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울려 퍼진 작은 천사들의 평화 메아리
뉴질랜드에 울려 퍼진 작은 천사들의 평화 메아리
  • 이혜원 특파원
  • 승인 2010.11.19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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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엔젤스, 16일 오클랜드 아오테아 광장 ASB극장서 화려한 공연

6.25 뉴질랜드 참전용사 기념비 헌화 등 특별 기념식도 가져

 
유난히도 맑은 하늘, 한국과는 계절이 완전히 정반대인 11월 여름날…

약 20년이 되어가는 뉴질랜드 이민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하여도 과하지 않을 리틀엔젤스의 품위있고 아름다운 공연이 11월 16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시내 아오테아 광장내 ASB 극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 공연은 한국전 60주년을 맞아 리틀엔젤스가 미국, 영국등을 비롯해 한국전 참전16개국을 순회하며 각국의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을 초청하여 한국 국민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나아가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알리는 공연으로 뉴질랜드는 14번째 공연 국 이었다.

리틀엔젤스는 11월 14일, 공연에 앞서 오클랜드 장미 가든 내에 세워진 “ 영원히 기억하리” 라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를 하며 한국전에서 전사한 뉴질랜드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특별 기념식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짐뉴먼 한국전 참전용사회장, 박보희 유엔군 한국전 참전 60주년 기념사업회 추진위원장, 김영걸 총영사, 국민당 멜리사 리의원. 노동당 필 고프 총재외 많은 참전용사들이 리틀엔젤스와 함께 자리해 주었다.

11월 16일, 2천 2백석이 되는 공연장은 짐뉴먼 한국전 참전용사 회장외 참전용사와 가족들, 뉴질랜드 재향 군인회 관계자들, 노광일 한국대사, 김영걸 총영사, 멜리사리 국회의원 등 뉴질랜드 정부와 오클랜드 시 관계자들 및 현지인, 한인들로 가득 메워졌다.

특별히 해밀턴에서는 주최측에서 마련해준 2대의 대형버스를 이용해 약 90명의 참전용사와 가족들, 재향군인회 가족들이 2시간의 거리를 함께 동행하였다. 80세이상의 나이임에도 왕복 4시간 이상의 여행을 주저하지 않았고 렌워커 참전용사 부부는 일찍부터 해밀턴에서 떨어진 마타마타에서, 로리 부부는 모린스빌에서, 또한 다른 분들도 케임브리지등 근교도시에서 아침부터 분주히 서둘러 해밀턴에 모였다.

 
특히 먼 타우포에서는 당일 여행을 할 수 없어 해밀턴의 딸 집에 전날 도착해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오기도 했다. 유래 없이 많은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이 전국에서 이번 공연 관람을 위해 많이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은 참전용사들에 대한 리틀엔젤스 공연의 진정한 의미가 전해졌고, 초대자 한분 한분에게 정성과 배려를 아끼지 않은 이성삼 뉴질랜드 지회장의 따뜻한 마음 덕이었다고 생각한다.

리틀엔젤스의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고 , 박보희 추진위원장의 유창한 영어로 시작된 감사인사로 1부의 막이 올랐다. 화려한 무대장치와 한복, 멋지게 선보인 화관무, 처녀총각 춤, 부채춤, 시집가는 날, 북춤이 1부 공연으로 선보였고 2부에는 장구춤, 꼭두각시, 가야금 병창, 탈춤, 농악, 장난감 병정에 이어 합창까지 그야말로 전통예술과 현대예술의 극치를 볼 수 있었다.

 
2부 공연이 끝난후 박보희 추진위원장은 짐뉴만 참전용사회장, 프랭크 버틀러 한뉴 참전용사 연락담당자를 비롯해 모두 아홉분에게 메달을 수여하였다. 이 중 한국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해밀턴의 토니마키오니 할아버지는 뜻하지 않은 이름의 호명에 눈시울을 적시며 무대위로 올라갔다.

토니 마키오니(Tony Marchioni) 의 두형님 죤 마키오니( John Marchioni) 와 로벗(밥) 마키오니(Robert( Bob) Marchioni)는 한국전에 해군으로 참전하였다. 로벗은 참전 직전 약혼을 하였고 전쟁에서 돌아오면 결혼을 하기로 한 약혼녀도 있었다.

두 아들을 보냈던 토니의 아버지는 막내인 토니도 형들이 떠난 다음해인 18세가 될 때 한국전에 참전해 한국의 평화를 수호하는 것에 동참하기를 허락하였다. 또한. 그러나 토니가 18세가 되기 직전 가족은 뜻밖에도 둘째형 로벗의 전사 통보를 받게 되었고 토니는 아들의 시신조차 찾을 수 없는 슬픈 아버지의 허락을 받지 못해 한국전 참전대신 뉴질랜드 군인으로 입대를 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토니 할아버지는 한국과 한국인에 관한 일이라면 지금도 앞장선다. 둘째 형이 살아있었다면 본인이 하는 일을 했을 것이라며 올 초에는 코리안 가든 추진을 위한 벽돌 쌓기에 성금을 내고 벽돌에 형님 로벗의 이름을 새기기로 하였다.

뉴질랜드는 한국전 참전국 중 인구대비 가장 많은 비율로 한국전쟁에 가장 신속하게 6천명의 자원 병력을 파견한 국가로 45명의 사망자가 생겼다. 이중 1명은 통계상 실종으로 처리 되었는데 이분이 바로 토니의 둘째 형인 로벗( 밥) 마키오니 할아버지다.

지금은 북한땅이 된38선에서 가까운 곳에서 전사확인 되었으나 격렬한 전투 속에서 시신을 미쳐 모셔오지 못했던 당시 동료는 해변가의 파도가 닿지 않을 곳에 해초를 덮어 시신을 잘 숨겨두고 후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후 뉴질랜드 해군은 며칠 동안 다시 그 해변가로 침투해 시신을 모셔올 것을 시도 했으나 결국 심한 격전지 였던 이 해변가 진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전사한 로벗 할아버지께 내일을 약속하고 돌아온 동료 해군 장병들은 내일이 이제 60년이 되어 버렸다며 눈가에 눈물을 글썽였다.

시신은 아직도 북한의 어느 찬 곳에 있는지 모르지만 로벗 할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은 로벗을 대신해 부산 유엔 기념 공원 묘역에 안치되어있다.

이번 특별 공연에 이어진 박보희 추진 위원장의 메달수여는 로벗 할아버지의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큰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토니 할아버지는 눈시울을 적시며 로벗이 전사하기 직전 같은 해군함에서 동생에게 무사하기를 빌며 인사 나누었던 큰형 죤은 뉴질랜드에 홀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큰 슬픔에 아직도 잠겨있다며 오늘의 메달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특히 큰형에게 큰 위안이 될것이다” 라고 전했다.

 
공연 하나 하나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호응하였고, 참전용사의 딸로 공연을 보았던 트레이시는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리틀엔젤스의 특별한 공연에 가슴 뭉클하여 눈물을 멈출수가 없었다고 해밀턴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이야기 했다.

해밀턴에 도착한 새벽 12시 30분, 할아버지와 가족들은 흥분으로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였고 그저 “Wondreful” “Thank you” “ Amazing” “ Fantastic” 등을 연발하였다.

그 다음날 새벽 한 할아버지는 해밀턴 근교의 한 교민이 운영하는 상점의 문이 열리자 마자 리틀엔젤스 프로그램을 들고 가서 자랑하셨단다. 잘 알지 못하는 교민이 연락을 해왔다.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본인은 한 것도 없이 리틀 엔젤스 덕분에 칭찬받게 되었다” 며 기회가 된다면 감사 말을 리틀엔젤스에게 꼭 전해 주길 부탁해왔다.

공연해 참석했던 교민 한 사람은 “작은 천사들이 뉴질랜드에서의 한국인의 위상을 더 높여 주었다. 이것이 바로 외교다, 이들은 한국의 평화 대사다 ” 라며 기쁨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 공연은 오클랜드만의 공연이 아니었다. 관람한 가족들을 통해, 친구들을 통해 이미 뉴질랜드 전체에 울려 퍼진 천사들의 평화 메아리였다.

많은 곳에서 대한민국은 전쟁을 통해 가난했던 나라, 아직도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가진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 내에서 아무리 한국의 발전을 외치고 세계에 우리의 모습을 알리려고 해도 사실 외국에 사는 교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한국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현실에 자주 직면하곤 한다.

공연 전 상영되었던 전쟁의 포화속에서 폐허된 나라, 부모를 잃고 거리에 버려져 울부짓는 아이들… 시신들 앞에서 가족을 찾으며 통곡하는 부모들….

아직도 한국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는 숱한 사람들이 이 지구상에는 많다. 리틀엔젤스는 이러한 우리 나라가 한국의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으로 평화를 지켜 냈고 국민들의 노력으로 오늘의 발전을 일구어 냈음을 세상에 알리고 보여줬다.

 
이제 60년이 지나 80세 이상의 연로한 노인들이 된 참전용사들은 그 어린 아이들을 기억하며 눈물 흘렸고 작은 천사들의 감동적인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영원히 한국을 사랑한다. 그들의 자녀들, 손자 손녀들도 감사하는 한국국민의 모습에 머리 숙여 함께 감사했다.

작은 평화천사 리틀 엔젤스의 공연은 실로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숱한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 뉴질랜드 인들은 오래오래 작은 천사들의 모습을 기억 할 것 이다. 그 작은 천사들의 모습 뒤에 한국인의 모습도 오래 오래 기억될 것 이다.

다시한번 박보희 유엔군 한국전 참전 60주년 기념사업회 추진위원장, 유엔 평화군 성전 추모연합회 이선민 사무총장외 모든 분들의 뉴질랜드 방문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환상적인 공연을 펼쳐준 리틀엔젤스 공연단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또한 수개월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리틀엔젤스 뉴질랜드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루기위해 노력한 이성삼 지회장님 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남은 2개국의 공연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온다.

 
<오클랜드=이혜원 특파원>

World TV Reporter, Director of KiwiKorea.

Director of Kiwi Korea ACE Ltd
Registered Interpreter in Hamilton Multicultural Services Trust
Committee Member of English Language Partners Waikato. ESOL
President of NZ Korea Veterans Togetherness Association INC
President of The Korea Women’s Association of New Zealand, Hamilton
World TV Ltd. Korean Channel Reporter .NZ
Columnist for Korean newspaper “Christia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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