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새로운 시대정신과 21세기 아리랑
[시론]새로운 시대정신과 21세기 아리랑
  • 김형남 논설위원
  • 승인 2010.07.1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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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남(논설위원/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위원)

아리랑은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로서 민족 저변에 깔린 정서의 가락이며 민족 동질성의 구체적 표현이다. 전세계 어디에서도 한국인이 모이면 애국가보다 더 많이 애창되는 노래가 바로 아리랑이다.
아리랑의 유래에 대해서는 40여 가지 설도 넘지만 그 어느 것도 확실하게 검증되지는 않았다. 한편 아리랑은 약 60여종에 이른다고 한다. 전국 팔도의 아리랑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 땅에도 독립군 아리랑, 사할린 아리랑 등이 있다.
각 지역이나 시대에 따라 곡조는 다르게 나타나지만 가사는 거의 모든 아리랑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아리랑 고개와 여인의 눈물이다.
흔히 한국의 대표 정서를 정(情)과 한(恨)이라고들 한다. 정이 넘치는 어머니의 따뜻함과 한 많은 여인의 눈물을 한국의 이미지 상징으로 말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님과의 이별로 인한 한숨과 눈물은 임시방편일 뿐이고 그러다가 점점 쌓이게 되면 가슴 속 응어리가 된다.
이러한 마음 속 깊은 응어리를 민요라는 형식을 통해서 달래 왔다. 한반도의 역사는 작게는 한 개인으로부터 크게는 한민족에 이르기까지 마음이 아리고 쓰린 측면이 많았다. 이 모든 것이 녹아들어 있는 아리랑의 아픔은 깊고 깊은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하였으면 한다. 가부장제 사회, 남존여비 사상, 여성억압의 사회적 산물인 노래가사를 이제는 바꾸어 부르자는 말이다. 21세기 시대정신에 맞는 새로운 아리랑을 만들어 노래할 때이다.
슬픔과 한(恨), 원(怨) 대신에 승리와 희망을 노래하는 아리랑을 기대해 본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윤도현 밴드는 승리를 염원하며 아리랑을 목이 터져라 힘차게 불렀는데 가사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라고 하였으니 얼마나 기막힌 노릇인가? 이별이 아닌 화합이 담기고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도전으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 모두 다함께 우리 우리 우리랑 / 아리 아리 신나게 아리 아리 아리랑 / 세계 누리 다함께 누리 누리 누리랑 / 아리 아리 신나게 아리 아리 아리랑(후렴)”. 필자가 한번 지어본 가사이다.
가락에는 진취적 기상, 역동적 에너지를 담아내고, 노랫말에는 세계는 하나 그리고 신명이라는 사상을 담고 있다. 새로운 아리랑을 만들자고 하면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많이 부르는 아리랑도 나운규가 창작한 신아리랑이다.
또한 새로운 아리랑이 만들어진다고 하여 과거의 아리랑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아리랑은 아리랑대로 부르고 ‘21세기 아리랑’도 새롭게 만들자는 말이다. 아리랑의 지평을 확대하고 상황에 맞게 골라 부르도록 하자.
남아공 월드컵이 막 끝났다. 한국은 사상 첫 원정 16강의 위업을 달성하여 아시아의 맹주임을 과시하였다. 4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세계인의 축제에서는 승리를 기원하는 새로운 아리랑이 불리워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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