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영신 온두라스한인회장
2009년 중남미 국가 온두라스에서는 군사정변이 일어났다.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이 축출된 사건. 많은 서방 외신들이 이 사건을 쿠테타로 비난했지만, 온두라스 정부는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체포하고 적법한 과정으로 대통령직 승계가 이루어졌다고 발표했다.
“온두라스 한인수가 1,000명에서 250여명으로 줄었어요.” 이 같은 정변 이후 이웃 국가 니카라과, 멕시코, 또는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한인들이 이주를 했다고 강영신 온두라스한인회장은 말했다. 2015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만난 그는 “온두라스한인회가 설립 20주년을 맞았다”고 했다.
“한인사회의 활력이 떨어졌어요. 다문화 차세대모임을 만든 이유이지요.” 강 회장은 다문화 결손 학비지원 사업 등을 벌이는 등 한인회가 다양한 다문화 사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문화 차세대모임은 한인 후손뿐만 아니라 온두라스 내에 있는 다문화인들이 서로의 고충과 애환을 나누는 네트워크.
과거 한인들은 온두라스 여인들과 만나 결혼을 하거나 동거하며 살았다. 당연히 온두라스 한인들과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자녀가 태어났지만, 정변 후에 무책임하게 부인과 자녀들을 버리고 홀로 귀국한 사람도 있었다.
온두라스한인회는 이렇게 버려진 아이들을 찾아 지난 3월 첫 번째 모임을 가졌다. 현지인 엄마들은 남편과 함께 했던 한국문화를 자녀들이 잃어버리지 않도록 가르쳐 왔다는 것을 모임을 통해서 알게 됐다고 강 회장은 말했다.
“12세에서 29세 사이의 차세대들이 모이지요. 첫 모임 때는 약 40명이 참여했어요. 계속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강영신 회장은 2011년 한국대사로 지명돼 현지사회에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귀화한 외국인이 원적 국가에서 국가를 대표해 공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국내법 규정에 저촉돼 한국대사 파견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강 회장의 한국대사 지명은 온두라스 내 그의 입지를 확인해 주는 ‘사건’(?)이었다.
당시 로보 대통령은 강 회장 대신 그의 사위인 미첼 이데아께스 바라다트 스페인 공사를 주한대사로 파견함으로써 사태를 마무리했다. 로보 대통령은 남편 송봉경 씨가 세운 태권도장에서 대통령이 태권도를 배우면서 인연을 맺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온두라스한국학교 교장을 역임하는 등 한인사회에서 봉사해 왔다. 1977년 남편과 함께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로 이민을 간 그는 여성 교민 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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