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중남미에도 한류로 꿈틀거린다
지구 반대편 중남미에도 한류로 꿈틀거린다
  • 김홍기 특파원
  • 승인 2010.12.20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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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아르헨 한류팬 K-POP에 흠뻑

지난달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열린 '제2회 케이-팝(K-POP) 경연대회'는 말 그대로 '열정의 도가니'였다.내로라하는 한류 실력파들이 자웅을 겨룬 본선대회는 지구 반대편 칠레에서 한껏 달아오른 한류 열기를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우승을 차지한 칠레의 슈퍼주니어 '블루 보이스'는 결성된 지 9개월 밖에 안 된 신인그룹이지만 1만3천명이 넘는 구름 팬을 몰고 다니며 이미 유명인 반열에 올랐다.

주칠레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칠레 전역에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50개 이상의 한국 아이돌그룹 팬클럽이 활동하고 있다. 현지 한류팬들은 미국과 유럽 일색이었던 음악시장에서 케이-팝은 도드라지는 부분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젊은층을 파고드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블루 보이스의 매니저 도미니크 도냐스(23)는 "한국 음악이 서양 음악보다 훨씬 오락성이 강하다"고 한류 열풍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칠레 젊은이 사이에서 일본 문화가 먼저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수년 전부터 일본 문화 팬들을 통해 비, 동방신기 등 한국 가수들이 알려지면서 한류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한류 분위기는 인접국인 아르헨티나에서도 느낄 수 있다. 10월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중남미 케이-팝 경연대회에는 중남미 각국에서 지역예선과 비디오 평가를 거친 6개국 11개팀 26명이 참가해 큰 관심을 받았다.

처음 열린 대회였지만 중남미 각국에서 온 한류팬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멕시코, 페루 등 한국 드라마가 TV에서 방영된 적이 있는 국가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곳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문화 콘텐츠가 실생활과 더 가까워지면서 한류 주가는 상승하고 있다.

최근 칠레지역 5개 도시를 돌며 한국영화제를 개최한 주칠레 한국대사관의 박선태 참사관은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 영상물을 접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며 "아직 한국에서 방영을 시작하지도 않은 드라마 제작 소식까지 알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스페인어로 된 아시아문화 포털사이트 아시아팀(http://www.asia-team.net)에는 방영 중이거나 종영한 한국 드라마와 한국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등이 스페인어 더빙 또는 자막이 더해져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이 사이트에 최근 올라온 파일 중에는 드라마 '시크릿가든', '매리는 외박중', '도망자'를 비롯한 한국 드라마와 빅뱅, 티아라의 뮤직 비디오 등 한국 콘텐츠가 중국, 일본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박 참사관은 "중남미 각국의 한류 팬들이 자발적으로 자막을 만들고 더빙을 해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와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을 속 깊이 들여다보려는 호기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현지인 대상 한글교실을 개설한 칠레 한글학교에는 정원 40명을 초과한 46명의 현지인이 등록해 한국어 초.중급 과정을 듣고 있다.

남도우 교감은 "시설과 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한류 팬클럽이 대거 몰릴 것을 우려해 광고를 크게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알고 찾아온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현지인 중에는 단순 호기심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을 제대로 알고자 머나먼 이국땅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도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전언이다.

중남미 대국으로 꼽히는 멕시코에서는 한류 열풍이 몰아친 지 벌써 10년이 돼 간다.

지난 6월 말 이명박 대통령이 멕시코를 국빈방문했을 당시 현지 한류팬들이 '우리는 멕시코레아(MexiCorea)'라는 피켓을 들고 반가운 환영인사를 할 정도로 한국에 친숙감을 느끼는 현지인들이 적지 않다.

남미지역보다 한국 문화를 접하기가 비교적 쉬운 멕시코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의 축구실력이 주목을 받으면서 현지인들의 인식도가 높아졌고, 그해 10월 최초로 방영된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는 이런 반응에 열기를 더 했다.

지난해 수도권 지역방송인 'TV Mexiquense'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은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는 멕시코 TV드라마로 불리는 '텔레노벨라(telenovela)'에 비해 스토리 전개가 탄탄하고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게 한류팬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는 대표적 한류 스타인 탤런트 안재욱과 배용준, 영화배우 장동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이들을 '사모'하는 팬클럽만 10여 개에 달하고 있다.

멕시코 한류의 특이점을 꼽는다면 이 같은 최신 한류문화와 더불어 꽹과리와 징, 장구로 대변되는 전통음악이 함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 대중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류에 관심이 있는 팬들은 사물놀이에 직접 참여해 거리에서 길놀이를 하고, 행사 무대에 올라가 전통춤을 선보이며 한국을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내년에 멕시코시티에 한국 정부 차원의 '문화홍보관'이 신설되면 멕시코 곳곳에 퍼져있는 한류팬을 끌어모으며 한국을 알리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남교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문화홍보관은 "문화원은 멕시코에 우리 문화를 전파하는 포스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문화원과 한류팬클럽 간 유대를 강화해 더 많은 현지인이 한국문화를 알고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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