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만평(三江漫評)-45] 한국 국민이 우수 국민으로 되려면
[삼강만평(三江漫評)-45] 한국 국민이 우수 국민으로 되려면
  • 정인갑<북경 전 청화대 교수>
  • 승인 2014.05.14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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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들을 충심으로 위로한다. 아울러 희생자 유가족들이 좀 자제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쓴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빚은 죄인은 우선 천인공노할 선장이고 다음은 선박을 무리하게 개조하고 화물을 무리하게 실은 선박회사 등이다. 또 그 다음은 수십 년간 한국이 발전도상에서 속도와 목표만 추구하고 질 보증과 엄격한 관리에 소홀한 제반 무제의 표출이다. 구조과정상에서 이러저러한 미흡한 과실들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우리 중국인이 볼 때, 국가 관리의 차원에서 그만하면 대체로 괜찮았다는 견해이다.

1999년 11월 24일 대형 참사를 빚은 연대煙臺-대련大連행 여객선 대순호大舜號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대순호 참사는 세월호와 매우 흡사했다. 선박의 길이는 126미터, 너비 20미터, 높이 11.5미터이며 제한적재량은 9,843톤이다. 그날 승객은 262명이고 선원이 40명이었으며 61대의 트럭을 실었다.

13시 30분에 연대항구를 떠난 후 15시 30분부터 7급 이상의 바람을 만났다. 16시 20분에 연대항구로 돌아오려고 U톤 하다가 9급 바람에 정면으로 맞아 기울어졌다. 고정한 쇠사슬이 끊어지며 적재한 트럭이 한쪽으로 쏠리어 서로 부딪쳐 화재가 일어났다. 화재를 끄는 와중에 선박은 침몰하기 시작했다. 연대 항구에서 불과 50마일의 거리밖에 안 되는 지점에서 발생한 참사였다.

16시 30분에 구조요청의 신호를 발사하였고 1~2시간 후 구조선 두 대가 선후로 도착했다. 하지만 거센 바람과 파도 때문에 조난선의 200여 미터 밖에서 헤매며 시종 접근하지 못하였다. 7시간 20분이 지난 밤 23시 50분에 선박은 완전히 침몰했으며 선장과 40명의 선원을 포함한 280명이 희생하였다. 구조선이 200미터 밖에서 떠내려 오는 생존자 22명을 구조했을 따름이다.

접근할만한 다른 배가 없었는가? 헬기가 정말 6금 이상의 바람이면 뜰 수 없는가? 그토록 긴 시간에 다른 방법이 없었단 말인가? 항구에서 불과 50마일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280명이나 죽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많은 의문점을 남겼으며 인민들의 의견도 분분하였다. 최근 10여 년간 중국이 겪은 지진 등 대형 참사가 수없이 많았으며 구조작업을 잘 하였다고 하지만 세심하게 따지면 문제점이 많다. 대순호는 그중의 대표적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옴니암니 따지며 국가나 국가지도자에게 과격하거나 적대적인 감정표출을 하지 않았다.

전번 일본의 대지진 및 쓰나미 참사 때 일본정부의 대응책에 미흡한 점도 많았다. 그러나 일본국민은 슬픔을 참으며 침착하게 대응했다. 전 세계는 일본국민에게 경의를 표시했다. 미국 9·11테러 사건이 발생했을 때 미국국민은 국가를 원망하며 야단치지 않았다. 여당과 야당은 ‘우리는 같은 미국인이다’라는 슬로건 하에 한 마음으로 뭉쳤다.

중국, 일본 및 미국 국민들이 왜 정부를 원망하거나 정치에 악용하지 않았는가? 대형 국난에 부딪쳤을 때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뭉쳐야 한다는 각오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건데 이번 세월호 대형 참사에 한국정부는 중국이나 일본 정부보다 더 잘 대응했다고 본다. 사고 발생 후 1시간 안에 구조선이 찾아갔고 그토록 많은 구조선과 헬기를 동원하였으며 수백 명의 잠수원을 조직하여 일사불란하게 구조에 착수했다.

그러나 일부 유가족들은 어떠했는가? 분향소를 찾은 대통령을 향해 "네 년"과 같은 언어폭력을 하였고, 대통령의 조화를 버리다시피 방치했다. 국무총리의 몸에 물을 뿌리고 공무원의 뺨도 때린 자가 있다. 일부 몰지각한 어설픈 정치선동 꾼의 세치의 혀에 놀아나는 황당한 일도 발생했다고 한다.

극도의 슬픔으로부터 유발된 유가족들의 불만 노출과 좀 과격한 행위에 대해 우리는 충분히 이해하며 양해해주고 싶다. 그러나 너무 과한, 이성을 잃은, 대한민국 국민의 이미지에 큰 손해를 끼칠만한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 금도와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사람은 '비 지성인'이라고 밖에 평가받을 수 없다. 이런 행위는 오히려 받을만한 동정도 못 받게 하며 국익에도 손해를 끼치게 된다.

한국국민은 너무 성급하며 극단적이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약점이 있는 민족이다. 웬만하면 상대방을 양해하며 아량을 베풀 줄도 알아야 하는데 이 면에서 좀 부족하다. 인구, 국민 평균소득 및 경제 규모상 세계 10위권에 접근하는 선진국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세상 사람이 우러러보는 우수국민으로 발돋움하려면 아직 노력을 좀 더 기울여야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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