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칼럼] 재한동포문인협회와 재한조선족 문학의 성취-1
[대림칼럼] 재한동포문인협회와 재한조선족 문학의 성취-1
  • 이동렬 <소설가, 동북아신문 대표>
  • 승인 2019.09.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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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조선족문학창작위원회 성립 및 문학연구세미나'가 지난 5월 24일 오전, 연변작가협회와 연변대학교 '조한문학원비교문학연구소'의 주최 하에 중국조선족 학계, 문학계, 언론매체 인사 약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변대학교 과학기술청사 8층 제4세미나실에서 성료됐다.
'재한조선족문학창작위원회 성립 및 문학연구세미나'가 지난 5월 24일 오전, 연변작가협회와 연변대학교 '조한문학원비교문학연구소'의 주최 하에 중국조선족 학계, 문학계, 언론매체 인사 약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변대학교 과학기술청사 8층 제4세미나실에서 성료됐다.

재한조선족문학은 1992년 8월24일 한중수교 전후로 중국 조선족들이 한국으로 역이주를 하면서 생겨났다고 봐야 한다. 역이주초기, 대부분의 조선족 작가들은 거처를 중국에 두고 한국을 오가면서 보고 느끼고 체험한 것들을 문학작품에 담아냈었다. 여기에는 허련순의 ‘누가 나비의 집을 보았을까(2004)’, 김혁의 ‘천국의 꿈에는 색조가 없었다(2007)’, ‘리혜선의 ‘코리안 드림, 그 방황과 희망의 보고서(2012)’ 등의 작품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2010년 전후로, 한국의 비자 개방과 더불어 재한조선족사회가 정착기에 들어서면서 조선족 작가들도 한국에서 점차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많은 조선족 작가들은 벌써부터 템포 빠르고 복잡 다양한 자본주의 사회의 생활과 힘겨운 노동속에서 삶의 고뇌를 느끼며 필을 들기 시작했고, 재한조선족 작가 끼리끼리 문학동아리나 친목회 같은 소모임을 갖고 활동해왔다.

그러다가 동북아신문사 사장 이동렬이 재한동포문인협회를 설립을 해서 공식 문학단체가 만들어졌고, 이 단체가 오늘까지 발전해오면서 많은 재한조선족 작가들의 ‘집’이 되고 ‘문학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고향을 떠나 한국이란 특수한 생활환경에서 끈질기게 터전을 닦고 '동포문학'이란 협회지를 7년간 8호를 발간해오면서 재한조선족사회에서 나름대로 좋은 사회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가꿔 나가고 있다.

현재 한국에 거주 체류하고 있는 중국 조선족은 약 80여만명이 된다. 2018년 1월31일 한국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중국동포가 710,037명인데, 이중 중국 조선족 재외동포비자(F-4)가 약 30여만명, 방문취업제(H-2) 비자가 약 23만명, 영주권(F-5) 비자가 약 8만여명이며, 한국국적 취득자도 약 10여만명이 된다. 이외에 동거비자(F-1), 유학생 비자, 투자비자 등 다양한 비자들을 발급 받아 외국인등록증을 소지해서 체류 거주하고 있다.

연변작가협회 정봉숙 상무부주석(우)이 재한조선족문학창작위원회 주임 위임장을 리동렬 소설가에게 전달하다.
연변작가협회 정봉숙 상무부주석(우)이 재한조선족문학창작위원회 주임 위임장을 리동렬 소설가에게 전달하다.

중국 조선족의 한국 정착의 역사는 소위 ‘탄원·항거’와 ‘적응·화합’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비자 개방의 빗장을 조금씩 조심스레 열어온 한국 정부와 ‘조상의 나라, 한민족, 한겨례, 동포1세~2세, 민족독립운동가의 후손’임을 자처하며 대한민국에서 ‘살 권리’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재한조선족들의 대립과 협력이 마침내 오늘과 같은 고국에로의 ‘자유왕래’의 길을 열어왔었다.

재한조선족들은 체류과정에서 내국인과의 정체성과 문화 습성 면에서의 충돌을 피할 수가 없었다. 자유민주주의 체재 및 단일민족 국가에서 생활해오던 내국인들과 사회주의 체재에서, 그것도 대부분 농경문화권 속에서 생활해오던 재한조선족은 우선 이데올로기와 정체성면에서 충돌을 했다. 그래도 서로가 민족의 동질성을 내세워 화합을 도모해왔다. 그렇지만 재한조선족의 부정적인 농경문화 의식과 일부 불량한 습성 등은 하루 이틀에 버릴 수가 없기에 지금까지 한국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를테면 쓰레기 무단투기, 고성방가, 나쁜 음주습관, 횡단보도 무단횡단 등이나 마약, 보이스피싱 사기사건 연류, 심지어 살인사건까지 수차 발생하고 있기에 여론과 민심은 늘 싸늘해 있다. 이럴 때마다 재한조선족사회는 더욱 적극적이고 자각적인 행동으로 여론을 순화시키고 내국인들의 부정적인 마음을 돌려세우고 재한조선족사회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자 안간힘을 써왔다.

2010년 전후로, 한국정부는 재외동포비자, 영주권 등의 비자 개방 정책을 실시해 재한조선족사회는 급격히 몸체를 불구며 안정과 번영을 이뤄왔다.

현재 재한조선족들은 우선 장기적이고도 안정적으로 체류 거주할 수 있는 다양한 비자를 소지하고 있다. 한국국적 취득자 외에도 재외동포비자, 방문취업제비자, 영주권, 투자비자 등의 비자소지는 곧 재한조선족들의 삶에 종사 직업면에서 아주 큰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무역업, 여행업, 식당, 가게, 보험, 화장품 판매, 학원 등에 취업하거나 회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고 있으며, 심지어 대학교나 연구기관 같은 학계나, 변호사 사무실 같은 법조계에도 취업을 하고 있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대림동 중앙시장 중심 차이나타운, 건대입구 중국 조선족 양꼬치거리, 가리봉시장 등 조선족 경제 집거지도 형성되면서 지역사회의 경제를 주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거주의식도 변화를 가져왔다. 중국에 투자해서 아파트 등을 마련하던 데로부터 이제는 중국의 부동산을 팔아서 한국에 삶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자녀들을 한국에 데려와서 공부시키는 경향도 늘고 있다.

소비문화도 바뀌고 있다. 돈 벌어 빚을 갚고 자식을 교육하기 위해 아글타글 적금을 해오던 데로부터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은 누려가며 인생의 행복을 찾으려는 지향성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곧 다양한 재한조선족 단체와 신문사의 출현을 도래하는 기폭제가 됐다. 현재 어림잡아 약 100여개의 크고 작은 단체가 한국사회와 재한조선족사회의 맥을 이어 놓으며 순기능 역할을 해오고 있다. 재한동포문인협회도 그중의 하나이다.

재한중국동포 교수, 박사 중심의 '재한동포문학포럼' 발기인 모임이 지난 1월 28일 대림동에 있었다. 오른쪽부터, 최유학 교수, 전월매 교수, 전은주 박사, 최미성 박사과정, 이동렬 동북아신문 대표, 이미옥 박사, 조은경 박사(소설가), 리위 박사과정 등 순이다.
재한중국동포 교수, 박사 중심의 '재한동포문학포럼' 발기인 모임이 지난 1월 28일 대림동에 있었다. 오른쪽부터, 최유학 교수, 전월매 교수, 전은주 박사, 최미성 박사과정, 이동렬 동북아신문 대표, 이미옥 박사, 조은경 박사(소설가), 리위 박사과정 등 순이다.

필자소개
중국 서란시 출생. 소설가, 언론인. 동북아신문 사장/대표, 재한동포문인협회 초대회장/現대표. 중국 작가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월간잡지 中國新聞 차이나위크(한국어판) 편집주간, 도서출판 바닷바람 발행인. 장편소설집 ‘고요한도시’, ‘낙화유수’ 중단편소설집 ‘눈꽃서정’, ‘토양대’ 등 4부. 연변조선족자치주문학상 등 10여 차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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