치 결과는 거두지 못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은 오히려 쾌활해 보였다. 실망하지 않았냐고 묻자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보람도 적습니다.”

대안학교 등을 거치며 23년간 교육자로 활동해 온 허 원장은 현재 송도 글로벌캠퍼스(SGUC)에 2012년 3월 문을 연 한국뉴욕주립대(SUNY Korea, 총장 김춘호)에서 인재개발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15개 개발도상국가로부터 128명의 학생이 장학생으로 선발돼 수학 중이다.

“최근 인도 캘커타 출신의 학생 영입이 성사 직전에서 좌절된 적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결국 옥스퍼드대학을 택했어요. 전 세계는 치열한 인재 영입전(戰)에 돌입해 있는 상황입니다.”

뉴욕주립대의 분교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한숨을 쉬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뉴욕주립대학 중 한 개’라는 것. 분교라는 부정적 어감에 적지 않게 시달린 모양이었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 학교를 세웠고, 한국-미국을 잇는 복합 교육 시스템은 뉴욕의 그것과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허 원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또 다른 한국인’의 육성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도국의 뛰어난 인재를 알아보고 한국뉴욕주립대로 영입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뉴욕주립대학은 개도국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한국 정부에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들이 한국 문화와 정보를 습득한 후 돌아가 한국과 그 나라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또 다른 한국인’ 양성이야말로 미래에 대한 투자인 셈입니다.”

국내외 기업의 반응은 어떨까. 삼성과 LG 등은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섰고, 해외 기업들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국내 여론의 관심을 환기하고자 11월29일에는 한국 최초로 패션쇼 개최,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씨를 초청, 그녀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국내 인재와 차세대를 놔두고 해외 학생들만 신경 쓰냐고 따져 묻자, 허원장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기본적으로 한국 학생들에게 글로벌 마인드와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칙을 바탕에 두고 ‘한 발’ 더 나가보자는 겁니다.”

인터뷰 말미, 허 원장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열악한 교육 인프라로 인해 교육다운 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요. 지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언젠가는 본국 돌아가 ‘기둥’이 되도록 더 많이 돕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허 원장은 기자를 한국뉴욕주립대학에 와보라고 말했다. “우리 학생들, 정말 멋지고 대견합니다. 한국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고. ‘또 다른 한국인’이 될 자격은 한국에 대한 애정만으로도 충분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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