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만평(三江漫評)-70] 규밀게이트(閨蜜門)
[삼강만평(三江漫評)-70] 규밀게이트(閨蜜門)
  • 정인갑 중국 전 청화대 교수
  • 승인 2017.02.23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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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은 ‘박대통령-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불안에 빠져 있다. 어느 중국인이 이 사건을 ‘閨蜜門’ 사건, 즉 ‘규밀 게이트’라고 이름 지어 운운하였는데 일리가 있는 이름이라 본다.

한국의 국어사전에 ‘규수(閨秀)’란 낱말이 있는데 거저 ‘처녀’라고만 해석해 놓았다. 그러나 중국어에서 ‘규수’는 보통 양반가정에서 고이 자라고, 금기서화(琴棋書畵)를 배우며, 여자의 예의범절을 지키고, 높은 담장 안에 갇혀 있으며, 외계와는, 특히 남성과는 거의 접촉하지 않는 처녀를 일컫는다.

몇 년 전에 ‘규수’란 단어가 확장되어 ‘규밀’이란 새 단어가 생겼다. 아주 친밀한 여자 간의 친구를 말한다. 여자 간 서로 못하는 말이 없고, 세속의 갖은 고험을 이겨낼 수 있으며, 처지가 어떻게 멀어져도 진심으로 상대를 대할 수 있는, 심지어 남편보다 더 친한 사이이다.

필자는 대학시절 사회경력이 풍부한 30대 후반의 한 일본유학생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여성이 성장하는 과정에 3개 단계가 있다는 거다. 여성끼리 똘똘 뭉칠 줄밖에 모르는 1단계, 똘똘 뭉친 여성 소집단에서 떨쳐 나와 독립 행동하는 2단계, 많은 수준 높은 남성과 더 많이 교제하는 3단계가 그것이다.

대부분 여성들은 1단계에서 3단계까지 변하지만 그들의 변화 연령대는 같지 않다. 10대에 변하는 자, 20대에 변하는 자, 30대·40대·50대에 변하는 자 등이다. 심지어 평생 변하지 못하는 자들도 있고 3단계까지 변했지만 1단계를 버리지 못하는 자도 있다.

어느 직장, 회사, 기관 등 인간단체에서나 이런 현상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30~50대인데도 3~5명의 여성이 똘똘 뭉쳐 놀러가던, 장보던, 영화 보던, 모욕하던, 밥 먹던…저들끼리만 똘똘 뭉쳐 같이 다닌다. 심지어 서로 같은 옷을 입고 같은 헤어스타일을 한다. 그들 간의 관계가 최상이어 일이 생기면 책임자를 찾아 공식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만 예기하거나 저들끼리 쑥닥거린다.

이런 여성들은 대개 유치하고 단순하며 시야가 좁고 큰일을 못한다. 이렇게 보면 여성의 1·2·3단계는 그 여성의 성격문제 뿐만이 아니라 그의 깬 정도, 사회화의 수준을 말한다. 1~3단계의 변화 연령이 늦거나 심지어 변하지 못하는 여성은 그만큼 사회화에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화 수준은 선진국일수록 앞서고 후진국일수록 뒤떨어진다. 한국은 선진국의 문턱에 가 닿았지만 여성의 사회화 면에서는 많이 뒤떨어져 있다. 적어도 한국에 비해 사회의 면에서 퍽 후진 중국보다 많이 뒤떨어져 있다. 그 원인은 한국의 짙은 유교문화에 있다고 본다. 유교문화에는 여성에 대한 구속과 압박 및 압력이 무척 많다. 그러므로 한국 여성의 사회화는 뒤떨어져 있으며 그들의 사회 지위는 낮을 수밖에 없다.

박대통령-최순실 사건에서 정치의 면을 떠나 순수 사회의 면을 말하면 박대통령이 인간관계에서 여성 간의 1단계를 아직 버리지 못한 것에 있다고도 보인다. 세계적으로 여성 국가원수가 꾀나 있는데 왜 이런 일이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지 않고 하필이면 한국에서 일어났을까? 그 깊은 원인을 한국사회의 특정에서 찾으면 우연한 현상이 아니라 필연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겠다.

짙은 유교문화는 박-최 현상을 산생시킨 토양일 것이다. 이런 토양은 여성의 사회화를 방해한다. 이런 사회 현상을 크게 넓혀보면 한국에는 아직 천천만만의 ‘박근혜’, 천천만만의 ‘최순실’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 큰 인식 변화가 일어나 한국여성의 사회화가 추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쉽지 않으며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국 유교문화 불합리한 면의 위축과 관계되기 때문이다. 중국 유교문화의 위축은 1,800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쳐서야 지금의 정도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국은 조선왕조 때 유교가 국교였고 한창 흥성하였으며 한일합방 후에야 유교문화가 무너지기 시작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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