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의 사자성어] 음풍영월(吟風詠月)
[미학의 사자성어] 음풍영월(吟風詠月)
  • 하영균(상도록 작가)
  • 승인 2020.01.04 05:4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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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영월(吟風詠月)

음풍영월(吟風詠月)의 뜻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흥취를 자아내어 즐겁게 시를 짓고 논다는 의미이다. 비슷한 말로 음풍농월이라고도 한다. 즉 선비들이 기생을 데리고 계곡 가에 가서 술을 마시며 시를 쓰며 놀고 있는 모습을 눈에 그리게 하는 말이다. 그런데 단순하지가 않다. 시를 짓고 놀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상상하듯이 시를 계곡 가에서 노래 부리며 주태를 부리는 그런 노는 모습이 아니라 시를 짓고 조용히 앉아서 시의 뜻을 읊조리며 고요히 놀고 있는 모습이다.

가끔은 장구 소리나 가야금 소리도 시조를 읊조리는 데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음풍영월(吟風詠月)의 모습은 상당히 정제된 것이다. 이런 정제된 모습에는 한 가지 핵심 기법이 담겨있다. 바로 율조를 맞추어야 한다. 운을 맞추지 못하면 그 실력이 떨어지고 하급의 평가를 받는다. 즉 형식이 엄격해서 그 형식에 맞추어 시를 짓지 못하면 바로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다. 시로서 진검 승부를 겨룰 수 있는 것도 바로 율조를 맞추어야 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다양한 한자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맞추어 쓸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이런 음풍영월(吟風詠月)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시 짓는 능력이 문화 권력이요 이데올로기 지배 수단이었다.

과거 조선 시대의 선비 사상에는 물질적인 것보다는 오히려 정신적인 만족을 더 추구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시에 대해서는 특별했다. 공자가 사서삼경 중에서도 시경을 읽어 보라고 한 가장 큰 이유는 백성의 희로애락이 가장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경은 공자가 그 시대 즉 춘추 시대의 민요를 모은 것이다. 이것을 모으면서 그 속에는 인간 세상의 희로애락에 대한 모든 감정이 담겨있는 것이다.

시경에 근거하여 시의 중요성을 인식한 조선 시대에는 시는 단순히 선비들의 놀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유교 정신의 교육이요 훈련이요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구축하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였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논밭에서 땀 흘려 일하는 농부로서는 음풍영월(吟風詠月)은 분명 신선놀음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농부들의 즐기는 농요에 담긴 해학이나 골계미와 같이 선비들에게도 그 나름의 미학이 있었다.

음풍영월이 추구하는 미학의 핵심은 바로 형식이다. 율조를 맞추고 운율을 맞추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맞추어 내려고 한 것이다. 이를 더 확장하면 예악이요 제례이며 유교인 것이다. 사실 특정 구속 장치를 붙이고 이것에 맞추어 시를 지으라는 것은 어쩌면 억지일 수 있다. 현대에도 한국의 시조나 일본의 하이쿠 아니며 중국의 노래를 보면 율조가 정리되어 있다. 그것을 뛰어넘지 않고 최적화된 형식미와 내용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최고의 예술적 감각을 지닌 것으로 평가를 받는 것이다.

형식을 중요시하는 것은 시대가 주로 안정기에 있을 때이다. 그 형식의 틀이 바뀔 때가 되면 즉 시대가 바뀌면 분명 다른 형식의 틀이 등장한다. 그러면 그 새로운 형식에 맞추어서 내용이 채워지는 것이다. 시대별로 유행가가 다르게 변하듯이 형식도 다르게 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형식의 전형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형식의 전형성은 민족적 또는 시대적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민요는 어디에 가도 어떻게 불러도 알아들을 수 있다. 일본의 엔까는 어떻게 불러도 그 나름의 특징 있는 형식이 있고 구분이 된다. 형식은 전형성을 가지고 있어야 그것을 그 시대 형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조선 시대 선비들의 시를 쓰고 읊조리는 그런 모습 속에 전형화된 형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형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내용이 부수적으로 요구되는 예술은 그렇게 많지 않다. 연관된 이미지라면 시조, 다도, 거문고나 가야금, 정가 등이 아직도 형식을 중요시하는 예술 양식으로 남아 있다. 형식은 전형화되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로 오랫동안 살아남는다. 서양의 교향곡이나 오페라가 아직도 연주되고 있는 것도 그때 만들어진 형식 때문이다.

한국의 음악에도 이제는 미래를 이어갈 전형적인 예술 형식이 탄생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다. 전형적인 예술 형식이 만들어지는 시기는 대부분 그 문화가 가장 융성할 수밖에 없는 사회 경제적 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조선 시대의 음풍영월(吟風詠月)이 강조되었던 것도 조선이라는 유교 사회의 사회경제적 기반이 존재했던 이유이다. 한국도 사회적 변화가 뚜렷하게 떨어지고 있는 시대이다. 이것은 이제 형식 중심의 예술이 등장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아마도 어디선가는 이미 음풍영월(吟風詠月)을 노래하는 그런 예술가들이 이미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필자소개
서울대학교 농생물학과 졸업, 동아대학교 경영대학원 마케팅 전공 수료, 가치투자 전문 사이트인 아이투자 산업 분석 칼럼 연재(돈 버는 업종분석), 동서대학교 전 겸임교수(신발공학과 신제품 마케팅 전략 담당), 영산대학교 전 겸임교수(신제품 연구소 전담 교수), 부산 정책과제-글로벌 신발 브랜드 M&A 조사 보고서 작성 책임연구원, 2017년 상도록 출판, 2018년 대화 독법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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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0-01-04 17:58:23
한국사와 세계사의 연계가 옳음.한나라이후 세계종교로 동아시아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아온 유교전통.

해방후 유교국 조선.대한제국 최고대학 지위는 성균관대로 계승,제사(석전)는 성균관으로 분리.최고제사장 지위는 황사손(이원)이 승계.한국의 Royal대는 성균관대. 세계사 반영시 교황 윤허 서강대도 성대 다음 국제관습법상 학벌이 높고 좋은 예우 Royal대학. http://blog.daum.net/macmaca/2575

윤진한 2020-01-04 17:57:29
일본은 막부시대 불교국이되어 새로생긴 성씨없는 마당쇠 천민 천황이 하느님보다 높다고 주장하는 불교 Monkey나라.일본 신도는 천황이 하느님보다높다고 주장하는 신생 불교 Monkey임.한국은 헌법전문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보장되어, 일본에 선전포고한 상태가 지속되는 나라임.생경하고 급격하게 새로 생긴 마당쇠 천민 천황이 세운 일제 강점기 경성제대 후신 서울대는 한국에 남겨진 패전국 일제 잔재며, 마당쇠 천민 학교며, 부처 Monkey.일본 Monkey를 벗어날 수 없는 불교.일본Monkey 천민학교로, 한국 영토에서 축출해야 되는 대상임. 한국 영토에 주권이나 학벌같은건 없이 대중언론에서 덤비며 항거하는 일제 잔재에 불과함.

http://blog.daum.net/macmaca/2632

윤진한 2020-01-04 17:56:41
한국인은 행정법상 모두가 유교도임. 주민등록에 조선성명인 한문성씨와 본관을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하는 나라. 중요한것은 동아시아 유교국가(중국,한국,베트남,몽고. 그리고 2차대전이후의 대만.싱가포르 및 전세계 화교들)에는 하느님(天),계절의 신,산천의 신,조상신,공맹숭배,한문성씨.본관, 한자,삼강오륜,인의예지신,충효,관혼상제,한자,명절이 수천년 체화된것.


한국은 수천년 세계종교 유교나라.불교는 한국 전통 조계종 천민 승려와 주권없는 일본 불교로 나뉘어짐.1915년 조선총독부 포교규칙은 후발 국지적 신앙인 일본신도(새로 만든 일본 불교의 하나).불교.기독교만 종교로 인정하였는데,일본항복으로 강점기 포교종교는 종교주권 없음.

부처는 브라만교에 대항해 창조주를 밑에 두는 무신론적 Monkey임.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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