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재단과 '벼룩 유리덮개 실험'
재외동포재단과 '벼룩 유리덮개 실험'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1.05.01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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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이 뛰도록 불을 지필 때인듯

이종환 본지대표
벼룩은 높이뛰기 선수다. 제자리서 30cm를 뛰어오를 수 있다. 제 몸의 몇 백배를 점프한다는 얘기다. 벼룩의 이 같은 점프력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벼룩 여왕’으로 이름난 미국 루이저 오스차일드 박사의 실험이다.

그는 한무리의 벼룩을 대형용기에 넣고 투명한 유리로 덮었다. 그러자 탁탁 거리는 소리가 한동안 이어졌다. 뛰어오르는 습성을 가진 벼룩이 뛰다 유리덮개에 부딪치는 소리였다.

얼마뒤 소리가 잦아들자 그는 유리 덮개를 열었다고 한다. 벼룩들은 여전히 뛰고 있었지만 놀랍게도 뛰는 높이가 모두 유리덮개 근처까지로 일정했다는 것이다.용기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데도 벼룩들은 머리를 부딪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재외동포재단의 홍보가 벼룩실험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재외동포재단 사이트에 들어가면 ‘보도자료’ 난에 올들어 단 한건 올라있다. 지난해 10월 한상대회때 보도자료를 낸 이래, 올들어 단 한번만 보도자료를 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홍보팀이 해체된 것도 아니다. 사람은 일부 바뀌었지만 인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또 재단에서 보도자료를 낼만한 일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재단이사장은 부지런히 국내외를 오가고 있다. 4월 하순에는 캐나다 밴쿠버도 다녀왔다. 한상대회 운영위원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한상대회 운영위에서는 내년 대회 개최지도 결정했다. 개최지로 경합한 광역시도도 서울, 경남, 전남광주 등 세곳이나 됐다. 국내외의 관심을 끌만한 화제였다는 얘기다.

지난 2월에는 광저우에서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회도 개최했다. 재외국민 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재외동포들의 한인회장 대회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런데 이런 숱한 일들이 ‘보도자료’로 나오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본지가 보기에는 위의 벼룩실험과 너무도 닮은 꼴 같다는 것이다. 재단 이사장은 한때 언론보도를 극도로 기피했다. 자신의 움직임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공적으로 이뤄지는 국내외 출장도 행선지와 목적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따라서 그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는 본지 같은 전문지조차도 알기 어려웠다.

자신의 일뿐 아니다. 재단의 여러 팀들이 하는 일도 언론노출을 피했다. 누구도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 오직 홍보팀만 언론과 얘기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홍보팀은 담당팀이 아니어서 아는 게 없었다. 물어도 모른다는 답으로 끝나기 일쑤였다.

그 결과가 올해 지금까지 단 한건의 보도자료를 내는 것으로 응축된 것이라는 게 본지의 시각이다. 아무도 물어오지 않으니까 그냥  있는 것이라는 얘기다.

어떻게 하면 이를 고칠 수 있을까? 이와 관련된 벼룩 실험이 또 있다. 오스차일드 박사는 한가지 실험을 추가했다. 벼룩이 들어있는 용기밑에 알코올 램프를 두고 불을 붙였던 것이다. 그러자 벼룩들이 바로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제 실력을 발휘해서 바로 용기 밖으로 뛰어나온 것이다.

재외동포재단 홍보팀에도 이 같은 ‘알코올 램프’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재단 이사장의 ‘언론 기피증’이 이제 치유됐을 수도 있다. 본인이 노출하고 싶어할 때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른 채 ‘옛날에 안주’하고 있는 홍보팀엔 지금 ‘불’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외부에서 불을 지필 때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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