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의 입찰도면에는 ‘스펙’ 업체 직인도 찍히나?
코이카의 입찰도면에는 ‘스펙’ 업체 직인도 찍히나?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18.07.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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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공급업체 직인 찍힌 도면을 입찰도면으로 배포해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갑질 비리’를 고발한 베트남 하노이의 장순봉사장으로부터 특별한 직인이 찍힌 설계도면을 카톡으로 받았다.

설계도면 옆에 ‘엘리베이서 스페시피케이션’이라는 스펙 재원이 적혀 있고, 아래에 특정공급업체의 직인이 찍인 설계도면 사진이었다.

장사장은 “코이카에서 시행한 캄보디아 소아병원 공사(ITB CASE No. KHOC / KOICA102015 /2015년 10월 28일 )와 관련해 코이카측이 시공사에 보낸 입찰 도면에 특정업체의 시방서와 직인이 날인돼 있었다”면서, “이게 무슨 의미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도면에는 시설에 설치해야 할 엘리베이터 스펙과 시그마엘리베이터 캄보디아 대리점의 직인이 찍혀있었다.

그는 이 내용을 전하면서 시공사에 보내는 입찰도면에 어떻게 특정업체의 시방서와 직인이 찍히게 됐는지 의도와 경위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중에 코이카측에 물었지만 아무도 제대로 답을 안해줬다면서, 특정엘리베이터 공급업체 직인이 설계도면에 찍힌 경위는 지금까지 오리무중의 상태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당시 공사 감리측에서 설계도면에 직인이 찍힌 중국산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것을 그의 회사에 끊임없이 강요했다고도 덧붙였다.

또 그의 회사가 문제의 엘리베이터(중국산)를 단 건물에서 클레임 사례들이 있어서 대신 한국산 현대엘리베이터를 사용하자고 자재사용 승인 요청을 했으나 4개월 이상 승인을 해주지 않아 공기내 자재반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같은 내용으로 자사 현지 법인장인 석우종합건설 정XX 부사장이 청와대에 탄원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내용도 사진으로 캡쳐해 보내왔다.

장순봉 사장은 캄보디아 소아병원 공사뿐 아니라 비행훈련원 공사에도 문제의 중국산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도록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측으로부터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는 코이카 감리(CM)측 인사와 문제의 엘리베이터를 공급하는 캄보디아 회사 대표가 만난 자리에도 불려나갔다면서, 그 사실을 입증하는 대화 자료도 캡쳐로 보내왔다.

이런 제보를 접하면서 코이카의 기관 청렴도 평가와 윤리경영을 살펴봤다. 코이카 홈페이지(www.koica.go.kr)에 나와 있는 자료다. 청렴도 평가는 외부청렴도와 내부청렴도, 그리고 종합청렴도의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소개돼 있었다.

이에 따르면 코이카는 평가를 노출시켜 놓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동안 4등급 혹은 5등급만 받았다. 4등급은 미흡, 5등급은 아주 미흡이다. 1등급 매우 우수, 2등급 우수, 3등급 보통은 아예 없었다. 특히 2017년도는 내부청렴도도 5등급이고, 종합청렴도도 5등급으로 아주 미흡으로 나타났다.

코이카는 우리 정부의 무상원조 전담기관이다. 해외에 돈으로 원조를 하되, 우리 업체가 공사를 수주하도록 해서 우리한테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코이카는 돈을 갈라주는 일을 하다보니 ‘갑’일 수밖에 없다. 원조를 받은 나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현지에서 코이카 발주 ODA공사에 참여하는 한국업체들에 대해서도 ‘갑’일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코이카는 ‘갑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공사 앞에서 기침만 해도 ‘갑질’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그렇게 조심해야 하는데도, 캄보디아 코이카 사무소 같은데서는 이상하게도 이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결과가 ‘청와대 탄원’으로 귀결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코이카가 배포한 입찰설계도면. 왼쪽 아래에 특정공급업체 직인이 찍혀있다.
코이카가 배포한 입찰설계도면. 왼쪽 아래에 특정공급업체 직인이 찍혀있다.
설계도면에 찍힌 캄보디아 시그마사 직인
설계도면에 찍힌 캄보디아 시그마사 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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