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06] 떡
[아! 대한민국-106] 떡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6.04.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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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삼국시대 고분군에서 시루가 출토된 것으로 미루어, 삼국시대 이전부터 떡을 만들어 먹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고구려 벽화인 안악 3호분의 부엌 그림에는 당시에 사용했던 시루가 그려져 있다. 이전의 청동기 시대에도 이미 찌는 떡을 만들어 먹었을 것이라는 학자들의 연구결과가 있다.

삼국시대에는 특별한 날 떡을 먹었다. 철기문화가 융성했던 통일신라시대 때에는 무쇠 솥이 보편화되어, 떡을 전보다 더 자주 해먹었다. 이렇게 떡은 시대가 내려올수록 다양해졌고, 떡을 먹는 식생활도 변모해왔다. 고려시대에는 명절마다 종류가 다른 떡을 해먹었고, 차 문화가 발달하면서 떡은 간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쌀가루에 여러 가지 곡식 분말이나 과일, 꽃, 야생초나 약재 등을 넣었고, 고물이 발달했다. 이제 떡이 크고 작은 행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음식, 신분에 관계없이 모두가 즐겨먹는 음식으로 정착했다.

떡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찌는 떡, 치는 떡, 지지는 떡, 삶는 떡으로 나눌 수 있다. 시루떡이나 백설기, 송편은 시루에 쪄서 만드는 떡이요, 가래떡, 절편, 인절미는 떡메 같은 것으로 쳐서 만드는 치는 떡이다. 화전이나 부꾸미처럼 기름을 두르고 번철에 지져서 만드는 떡이 지지는 떡이며, 수수경단이나 오메기 떡처럼 삶아서 만드는 떡도 있다.

고장에 따라 거기서 나는 특산물로 그 지역만의 특별하고도 개성있는 떡을 만들어 먹었는데, 평안도에서는 감자시루떡·녹두지짐·뽕떡이, 황해도에서는 좁쌀떡· 꿀물경단이, 함경도에서는 감자찰떡·귀리절편·언감자송편을, 서울과 경기지역에서는 흰절편에 색색의 물을 들인 색떡·여주산병·쑥버무리, 충청도에서는 도토리떡·칡개떡·호박송편을, 전라도에서는 감인절미·모시떡 ·수리취떡을, 강원도에서는 메밀총떡·옥수수보리개떡을, 경상도에서는 유자잎인절미·곶감호박떡·망개떡을, 제주도에서는 빙떡·오메기떡·차좁쌀떡을 해먹었다.

또 절기에 따라 먹는 떡이 달랐다. 음력 정월 초하룻날에는 가래떡을 뽑아 떡국을 끓여 먹었고, 삼월 삼짓날에는 화전을 지져먹었으며 사월 초파일에는 느티떡을, 5월 단오에는 수리취떡을, 7월 칠석에는 밀전병과 증편을, 추석에는 햅쌀로 송편을 만들어 먹었다. 9월 9일 중양절에는 국화전을 만들어 먹었고, 음력 시월 상달에는 붉은 팥 시루떡이나 무 시루떡을 쪄서 고사를 지냈다.

특별한 날에는 특별한 떡을 만들어 먹었다. 아이가 태어난 날, 태어나서 100일이 된 날, 아이가 자라서 서당에서 책을 한 권 뗀 날, 어른이 되거나 혼인을 한 날, 집을 짓거나 이사 가서 집들이 할 때, 회갑이나 고희를 맞은 날, 세상을 떠난 날, 그때마다 먹는 떡이 다 달랐다. 수수팥떡, 쑥개떡, 송편, 찰떡… 그 이름도 모양도 다양했다. 한국인이라면 사람마다 각기 떡에 대한 향수가 있기 마련이다. 그 떡이 식품 한류로 새로 태어나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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