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격리된 한국인 수기] “中 웨이하이시는 격리자에 아주 친절”
[코로나로 격리된 한국인 수기] “中 웨이하이시는 격리자에 아주 친절”
  • 이성호 현윤인터내셔널 대표
  • 승인 2020.03.05 09: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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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중국, 베트남, 러시아, 키르기스스탄 등 세계 각국에 격리된 한국인이 1천명이 넘었다. 이중 중국에 800명 이상의 한국인이 격리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들은 산둥성 웨이하이, 옌타이, 충칭 등 인근 호텔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중국 위해한국인회로부터 현지 호텔에 격리된 한국인의 수기를 받았다. 4일 차 생활 중이라는 그는 한국의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중국 웨이하이시는 "아주 친절하고, 호텔도 깨끗하다"고 전했다.[편집자주]

안녕하세요. 웨이하이 현윤인터내셔널 대표 이성호입니다. 한국의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지 않아 매우 걱정입니다. 저는 지금 중국의 한 호텔에 격리 중인데요. 아주 특이한 경험을 하는 중이라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산동성 웨이하이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계약 건이 있어서 2월17일에 한국 출장을 갔다가 2월28일에 중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중국입국 시 2주간 격리된다는 것을 알고 들어왔습니다. 가족이 중국에 있으니 일단 빨리 들어왔습니다.

중국에 온 한국인에 대해 무지막지 괴소문도 있었으나 크게 걱정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언론 보도는 중국의 실제상황과 다른 점이 많으니까요. 매일 운항하는 웨이하이행 비행기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중국동방항공 등도 있지만, 모두 결항이어서 제주항공을 타고 왔습니다.

저는 미리 예매한 상태였으나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5~6배 오른 티켓을 사고 들어오더군요. 비행기는 160명 만석이었고. 한국인은 13명이었습니다.

인천출발 45분 후 웨이하이에 도착했습니다. 입국 수속 시 방호복을 입은 2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공안 관련자들도 꽤 많았습니다. 체온을 재고 입국 수속을 완료했는데, 중국인 2명이 발열 증상이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종 검색대를 지나가니, 칭다오 총영사, 웨이하이한인회장, 시정부 관계자 등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경계가 삼엄할 뿐이지 분위기가 험악하지는 않습니다. 한인회장으로부터 친절하게 향후 지원방안 등을 듣고 나니 안심이 됐습니다.

발열자가 없으면 집으로 가서 자가격리하면 되지만 2명이 발열 증상을 보여, 한국인 13명 포함 비행기 탑승객 전원이 호텔로 가야 했습니다.

저는 위해시 문등구에 있는 한 호텔로 왔는데요. 한국인 13명이 각 방으로 들어가서 14일간 격리 생활을 했습니다. 7일은 호텔에 머문 뒤엔 집으로 가서 격리된다고 들었습니다.

방 내부는 모두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습니다. 욕실도 깨끗합니다. 중국어가 안 되는 분들을 위해 통역해주시는 분들 몇 명도 있었습니다. 숙식비용 일체는 시정부에서 부담한다고 했습니다.

빨간통 안에는 염소 소독약이 있습니다. 체조용 도구도 있네요. 시정부가 신경을 쓰는 게 보입니다. 쓰레기는 매일 아침 2겹의 황색 비닐백에 넣어서 내보냅니다.

이 호텔의 서비스는 상당히 좋습니다. 마치 불만이라도 나오면 큰일 날듯하여 아주 친절하게 대해 줍니다. ‘단톡방’을 통해 불편한 것을 말하면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 주는 서비스도 합니다.

“운동 도구가 필요하냐”고 하여, “5㎏ 덤벨 두 개를 달라”고 하니 1시간 뒤 가져왔습니다. “의자가 불편하다. 바꿔줄 수 있으면 바꿔달라”고 하니 10분 뒤 가져옵니다. “방이 좀 추운데 히터 같은 거 달라”고 하니 30분 뒤 갖다 줍니다.

한인회도 물품을 보내줬고요. 한국학교에서 다른 방 학생에게 배달할 물품이 제방으로 왔는데 돌려보내려고 했더니, 교차 감염 우려로 안 된다고 하네요.

어제는 웨이하이의 한 한인교회에서 교인 여부와 상관없이 김밥, 각종 반찬, 컵라면, 직접 만든 식혜까지 전달했습니다.

이건 격리호텔이 위치한 위해시 문등구 정부에서 보내온 글입니다. 글을 보고 좀 안심이 되고 한국인 배려해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급하게 작성된 거라 한글 번역이 좀 이상하지만, 일부 한국언론이 과장 보도하는 것과는 매우 다릅니다.

웨이하이는 인천시 웨이하이구라고 할 정도로 친한(亲韩) 도시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한국인에게 매우 잘해줍니다. 중국 도시 중 한국인 우호도가 제일 높습니다. 얼마 전 난징이나 상하이 등에서 일부 주민들이 한국인 주거를 반대하고 그랬다고 하는데, 이런 것은 일부이고 전체가 그런 듯 보도를 해서는 안 될듯합니다.

중국은 워낙 넓고 중앙정부 지침이 있어도 지방 성별로 정책이 다르므로 일부 문제점을 중국 전체인양 보도해서는 안 되는데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면만을 보도하니 한국인들이 더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웨이하이는 산동성 부성장, 웨이하이 당서기까지 나서서 한인회와 수시로 소통한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던 한국인에 대한 일부 적대행위는 엄벌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어제 핵산검사를 진행했는데요, 긴 면봉을 목구멍 안쪽에 넣어서 그 표면을 살짝 긁어서 채취하는 겁니다. 방호복 입은 두 분이 들어오셨는데, 고글에 성에가 껴있고, 말하는 것만 들어봐도 매우 고되고 힘든 상황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친절하게, 제가 걱정하지 않도록 배려해주면서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나가실 때 격려도 해드리고 그랬어요.

살면서 별 경험을 다 하네요. 93년에 중국 북경 땅을 처음 밟은 이후 수십 년간 별의별 일이 많았습니다만…. 이럴 줄 누가 알았을까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벌써 4일 차입니다. 코로나 빨리 종식되어 못 오고 계시는 분들도 오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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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규 2020-03-05 17:50:26
격리 생활 힘들겠지만 잘 극복하시고 복귀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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