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윤기 온두라스한인회장
[인터뷰] 한윤기 온두라스한인회장
  • 김양균 기자
  • 승인 2014.02.1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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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인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 한윤기 온두라스한인회장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온두라스. 낯선 이름만큼 현지 사정도 국내에서 접하기란 쉽지 않다. 1821년에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온두라스는 112,492km²의 면적에 인구는 약 8백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광물과 열대 과일 등의 생산이 주 수입원인 저개발국으로 분류된다.

80년대 온두라스에 진출한 유화통상을 필두로 한때 한국 봉제업체의 진출이 활발히 이뤄졌던 시절도 있었다. 한창때인 1991년에는 주재원이 650여명까지 이르기도 했지만, 경기 악화 등을 이유로 그 수가 줄어 현재는 250여명만이 거주하고 있다. 2007년 이후로 활동이 없었던 온두라스한인회는 2012년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한윤기 온두라스한인회장과의 연락이 닿은 것은 2월12일. 한 회장은 현지 사정 및 한인회 활동을 전했다.

- 현지 사정과 한인회를 소개를 부탁한다.
“2008년경 멜셀라야 대통령의 실각으로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임금 인상과 열악한 치안으로 봉제 산업의 입지 조건이 불리해지자 온두라스를 떠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온두라스는 일 년 내내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정도로 날씨가 덥다. 그렇지만 현지인들은 매우 낙천적이다. 온두라스의 한인 기업가들은 이들 현지인과 함께 수출업에 종사하고 있다. 봉제업체가 대부분 떠나고 현지 한인들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온두라스한인회는 2012년 6월에 새로 창립한 새내기 한인회다. 2007년 이후 없어진 상태에서 새로 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 그간 온두라스에서 한윤기 회장은 어떻게 살아왔나.
“1991년 협진양행 해외공장장으로 온두라스에 왔다. 공장 설비를 마련하고 현지인을 재교육하는 업무를 주로 했다. 1994년 퇴직 후 정착하기로 마음먹고 식재료 수입 판매와 식당을 경영하기도 했다. 초기 한인산업체협의회에 총무를 맡았다. 열악한 한인회 재정과 잡음도 있었다. 그 와중에 한인산업체협의회를 통합해 한인회로 발족하는 일을 맡기도 했다.

김세웅 목사와 전원식 사장과 함께 중남미선교회를 결성, 산타바바라 지역에 교회 6개를 세웠다. 이후 김세웅 목사가 건강 문제로 미국으로 떠나면서 사랑의 교회와 정신문화원(Academia de cultura humana)을 일임해 현재까지 맡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백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4명의 자원봉사 교사가 한국어와 일본어 강의도 진행한다.”

- 올해 재온두리스한인회는 어떤 활동을 하려고 하나.
“올해 처음 시행하는 ‘한인탁구대회’에 만반의 준비를 기하고 있다. 현지인을 대상으로 치루는 ‘한국어말하기대회’도 치룰 계획이다. ‘내 꿈 말하기 대회’는 한인 어린이들에게 모국어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한국인으로서 정체성 함양의 기본은 바로 우리말이다. 최우수 발표자에게 한국방문의 기회를 주고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작년 대회의 경우 행사 자체는 잘 치렀지만, 열악한 재정으로 모국방문 시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 작년 한인회 활동을 소개해 달라.
“인터넷을 통해 K팝대회를 강원도 평창 홍보 대회와 연계해 진행했다. 16개 팀이 참가했다. 페이스북상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좋아요’가 전 세계 16위에 도달하는 등 큰 반향이 있었다. 한국어말하기대회와 내꿈 말하기대회도 연말에 한인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진행했다.”

- 최근 현지 한인사회의 이슈는 무엇인가.
최근 새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재정확보에 주력하면서 세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 정세 역시 불안하다. 이런 상황을 견디다 못해 온두라스를 떠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 온두라스 정부가 한인들에게 보이는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온두라스의 주요공직자가 한국에 잇달아 방문했다. 온두라스에서는 타국인이 이민법 위반으로 감금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 현재까지 한인이 이민법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례는 없었다. 새로 취임한 대통령은 특별히 한국만 특사 접견을 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 호의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본다.”

- 모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재외동포 정책이 개선되고 있어 기대를 갖고 있다. 온두라스에서 취득한 운전면허증이 미국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한국 면허는 미국에서의 사용이 제한되는지 의문이다. 한국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다.”

- 한국과 온두라스 간 상호 협력관계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한국 정부의 원조로 온두라스내 여러 시설이 마련돼 있다. 여기에 관리차원으로 한국인 관리자를 두면 어떨까? 원조 받은 설비가 고장 난 채 방치돼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모국이 거금을 들여 지원한 것인데 활용이 안 되고 있는 부분이 아쉽다.”

- 올해 특히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한인회 활동이 있다면.
“앞서 거론한 한인탁구대회, 한국어말하기대회, 내꿈말하기대회 모두 중요하다. 그렇지만 한국어말하기대회 수상자의 모국방문을 이번에는 꼭 실현시키고 싶다. 열악한 재정을 고려할 때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 회장은 인터뷰 말미 “올해는 한인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계속 줄어드는 한인들을 보면서 답답한 심정이라고도 했다. 온두라스 한인 도시 사업 등을 한국 정부 차원에서 진행해 준한다면 더 이상 한인들이 줄지 않겠냐는 제안도 덧붙였다. 한 회장의 소박한 바람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고작 250명’이 거주하는 온두라스 한인사회에 한국 정부와 재외동포재단은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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