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판화, 창의력 레벨 업”
[인터뷰] “판화, 창의력 레벨 업”
  • 강영주 기자
  • 승인 2013.12.15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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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남 베르사유 미술대학 교수 “서부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전시회 준비 중”

▲ 김명남 베르사유 미술대학 교수
한 교사가 학생에게 네모난 종이를 빨간색으로 채우라고 했다. 종이에 색을 꼼꼼히 채운 학생도 있고 엉성하게 그린 학생도 있다. 교사는 모든 작품을 걸어 놓고 차이점이 무엇인지, 그림을 그리면서 느낀 점이 무엇인지를 질문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대답을 칠판에 적절한 단어로 썼다. 미술수업은 언어학습으로 이어졌다. 한 방송사에서 보여준 프랑스 초등학교 미술시간은 다른 학습과 연계성을 보여줬다. 그곳에서는 미술 시간 뿐 아니라 수학, 과학 등의 시간에는 미술을 활용해서 수업을 했다. 창조성을 키워주는 프랑스의 미술교육을 한국에 알리고 한국의 미술을 프랑스에 알리는 김명남 베르사유(판화학과) 교수가 12월11일 본지에 이메일로 소식을 전해왔다. 출근길 전철인데 베르사유 가는 길이 아름답다고 했다.

- 근황이 어떠세요?
“내년 1월에 서부아프리카 어린이들 교육을 돕기 위한 자선 전시가회가 있어요. 한참 준비하고 있지요. 우리일상을 따뜻하게 미술교육을 홍보하고 프랑스 미술교육의 장점을 한국에 알릴 것입니다.”

- 프랑스 미술교육이 창조성을 길러 주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공인 판화와 관련해서 창의력에 대한 설명을 해 주세요.
“판화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르는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그림 전공하는 학생들이 작업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 교수가 판화학 수업을 듣게 합니다. 저희 대학에서는 통합 예술을 지향하기 때문에 복수 전공이 가능하죠. 세계적인 조형 미술가들 역시 판화 작업을 많이 하고 저도 회화 작업을 하면서 판화 덕분에 더 재미있고 깊은 작품을 만들죠.”

김 교수는 2000년부터 프랑스 베르사유 대학 판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가 올해는 학생들의 등록이 다른 해에 비해 훨씬 많아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 판화학과의 활동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잉크의 인상들’이라는 전시를 하는데 판화과를 졸업한 제자들 중에 선정한 우수작품들입니다. 2009년부터 시작했죠. 대작들을 실외에 큰 전시를 기획해서 프랑스 판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작년에도 ‘프랑스 판화 축제의 날’을 개최해서 대작들을 전시했어요.”

이제는 각 종 전시회와 미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제자들을 많이 배출했지만 서른셋에 프랑스에 유학을 와 교수가 된 그가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 베르사유 미술대학과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나요?
“프랑스에 늦게 유학 왔는데 다른 미술대학은 나이 제한이 있었어요. 베르사유 미술대학은 나이 제한이 없어서 지원했죠. 그런 연유로 학교에 남게 되었습니다. 물론 공개채용에 응시를 했고요.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한 시기가 아닌가 싶네요.”

-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언어가 제일 조심스러웠죠. 외국어이고 늦은 나이에 갔기 때문에 늘 신경이 곤두섰답니다. 한번은 신학기에 전 학년 오리엔테이션에서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고 수업에 대한 안내를 한 적이 있죠. 제가 한참 하고 있는데 뒤쪽에서 ‘안 들려요’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나중에 이 시간 끝나고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은 모두 제 방으로 오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당시 참 불쾌했죠. 안 들린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이잖아요. 뭐, 아직도 언어가 유창하기는 않지만 웃으면서 잘 가르치고 있습니다.”

- 보람을 느끼시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제자들이 커가는 모습이지요. 이제 많은 제자들이 살롱전이나 프랑스 전역 공모전에 수상들을 하고 있고 판화제 책임자가 되고 있으니 교수로써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일이죠.”

김 교수는 프랑스의 미술 교육을 한국에 소개할 뿐 아니라 프랑스 내에서 한국의 미술을 알리고 있다. 그는 2004년에는 ‘아시아를 보다’전 그리고 2006년에는 120주년 한불수교 기념으로 열린 ‘시선의 교차’전에서 우수 학생들을 발굴했다. 이 학생들의 작품이 또한 주불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베르사유 시, 베르사유 미술대학 후원으로 대규모 전시에 선보였다.

- 한국과 프랑스 작가들의 교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서로 알고 있는 작가들은 전시 교류 행사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저도 한국에서 요청하면 제 주변에 좋은 프랑스 작가들을 찾아서 한국에 보내죠. 그리고 한국 작가들을 프랑스로 초대 할 때 적절한 작가를 찾아서 연결해 줍니다. 서로 작품의 성향이 맞아야죠.”

- 프랑스 작가들이 한국에 대한 반응을 어떤가요?
“요즘은 한국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일정한 기간 동안 특정 지역에서 머물며 작품 활동하는 것)이 잘 되어 있어 지원하는 프랑스 작가들이 많아졌습니다. 프로그램들에 참가한 작가들은 한국 문화와 한국작가들에 깊은 인상을 느끼고 돌아오죠. 이런 행사가 한국의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큰 장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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