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수 홍콩 일신회계컨설팅 대표, “홍콩 내수시장 진출할 만해”
김찬수 홍콩 일신회계컨설팅 대표, “홍콩 내수시장 진출할 만해”
  • 홍콩=이종환 기자
  • 승인 2020.01.2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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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홍콩으로 진출 ... 독립회계사 1호로 자리잡아
김찬수 회계사
김찬수 회계사

“신계 지역으로 가서 차 한잔 하시면 어때요?”

홍콩 몽콕의 호텔에 도착한 김찬수 대표가 의외의 제안을 했다. 호텔 커피숍에서 얘기하기 보다는 넓고 색다른 데로 가자는 얘기였다. 그야말로 ‘불감청고소원’의 제안이었다. 이렇게 해서 향한 곳이 사이쿵 부둣가였다.

사이쿵은 홍콩의 뒤뜰로 불리는 곳이다. 마천루가 즐비한 홍콩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잘 보존된 자연녹지공원이다. 사이쿵으로 가는 꼬불꼬불한 산길 도로를 드라이브 하면서 김찬수 회계사는 “사이쿵에는 제주도 둘레길 걷기 같은 트레킹 코스가 있다”면서 “트레킹 코스를 갈라서 주파하며 6개월만에 완주를 했다”고 말했다.

“홍콩트레일로 부르는 트레킹 코스 길이가 무려 320km입니다. 4개의 둘렛길이 있는데, 그중 두 개가 신계에 있어요.”

신계(新界)는 ‘New Terrritory’, 새로운 영토라는 뜻이다. 영국이 홍콩섬을 청나라로부터 할양을 받은 것은 1842년 제1차 아편전쟁 직후였다. 돌려주지 않는 조건의 영구할양이었다. 이어 1860년 제1차 베이징 조약으로 홍콩 섬 맞은 편의 카우룽(kowloon)도 추가로 영구할양됐다. 신계는 그보다 늦은 1898년 제2차 베이징 조약으로 영국에 넘어왔다. 945 평방km 면적의 카우룽 북쪽과 주변 섬들을 영국이 조차해 '신계'라 이름 붙인 것이다.

신계는 영구 할양된 홍콩 섬이나 카우룽과 달리 99년 후 반환해야 하는 지역이어서, 개발이 안돼 낙후했고, 지명도 대부분 그대로 남았다. 하지만 신계 반환협상을 하면서 영국은 신계뿐 아니라 홍콩 전체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일설에는 1982년 덩샤오핑이 영국 대처 총리와 회담하면서 “홍콩 전체를 반환하지 않는다면 대륙에서 홍콩 밀입국을 막고 있는 인민해방군의 경계를 풀어서 수백만의 대륙인들이 홍콩에 건너가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1997년 신계의 조차 기간 만료와 동시에 홍콩 전체가 중국에 반환됐는데, 영구할양지역에 살던 홍콩인들에게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인 셈이었다.

신계에 속한 사이쿵 지역은 마천루의 홍콩 도심과는 달리 낮은 건물들이 이어져 있고, 사이쿵 부두에는 ‘berth’로 불리는 선착장 번호를 따라서 여객선이 홍콩 각지를 연결하고 있었다. 출입국 시설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마카오나 심천 등은 가지 않고 홍콩 내부만 연결하는 듯했다.

“전에는 홍콩을 경유해서 해외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중국 본토나 동남아에 진출할 때 홍콩을 경유해서 투자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홍콩 경유투자가 줄어들었습니다. 직접 투자하지요.”

김찬수 회계사의 말이다. 그는 2002년 삼일회계법인의 글로벌 해외네트워크인 PWC홍콩에 파견되면서 현지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우리 제조업들이 선전 둥관 등 광동성 지역에 진출하면서 홍콩을 경유해 투자했습니다. 심지어 칭다오나 베이징에 투자하는 기업도 홍콩을 거친 경유투자를 했습니다.”

그는 이런 고객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에서 파견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회계사는 2년후 과감하게 독립을 선언했다. 2004년 홍콩에 독립회계법인인 일신회계컨설팅 법인을 세우고 직접 경영에 들어간 것이다. 한국에서 파견돼 홍콩의 회계법인에 근무하던 회계사는 많았지만, 현지에서 독립경영에 나선 것은 김회계사가 1호였다.

지금 일신회계법인의 직원수는 26명. 회계사와 전문가들이 포진돼 주로 한국계 기업들의 회계 세무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이 제조업 진출을 반기지 않게 되면서 홍콩에서의 회계법인 업무 패턴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중국 본토 제조업 투자업체에 대한 업무지원이 60%를 차지했는데, 지금은 20%로 줄어들었어요. 대신 홍콩 소매마켓에 진출한 패션 화장품 레스토랑 같은 고객들이 늘었습니다.”

김회계사가 경영하는 일신회계법인의 고객은 90%가 한국기업이다. 미국이나 이탈리아 뉴질랜드에서 홍콩에 투자하는 한국교민들도 그를 찾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해외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해 미국이나 영국 등지에서 회계사 자격을 딴 해외회계사들도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해외에서 공부해 현지 회계사 자격을 딴 사람들이 직원이나 인턴 등으로 들어와 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그는 “한국에서 3명의 회계사가 인턴으로 와서 일하고 있다”면서 “그중에는 영국회계사, 미국회계사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해 세계경기 예측과 관련해 “홍콩에서는 주식이나 주택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경기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콩부두의 모습
사이콩부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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