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춤’으로 세계를 연결하는 무용가, 장세형
[인터뷰] ‘춤’으로 세계를 연결하는 무용가, 장세형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5.01.0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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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철학, ‘움직임 사랑’… 세계인들에게 춤의 아름다움과 행복 전하고파”
▲ 영국 프로 볼룸 쇼댄스 챔피언, 장세형·장아델 부부.

뉴욕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장세형·장아델 커플은 한국 국가대표와 영국 국가대표를 거쳐 현재는 미국 국가대표로 발탁돼 각종 세계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세계적인 무용인 부부이다. 또, 댄스스포츠 커플 중 유일하게 9개의 ‘아메리칸 스타일’과 10개의 ‘인터내셔널 스타일’을 합한 19종의 댄스스포츠를 모두 출 수 있어 ‘19댄스 스페셜리스트’로도 불린다.

특히, 미국, 한국, 영국 지역을 중심으로 댄스스포츠 전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댄스스포츠월드’의 설립자이기도 한 장세형 대표는 뉴욕대학교에서 댄스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용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무용교육자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프로페셔널 라이징스타 아메리칸 스타일 댄스스포츠 챔피언’(World Professional Rising Star American Style Champions)인 장세형 대표로부터 춤에 대한 얘기와 앞으로의 포부를 서면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볼룸댄스를 사교댄스로 인식하고 있거나 댄스스포츠와 혼용해서 쓰고 있기도 한다. 댄스스포츠의 개념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면?
“우리가 흔히 듣는 사교댄스, 볼룸댄스, 그리고 댄스스포츠(댄스스포트/DanceSport) 등의 용어는 서로 통하는 게 많다. 일반적으로 ‘볼룸댄스’는 넓은 홀에서 커플이 함께 춤을 추는 인터내셔널 스타일(International Style), 아메리칸 스타일(American Style), 쇼댄스(Show Dance), 소셜(사교/Social) 댄스를 통틀어 지칭한다. 커플이 함께 추는 춤의 형태는 넓은 의미에서 모두 볼룸댄스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볼룸댄스는 오랜 기간,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면서 사교댄스나 대회 형태의 경쟁적 부분에 중점을 두면서 발전했는데, 1995년 올림픽조직위원회(IOC)에 정식 등록되면서 ‘댄스스포츠/트(DanceSport)’라는 공식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댄스스포츠 종목은 스탠더드, 라틴아메리칸, 10댄스, 쇼댄스 등의 4가지 스타일로 구분되며, 이중 ‘인터내셔널 스타일’은 스탠더드 부문에 왈츠, 탱고, 비엔나 왈츠, 폭스트로트, 그리고 퀵스텝이 속해있고, 라틴아메리칸 댄스에는 차차차, 삼바, 룸바, 파소도블레, 자이브가 포함돼 있으며, 10댄스는 스탠더드와 라틴아메리칸 댄스를 모두 추게 된다. 마지막으로 쇼댄스는 스탠더드나 라틴 종목을 선택해 대회 참여자가 음악을 직접 선곡해 약 3분30초 동안 춤을 춘다. 춤 자체가 개인적인 체험과 창작, 타 예술과의 결합에 의해 전개되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모두 같다고 볼 수 있지만, 사교댄스는 대회나 공연의 목적보다는 사교를 위해 추는 것이고, 댄스스포츠는 대회나 공연의 목적이 더 많다고 볼 수 있겠다.

“춤의 매력, ‘함께 한다’는 것”

-원래는 태권도를 한 것으로 알고 있고, 왈츠라는 댄스를 처음 접하면서 볼룸댄스에 매력에 빠졌다는 에피소드를 들은 적이 있다. 무술과 춤을 모두 경험해 본 전문가로서 춤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춤 예찬론 관점에서, ‘함께 한다’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춤은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기에 리듬이나 멜로디를 듣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돼 정서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나 또한 타인과 함께 춤을 추며 상호간의 예절을 배움으로써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타인과 춤을 자주 추면 사교성이 향상되고, 자신감을 얻게 되니 좋은 성격을 소유하게 된다. 춤을 추면서 좋을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춤에 더 많이 끌린 듯하다. 특히 우리들의 삶에서 최대의 적은 스트레스라고 한다. 춤출 때, 스트레칭과 근력, 심폐지구력 등의 전신운동이 반복되면서 스트레스는 줄어든다. 혹자는 춤을 배우는 것 자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만, 어떠한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되면 늘 약간의 스트레스가 따르는 법. 그 기간을 이겨내야만 자신의 것이 된다. 그러면 스트레스보다는 성취의 희열과 기쁨이 더 많이 찾아오게 된다.”

“내 무용철학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움직임 사랑’이다. 가슴에 담아 두는 사랑이 아닌 표현하는 사랑이다. 그것은 다양한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손을 잡거나 안아주거나,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타인과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늘 새로운 움직임을 창작하며, 내 몸을 끊임없이 표현한다. 그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되면 삶이 보다 소중해지고, 최고의 행복을 느끼게 된다.”

-2013년 2월 프로페셔널 댄스스포츠 선수로서 최초로 무용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각광 받고 있는 차세대 선수로 인정받는 상황에서 굳이 박사과정에 도전한 이유는?
“박사 논문은 볼룸댄스와 댄스스포츠 교육에 관한 것이다. ‘어떻게 많은 장르의 댄스를 가장 정확하고 빨리, 그리고 쉽게 교육할 수 있을까?’에서 출발해 대학교육에서의 커리큘럼을 완성했다. 현대는, 춤은 물론이거니와 스포츠 활동들의 움직임 하나에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맞춤식 교육이 중요시되는 시대다. 예전에 우리가 경험했던 주먹구구식의 교육이나 강제성을 띤 훈련을 통해서는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성균관대는 내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즉 학문적 성장과 춤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줬다. 이론과 실기는 항상 함께 간다는 것을 알기에 한쪽으로 치우치고 싶지 않았다. 제자들을 가르치면서도 부끄럽지 않은 교육자가 되고 싶었다.”

▲ 사진 왼쪽부터 장아델(아내), 장근복(부친), 장세형, 장미숙(누나) 씨.

-현재 운영하고 있는 댄스스포츠월드에 대해 소개해 달라.
“댄스스포츠 월드는 최초 레크리에이션 센터로 1997년 뉴욕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점점 그 폭을 확대해 뉴욕과 뉴저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한국과 영국을 연결시키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 전 세계를 춤을 통해 하나로 연결하고자하는 내 집념이 담겨져 있다. 미국에서는 어린이에서 성인에 이르기까기 댄스스포츠를 지도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댄스스포츠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을 중심으로 집중교육을 하고 있다. 또, 영국에서는 세계 댄스교사협회(IDTA)를 통해 전 세계 교사들을 위한 학술회의(congress)에서 강연(lecture)을 매년 수차례 실시한다. 오는 2월에는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공연과 강연, 대회심사를 하고, 5월과 7월에는 영국에서 세계댄스교사협회 특별공연과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댄스스포츠가 세계적으로 정형화된 스텝들을 함께 추기 때문이다. 특히, 댄스스포츠월드는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효율적인 댄스스포츠 교육이야말로 어린이의 신체발육, 성장 및 체력 증가, 강한 정신력과 에티켓을 통한 바른 정신 함양, 비만을 해결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건강한 움직임을 통한 긍정적인 마인드와 타인과의 좋은 관계(friendship)형성은 공부로 이어져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에 충실하게 된다. 앞으로 어린이에서 성인까지 세계 각국의 댄스인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장애우들처럼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춤추는 아름다움과 행복을 전하고 싶다.

“진정한 애국자? 현재 뿌리내린 곳에 한국 혼을 심는 것”

-뉴욕 지역에서 춤을 통해 다문화 구성원들의 화합과 소통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입장에선 재외동포지만, 현지에선 다문화가족이다. 미국, 영국 등지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가?
“미국에서 ‘다문화 가정’이라고 부르기에는 어색한감이 있다. 왜냐하면 인종의 벽을 넘은 이민자의 나라가 미국이기에 다문화가정이 많이 있다. 이들의 어려움은 다문화가정이라서기 보다는 그 나라의 법을 지키면서 다민족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정착한 나라의 주인이 바로 본인 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살아간다면 그리 힘들지는 않다. 나는 현재 한국국적이고, 미국과 영국 영주권이 있다. 아내는 영국국적 소유자며,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 댄스스포츠 국가대표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커플 중 한 명이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있거나, 두 명 모두 영주권이 있으면 된다. 그래서 우리 부부들이 한국, 미국, 영국의 국가대표로 모두 활동할 수 있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댄스스포츠의 매력은 ‘함께 한다’는 것이다. 나만을 생각한다거나 파트너의 독단적인 주장만이 강조되어도 안 된다. 자신인 태어난 나라의 국기를 달고 세계 대회에 나가는 것은 의미 있는 삶이다. 한국의 국가대표만을 하고 은퇴를 했다면 나만을 생각한 것이고, 영국에서만 활동 했다면 늘 한국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 장세형 대표는 “아이가 춤을 추며 커가는 모습을 보면 어려움보다는 행복이 함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이라는 단어는 말로만 들어도 늘 가슴 뭉클하게 한다. 나는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곳 미국이나 영국의 행사에서는 태극기를 그 나라의 국기와 함께 게양하고, 애국가를 부르는 것이 식순에 꼭 있다. 타민족들의 눈과 귀에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많이 들어본 말 중 하나는 ‘한국을 떠나면 애국자가 된다’는 것이다. 애국자는 한국을 마음속에서 동경하고 그리워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재 뿌리를 내리고 사는 곳에서 한국인의 혼을 심는 것이다. 그것이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게 되면 같은 민족이든, 타민족이든 간에 행복한 가정을 이뤄 또 다른 씨를 뿌리게 될 것이므로.

-마지막으로, 무용가로서의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듣고 싶다.
“앞으로도 무용가로서 공연과 대회, 그리고 교육을 지속할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해 춤을 추고, 연구하는 교육자로서 제자들을 올바르게 교육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 선수에서 은퇴할 즈음에는 대학에서 강의를 이어가고 싶다. 2012년에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를 할 때가 대학생들과 춤에 대해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그들과 가까이 보낼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차세대 지도자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보다 많은 활동을 해야 된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한국, 미국, 그리고 영국의 학생들 간의 국제교류도 추진하고 싶다.”

“무용가로서의 애로사항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다보니 재정적인 어려움이 제일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없으면 없는 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가대표로 활동하는데 타종목과는 달리 지원은 별로 없다. 이제 두 살 된 아들, ‘성희’가 있어 연습과 생활을 함께 이어가는 데 힘이 들지만, 현실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아이가 춤을 추며 커가는 모습을 보면 어려움보다는 행복이 함께 할 것 같다. 어린 아이의 몸속에 춤을 추는 즐거움과 행복이 존재하듯이, 늘 춤을 추며 사랑하는 가정을 이루고 싶다. 세상 모든 이들이 가족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서로 손을 맞잡고 춤을 출 수 있다면 함께 밝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움직임 사랑’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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