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준그림편지-5] 꽃도 피면 지나니 아니 놀지 못하리라
[김봉준그림편지-5] 꽃도 피면 지나니 아니 놀지 못하리라
  • 김봉준 <신화미술관장, 작가>
  • 승인 2014.04.07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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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피고 새가 우는 봄>유화30호, 2014년 김봉준 작

완연한 봄입니다.
이런 날은 님과 함께 꽃 피고 새가 우는 숲으로 가고 싶습니다.
이왕이면 한적한 숲으로 가고 싶어요.
꽃 반 사람 반으로 빈틈도 없고 시끄럽고 공기도 안 좋은 도시 꽃 축제 보다는
싱그러운 그곳으로 가고 싶어요.

다행히 우리 동네 뒷산이 아직 그런 곳이니
이리로 오세요. 님!

이맘때는 어김 없이 농부들은 바빠요.
농부 김씨는 쟁기질 하는 일소가 구제역으로 죽여야 했어요.
다시 어린 송아지를 사다 기르더니 올해는 제법 큰 소가 되어
쟁기질을 조금씩 할 줄 아는 가 봅니다.
그래도 서툴러 오늘도 훈련 시키는 군요.
쟁기 대신 차 바퀴에 통나무를 얹어 짐을 만들고 길가를 질질 끌고 다니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먹고 살라면 가축이라도 다 자기 일은 할 줄 알아야 하나 봅니다.
일소도 주인 사랑 받으며 쇠죽 먹고 오래오래 사르려면
지금 고생은 참고 견뎌내야 하네요.

▲ <쟁기질>목판화, 1998년 김봉준 작

예전에는 꽃피고 새가 울적에 화전놀이 갔습니다.
진달래꽃 따다가 전을 부치고 막걸리에 장구 메고 꽃밭으로 가는 겁니다.
특히 아낙네들은 꽃놀이 가는 걸 참 좋아했습니다.

놀아보세 놀아보세
花無는 十一紅이요, 權不은 十年이라
꽃도 피면 지고 달도 차면 기우나니
인생도 일장 춘몽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 <꽃놀이>목판화, 1998년 김봉준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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