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우의 신토불이-9] 밥 한 그릇에 눌러 담은 모국의 정
[김홍우의 신토불이-9] 밥 한 그릇에 눌러 담은 모국의 정
  • 김홍우 <前한식재단 사무총장>
  • 승인 2014.02.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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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올랑드 정부의 플뢰르 펠르랭 장관은 한국인 입양아 출신이라는 사실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국내에 알려지면서 장관이 방한하는 등 관심이 모아진 적이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해방 이후 2009년까지 기아, 미혼모, 결손 가정 등의 이유로 약 16만 명의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이 전 세계에 입양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성장하여 그들 중 한명이 G7의 일원인 프랑스의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 담당 장관이 되기까지 한 것이다. 대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민망하기도 하다.

그 동안 전 세계의 한국인 입양아들 간에 꾸준히 네트워크가 이루어져 왔던 모양이다. 그 같은 지속적인 네트워크는 2012년 6월30일 펠르랭 장관의 취임 축하도 겸해 파리에서 세계한국입양아 창립총회(International Korean Adpotee Association)가 열리기에 이른다.

창립총회 자리에는 전 세계 16개국에 걸친 16만여 명의 회원 중 각 지역을 대표하는 2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역사적인 첫 만남의 자리에서 향후 상호 연대방안을 모색했다. 그 활동은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입양아들이 타지에서 겪었을 설움과 모국에 대한 그리움은 절절했으리라 본다. 불행하면서 부끄러운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한민족이 지닌 두뇌의 우수성을 고려할 때, 세계 도처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더 많은 한국인들이 있으리란 기대감도 내려놓을 수는 없다.

동족의 피에는 국경을 초월하여 서로를 끌어당기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입양아들이 자신의 뿌리 찾기를 위해 뭉치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한국인으로서 이들을 타지로 내몬 것에 대한 부채의식의 발로일까?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필자의 한낱 감상에 따른 예산 낭비라고 비판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식재단은 세계한국입양아 창립총회 자리에 모인 입양아들을 위해 한 상 가득 차렸다. 현지에서 이름을 날리는 셰프를 데려와 직접 만든 한식으로 점심을 대접했다. 처음 한식을 맛보는 이들을 위해 한식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들이 각자 거주하고 있는 나라로 돌아가더라도 모국의 음식의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모국은 그들을 잊지 않았다고, 사랑하고 미안하다는 마음을 밥 한 공기에 꼭꼭 눌러 담았다. 그 마음이 전해졌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이들이 우리 음식을 맛보면서 모국의 정을 느낄 수 있었기를 바래본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맞이하는 따뜻한 집밥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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