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時論] 2014년을 통일의 해로
[전대열時論] 2014년을 통일의 해로
  • 전대열<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 승인 2014.01.0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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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가 밝으면 많은 이들이 덕담을 주고받는다. 부자가 되라, 건강해라, 대학에 꼭 붙어라 는 등 주로 개인적인 기원을 말이나 글로 표현한다. 요즘 새 해 안부편지는 대부분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달하고 있어 멋지고 다정한 친필서신은 거의 없다.

문자메시지는 짧고 간결한 것이 좋다는 생각 때문인지 천편일률적으로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것들이지만 어떤 이들은 요새 돌아가는 세상일을 걱정하거나 이념적인 것들을 장황하게 삽입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안부가 되었든, 이념이 되었건 상대방을 의식하고 보낸다는 뜻을 받는 사람이 잘 아로새기는 것으로 답을 대신할 수도 있을 듯하다. 언론에서도 요란하게 새 해 특집을 마련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유독 통일에 관한 것들이다. 예년에도 통일을 다루지 않은 새 해 특집은 없었지만 금년에는 유난히도 눈에 크게 띈다고 생각되는 것은 필자의 착각일까.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떤 유력한 신문은 아예 통일신문을 자처하며 금년을 통일에 집약하는 해로 전념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사실 지난해까지 남북 간의 관계는 상상이상으로 나빴다. 이산가족상봉도 며칠 앞두고 취소하는가 하면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몇 달씩 문을 잠갔다.

김정은의 3대 세습이 3년째로 접어들었지만 그동안 권력을 안정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해왔을 것이다. 그것은 주로 선군정치를 내세운 군 장악에 집중되었고 3차에 걸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힘을 과시해 왔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군부에 의한 장성택 처형으로 끝을 맺는다. 장성택은 김일성의 사위이며 김정일의 매제다. 김정은에게는 친 고모부가 된다. 김정은이 태어나기 전부터 부마(駙馬)행세로 권세의 지평을 넓혔고, 최고 권력자의 매제로서 북한 지도부의 권력유지에 필요한 자금원이 되어 이른바 ‘외화벌이’를 전담했다.

그는 김정은을 추대하여 새로운 권력자로 만드는데도 앞장섰다. 40년에 이르는 세도를 부리며 어떤 부정을 저지르고 김정은 눈 밖에 났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평양방송 표현대로 ‘건성건성 박수’를 칠만큼 권력자로 오만해질 수 있었다는 것은 ‘두 태양’을 인정하지 않는 권력의 속성상 제거대상이 될 수 있는 소인을 스스로 제공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것은 김정은보다 세력을 강화하려는 군부가 주체가 되었을 것이고, 처형이후 “김정은이 눈물을 흘렸다”라는지, 모든 행사에 장성택의 아내 김경희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 등은 최룡해 등 군부세력의 지나친 팽창과 표면화에 대한 김씨 일문의 자그마한 저항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정은은 이미 군부의 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함정에 빠져 있다. 북한의 최고 엘리트는 모두 군 출신이기 때문에 선군정치에 매달려 초강경으로 치달을 수도 있고, 유화정책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처지다.

새 해 들어 북한매체들은 사설을 통하여 일제히 ‘북남 간의 긴장완화’를 외치고 있다. 김정은 역시 신년사를 직접 낭독하며 ‘관계개선’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한국의 안보팀을 약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엊그제만 해도 고모부를 숙청하며 그 일당을 잔인하게 살해했던 김정은이 하룻밤 사이에 개과천선한 모습으로 남북화해를 주장하고 나선 모습은 과연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얼른 가늠하기 어렵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고 했는데 북한이 부드럽게 나오는 판에 이쪽에서는 강경한 말로 대응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박근혜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하여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청마의 해”라고 전제하며 “우리는 불안과 분단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해서 통일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민주당의 김한길대표도 청와대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여 “대통령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도 한반도 평화를 담보하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위협과 공세로 일관하던 북한이 갑자기 평화공세로 전환하는 듯 보이는 것은 강온양면정책을 구사해 왔던 과거의 행태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극악한 고모부 처형이후 흐트러진 민심을 다른 방향으로 되돌리려는 전술일 수도 있다. 그러나 독일의 통일에서 보듯이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극적인 반전(反轉)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 남북통일이다. 이에 대비하여 우리 국론부터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 도둑처럼 살며시 온다는 통일을 기약하는 국민적 의견통일은 2014년을 ‘통일의 해’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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